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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9

진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헬프(The Help, 2011) 누가 도움이 필요한 걸까. 억압만 받아온 흑인? 누가 도움이 필요한 걸까. 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 누가 도움이 필요한 걸까. 아무 힘이 없는 어린 아이? 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힘을 억압하는 곳에만 사용해 온 백인들이고 돈만 가지고 자유를 속박당한 부자들과 다 자랐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아닐까. 영화 속에서도 백인의 젊은 여성 스키터가 흑인 가정부를 도운 것이 아니라 실상은 그들이 스키터를 도운 것인지도. 제대로된 현실을 볼 수 있도록 말이다. 흑백 인종차별은 과거의 일이 아니냐고 이제 이런 영화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그냥 넘겨 버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대만 바뀌었고 차별하는 대상만 바뀌었지 세상에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현실에서 이런.. 2013. 12. 3.
거꾸로 읽는 세계사 by 유시민 (푸른나무) 21세기 완벽이해를 위한 100년간의 맥 잡기! 역사를 읽는다는 것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유익함 있다. 역사라는 것은 과거에 이미 완료된 사건을 다루는 것으로, 한 가지 사건을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살펴 보는 것이 가능하다. 즉, 내가 관심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음대로 선택하여 그 사건을 입체적으로 보는 것이 가능하다. 최신의 3D 영상을 보면 24대의 카메라가 축구선수의 360도를 밀착 촬영하여 공을 차는 순간의 모습을 여러 방향에도 돌려 볼 수 있듯이, 역사는 과거의 사건을 앞에서 뒤에서 혹은 위에서 자유롭게 보는 것이 가능하다. 단 3줄로 이루어진 미로는 그 누구라도 그 속으로 들어가서 쉽게 풀 수 있지만, 수백줄로 얽혀져 있는 미로 속에 서게 될 때에는 미로의 출구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2013. 9. 27.
[17세기자연학] 세상에서 가장 빼어난 전쟁 연대기, 아르마다 아르마다 by Garrett Mattingly (너머북스) 유럽 역사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스페인의 무적함대, 아르마다1)라는 이름은 어디선가 들어 봤을 것이다. 이 책은 당시 스페인과 영국과의 대규모 해전을 구교 카톨릭과 신교의 대립이라는 관점으로 1588년 전후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해 주고 있다. 유럽 역사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하나도 없어서 그랬는지, 책 초반부를 읽어 갈 때는 ‘세상에서 가장 빼어난 전쟁 연대기’란 책의 부제에 의심이 가기도 했지만, 후반부의 아르마다 해전 당시를 세밀하게 묘사한 부분에서는 스페인 무적함대 아르마다를 이끌었던 메도나 시도니아 총사령관의 안타까운 마음이 느껴질 정도로 책에 빠져드는 순간을 경험하기도 했다. 전쟁 연대기 아르마다는 17세기 자연학 세미나2)를 진행하기.. 2013. 7. 3.
박지원, 열하일기의 단면을 읽다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by 고미숙 (그린비) '(소설)목민심서'가 호학의 군주, 정조 시대와 정약용에 대한 안내서로 이후 정약용과 관련된 책들을 읽어 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처럼,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은 큰 산으로 보였던 열하일기와 박지원을 알아가는 단초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열하일기는 단순히 압록강을 건너 연경까지 그리고 열하로 가는 여행기가 아니다. 그 시대를 넘어서는 진보적인 생각과 그러한 이상(理想)을 이루어 내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물이다. 18세기 조선의 시대 상황과 그 주변을 애워싸고 있는 청과의 관계, 그리고 조선 건국 이후의 사상의 변화를 녹여서 박지원이라는 사람을 통해서 드러난 개혁적 비전. 직설적이고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비유와.. 2013. 3. 23.
조선 역사 띄엄띄엄 읽어보기 선비들의 고단한 여정 by 이용재 (부키) '딸과 함께 하는 건축여행'이 서울 근교여행에 대한 가이드라면, '선비들의 고단한 여정'은 조선역사에 대한 애피타이저라고 할 수 있겠다. 시대를 이끌었던 강직한 선비들을 통해 조선 역사에 대한 간략한 가이드를 해주고 있다. 친절한 멘트는 절대 없지만 그 지방에 대한 살아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가이드처럼 조선 역사를 더 알아보고 싶은 맘이 생기도록 찰진 이야기들을 해주고 있다. 등장하는 인물들을 살펴보면 국사책에도 등장하는 유명한(?) 선비들로부터 (단종, 김시습, 정철, 김정희, 송시열, 정약용, 김대건, 등) 나 같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김정, 정온, 이구, 김장생, 변중일 등) 역사의 인물들까지 나름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다. 책을 읽.. 2013. 3. 18.
소설 손자병법 by 정비석 (은행나무)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이지만 나를 진정으로 알아준 사람은 포숙아다" 손무와 오자서는 바로 이러한 관계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좋은 사례인 것 같다. 아무리 아름답고 귀한 보석이라도 알아주는 이가 없으면 한낱 돌맹이 취급도 못받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바꾸어서 생각해 보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성숙한 사상은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시대를 넘어서면서 그 가치를 드러내게 된다. 만약에 자신을 알아주는 포숙아가 없었다면 제나라가 춘추시대의 패자가 될 수 있었을까? 전국시대 거문고의 명수인 백아는 자신을 거문고 연주를 알아주는 종자기가 죽었을 때 더 이상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해 보면, 현재 우리에게서 필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여러명의 사이버친구들과 수백명의 팔로워가 아니라, 단 한명의 자신.. 2013. 3. 9.
조선의 뒷골목 by 강명관 (푸른역사) 조선 시대에 대한 다양한 주제들 중 서민들의 생활에 관련된 한 편의 글이 될만한 것들을 수습하여 엮은 결과 이 책에 딱 맞는 정리인 것 같다. 책의 서설에서 언급했던 금속활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중에 풀어내신 책이 얼마전에 읽었던 '책 벌레들 조선을 만들다'이었는데, 그만한 다른 시각을 이 책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것 같다. 아니, 원래 그러한 의도는 없는 책으로 읽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다만, 이 책이 아니라면 읽을 수 없었던 조선시대의 서민들의 실제 모습을 조금이나마 맛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향후 이 책의 테마 중에서 과거제도, 금주령 등은 좀 더 심도있게 다루어 책으로 내 준다면 어떨까 감히 제안해 본다. 책에서 다룬 주제를 함께 공유한다면, 이 책을 읽을 것인지 말것인지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2013. 3. 9.
소설 목민심서 by 황인경 (랜덤하우스) 소설 목민심서를 가지고 있게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랑하는 나의 아내가 예전부터 목민심서를 강하게 추천하여 구입을 하게 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소설(픽션)에 대한 흥미가 시들해지면서 좋은 소설로 알려져있지만 읽지 못하고 책꽂이에 놓여있는 많은 소설 책 중에 하나로 있었다. 다행히도 얼마전에 읽은 '책벌레 조선을 만들다'를 통해서 정약용에 대한 탁월성과 그가 저술한 무수한 책들을 알게되었고 이를 계기로 다산의 진면목을 알고싶은 마음이 생겼다. 다산하면 수원성을 축조할 때 발명한 기중기나 목민심서를 떠올리게 되는데 (사실, 목민심서의 목민이 어떻게 백성을 다스릴 것인가라는 것도 이 소설을 읽기 전까지 알지 못하고 있었다.) 200여년 전의 책들을 그대로 읽기 보다는 시대를 보여주면서.. 2013. 3. 9.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by 강명관 (푸른역사) 책 문화를 통해 조선 역사의 다른 면을 보다. 세종, 정조, 율곡 이이, 연암 박지원, 다산 정약용 우리나라에서 고등학교만 졸업했다면 공부를 열심히 했는지와는 상관없이 거의 모든 이들에게 익숙한 이름이 아닐 수 없다. 위에서 언급한 분들 모두 우리나라 역사의 큰 획을 만드신 분들이고 또한 조선의 문화를 이끌어 나갔던 분들이다. 세상의 역사는 책벌레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위에서 언급한 분들 모두 책벌레들이었고, 조선의 박학(博學) 문화의 산 증인이자 책 읽기를 통해 시대의 정신을 이끌어 오신 분들이다. 처음 이 책을 접할 수 있었던 이유를 찾아보면 '리딩으로 리드하라'(이지성)를 통해 새롭게 알게된 우리나라의 석학들과 그들의 저서들을 읽고 싶은 마음으로 연암의 '열하일기', 율곡의 '성호.. 2013. 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