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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44

[읽기의급진성] 정신의 비행사가 되어 아침놀, 5권 니체는 자신의 후손들이 높-이 날기를 기다리고 있다. 바다에 떨어질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바다와 사막을 건너서야만 진정한 자신의 세계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끊임없이 격려하면서. 아침놀을 통해서 니체는 기존에 우리를 묶고 있는 도덕으로부터 빠져나와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라고 재촉한다. 그는 사자후와 같은 대담함으로 호통을 치기도 하고, 때로는 같은 길을 걸어갈 동료들에게 따뜻하고 세밀한 지침서를 써주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치명적인 도덕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나의 정신 깊숙이 뿌리 박혀 있고 아무리 깨끗이 씻어 버렸다고 해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처럼 나를 둘러싸고 있는 도덕은 자본에 대한 유혹, 갈망, 두려움이 아닐까. .. 2013. 12. 31.
[읽기의급진성] 도덕, 도덕, 도덕, 도대체 왜? 아침놀, 2~3권 니체는 왜 기존의 관습과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도덕에 대해서 이토록 통렬히 비판하는 걸까? 아니 비판을 넘어서서 그 기초를 통째로 뒤 엎어 버리려고 하는 이유는 뭐지? 도대체 왜? 그저 통념으로 가지고 있는 우리들의 생각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훈계하는 건 아니었다. 계몽과 호통을 넘어서 그렇게 뱉어내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니체의 고독과 절망이 느껴졌다. 누구도 볼 수 없는 세상을 봐 버렸고, 보이지 않는 세상의 경전을 읽어버린 니체. 그것을 보았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아무도 이해해 주지 못하고 이해할 수도 없는 시대에서 니체는 글을 쓸 수밖에 없었으리라! ‘지하에서 작업하고 있는 한 사람’은 온전히 다른 사람들만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 극도의.. 2013. 12. 18.
[읽기의급진성] 야단주의자, 니체! 아침놀, 1권 우리가 믿고 의지하는 마지막 하나까지도 정말 그러한 것이 맞는지 나 스스로 확인해 보라고, 우리의 정신에 찬물을 끼얹는 야단주의자, 니체! 짜라투스트라가 되고자 했던 ‘위버멘쉬’가 이곳에서도 보이는 듯하다. 책을 읽어가다 보면 현재의 삶을 현상유지하려는 사람들에게 니체의 책이 판도라의 상자처럼 위험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하지만, 자신의 몸과 마음이 함께 공명하면서 삶을 주도하며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이 아니라 희망으로 다가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니체는 저 깊은 ‘지하에서 작업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 자신을 묘사하면서 깊은 곳으로 내려가 철학자들이 확실한 지반으로 삼고 있는 개념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내 딛는 곳은 도덕. 모든 권위와 마찬가지로 도덕은 우리에게 복종.. 2013. 12. 17.
[읽기의급진성]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읽는다는 것은 혁명이다.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사키 아타루는 이 책을 통해서 문학이야말로 혁명의 근원이고, 그 중에서 읽는 것, 책을 읽고 말았기 때문에 혁명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과연? 루터 말고도 책(성서)을 읽은 사람은 많았고 사사키 아타루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책(니체)을 읽었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야 하는게 아닐까? 어떻게 읽어야 하고,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라는 한층 구체적인 것으로. 인간의 감각 중에서 자신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시각을 이용하는 읽기가 아니라 청각을 통해서 영향을 주는 음악듣기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시각 정보가 시신경을 거쳐서 뇌로 전달되고 뇌에서의 추가적인 해석 작업이 필요하다. 반면, 음악은 소리가 뇌로 직접 전달될 뿐 아니라 온 몸으로 박자.. 2013. 11. 19.
[주권없는학교] 미셸 푸코 진실의 용기 미셸 푸코 진실의 용기 by 프레데리크 그로 외 (도서출판 길) “자명성과 보편성을 파괴하는 지식인, 현재의 무기력과 속박 속에서 취약점, 통로, 힘의 선을 포착하고 지적하는 지식인, 부단히 이동하며 현재에 과도하게 관심을 집중하기 때문에 미래에 자신이 어디에 있을지 무엇을 사유할지에 대해 더 이상 정확히 알 수 없는 지식인” [미셸 푸코 진실의 용기]는 바로 이런 지식인을 꿈꿨던 푸코의 삶이 어떠했는가를 프랑스의 젊은 연구자 6인의 논고를 통해서 재조명해 주고 있다. 진실의 용기(parrhêsia)는 푸코의 콜레주 드 프랑스 마지막 강의(1981~1984)의 주제이자 그의 후기 사유의 주요 테마인데, 1983, 1984년 강의가 아직 번역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르헤지아에 대한 추가적인 이해를 위한 나름대.. 2013. 10. 24.
스피노자는 왜 라이프니츠를 몰래 만났나 스피노자는 왜 라이프니츠를 몰래 만났나 by 매튜 스튜어트 (교양인) 스피노자가 아니다. 라이프니츠가 찾아온 것이다. 제목을 보면 스피노자가 라이프니츠를 만나기 위해서 간 것 같지만, 독일 하노버에서 네덜란드 헤이그로 시대의 추방자, 망명자로 악명 높은 철학자를 만나러 온 것은 바로 라이프니츠였다. 시대를 넘어서는 두 천재를 다루고 있지만 매튜 스튜어트는 나처럼 라이프니츠보다는 스피노자에게 애정을 느끼는 것 같다. 24살의 나이에 한권의 책도 출판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한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유대인 공동체에서 추방을 당하고, 이란 책을 출판했을 때에는 세상에서 가장 사악하고 신성모독적인 사상을 담은 책이라는 이유로 엄청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후 렌즈 세공사의 일을 하면서 수도사와 같은 삶을 .. 2013. 9. 14.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by 고병권 (그린비) 니체는 끝없는 야단주의자다. 다수에게 인기있는 것은 망치로 부수려 하고, 다시 그들이 새로운 것에 열광하면 그는 다시 부숴버리려 한다. 니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높디 높은 벽면에 천 개의 창을 만들어 주면서, 우리의 삶에는 내가 걸어온 길 이외에도 무수한 길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성의 철학자가 칸트라면, 감성 철학의 문을 만들어낸 철학자는 바로 니체이다. 모두가 경험하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생 깊숙히 덮여져 있는 내면을 들춰내어 현실을 대면하게 만드는 철학자. 그리고, 우리가 믿고 있고 의지하는 마지막 하나까지 정말 그러한 것이 맞는지 너 스스로 확인해 보라고, 우리의 정신에 찬물을 끼얹는 야단주의자, 니체. 대부분의 사람들이 .. 2013. 6. 24.
순수이성비판, 이성을 법정에 세우다. 순수이성비판, 이성을 법정에 세우다. by 진은영 (그린비) 내가 30년 전쯤 처음으로 컴퓨터라는 기계를 보았을 때는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었다. 컴퓨터가 DOS라고 하는 소프트웨어와 HDD, RAM, 그래픽 카드 등의 하드웨어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은 명확히 알고 있었으나 이것으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컴퓨터로 인해서 어떤 세상이 도래할 것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저 세상을 바꿀 새로운 기계라는 유행 속에서 프로그램 언어를 배웠을 뿐이었고, 내가 만든 프로그램으로 화면에 영상을 조작하고 조악하지만 간단한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 놀라워했고 재미있어 했을 뿐이었다. 그 때 만약 컴퓨터라는 것이 단순히 속도 빠른 계산기가 아니라 우리 삶의 패러다임을 바꿀 능력이 있.. 2013.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