비인칭의 문학
비인칭에서 비인칭으로: 모리스 블랑쇼, 1장 문학은 세계가 존재하기 이전의 사물들의 현전이요, 세계가 사라지고 난 이후의 사물들의 투지이며, 모두가 지워지고도 남아 있는 것의 완강함이요, 아무것도 없을 때 나타나는 것으로부터 오는 얼떨떨함이다. 그래서 문학은 밝히고 결정하는 의식과 혼동될 수 없다. 문학은 나 없는 나의 의식이요, 광물의 빛나는 수동성이며, 멍멍함 그 밑바닥으로부터의 명철함이다. (, 50쪽) ‘날카로운 말을 쓰러뜨린 자’, ‘백색 태양을 죽인 자’, ‘말 없는 푸른 늑대’ - 인디언의 이름들은 하나같이 고정된 무언가를 말하기보다는 흘러가는 풍경 속의 한 장면 같다. 다시 말해, 명사가 아니라 동사 형태로 이름을 지으면서 어떤 존재도 홀로 존재하지 않으며, 또한 한 순간도 그대로 멈춰 있..
2020. 9. 3.
의식(을 가진 인간)의 딜레마
의식(을 가진 인간)의 딜레마: 니체, 中에서 비웃지 말고, 탄식하지 말고, 저주하지 말고, 인식하라! (…) 하지만 이러한 인식한다는 것이 앞의 세 가지가 한꺼번에 느껴지는 형식과 근본적으로 무엇이 다른가? 인식은 비웃고, 한탄하고, 저주하고자 하는 서로 상이하고 대립되는 충동들로부터 나온 결과가 아닐까? 인식이 가능해지기 전에 우선 이 각각의 충동들이 사물이나 사건에 대한 그것의 일면적인 견해를 내놓았음에 틀림없다. (니체, , 인식이란 무엇인가p.301) 우리는 알게 모르게 ‘생각한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한다. 깊이 의식하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우리 주변의 동물들 - 강아지 고양이, 닭, 돼지, 소 - 들과 인간을 구별하는 기준점으로 ‘생각의 능력’을 떠올린다. 유사한 것에서 동일한 것(p.188)을 ..
2020. 6.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