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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정치론12

"술맛이 어떠냐?" 스피노자 를 읽다보면 뭘 알고 뭘 모르고 있는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쓰지 않으면, 정리하지 않으면 신체에 흔적을 남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뭔가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스피노자의 를 읽어가면서 정념적 인간(호모-파시오날리스)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을 익혀봐요! ^^ 호모-파시오날리스의 일상기술 에티카 4) 적합한 관념“술맛이 어떠냐?” 세간에 화재가 되었던 드라마 ‘이태원클라쓰’에서, 주인공 박새로이에게 소주 한 잔을 따라주며 그의 아버지가 묻는다. “술맛이 어떠냐?” 그날은 새로이가 학교에서 퇴학을 당한 날이었다. 전학 간 첫날, 같은 반 친구를 ‘개취급’하는 누군가가 있었다. 견딜 수 없어서 그에게 주먹을 날렸는데, 하필 그는 주인공의 아버지가 다니는 회사 회장의 아들이었다. 잘못.. 2020. 7. 28.
호모-파시오날리스의 일상기술 에티카 1) '자유의지'같은 소리하고 앉아있네! 스피노자 를 읽다보면 뭘 알고 뭘 모르고 있는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쓰지 않으면, 정리하지 않으면 신체에 흔적을 남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2020스피노자를 함께 공부하고 있는 히말라야와 뿔옹이 뭔가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스피노자의 를 읽어가면서 정념적 인간(호모-파시오날리스)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술을 익혀봐요! ^^ 호모-파시오날리스의 일상기술 에티카 1)‘자유의지’같은 소리하고, 앉아있네! 히말라야 2019년이 끝나가는 어느 날, 뿔옹이 다가 와, 2020년 퇴근길대중지성 튜터를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나는 그 말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내겐 이미 2020년의 명확한 플랜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고등학생이 되는 딸을 위해 그간 (공부한답시고) 제대로 해주지 못했던 학부모 노릇을 .. 2020. 4. 26.
다른 퇴근길 (1) - 한옥에서 <에티카> 강독 다른 퇴근길 (1) - 한옥에서 강독 한글날(10/9)을 맞이하여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과 함께 나들이를 다녀왔다. 나들이라고 하지만, 항상 공부하던 문탁의 세미나실이 아니라 외부의 다른 환경에서 하루종일 스피노자 강독을 진행하기 위해서 나온 셈이다.우리가 섭외한 장소는 청강문화산업대에 있는 '청현재'라는 곳인데, 한옥으로 지어진 이쁜 집이 두 채 있었고 주변에는 모두 산으로 둘러쌓여 있었다. 도착해서 한옥 처마 밑에 앉아서 친구가 내려준 맛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있으니, 오늘 ‘호강하네’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아름다운 장소였다. 십여년 만에 10월 한파라고는 했지만, 옷을 두둑히 입고 와서인지 쾌청한 날씨에 불어오는 바람이 그리 밉지 않았다. 자, 이제 를 읽어볼까 하고 앉았는데, 모두의 생각이 .. 2019. 10. 11.
17세기의 메커니즘 17세기의 메커니즘 1656년 7월 27일, 그때까지 한 권의 책도 출판하지 않았으며, 그 어떤 소논문도 쓰지 않았던 23살의 한 포르투갈계 네덜란드 유대인이 공동체에서 추방당했다. 그 당시 유대인 공동체에 헤렘(파문)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가혹한 파문의 내용을 포함한 적은 없었다. 게다가 대부분의 금지령과 달리 이 유대인의 파문은 결코 폐기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유대인의 사상이 자신들의 공동체를 위험에 처할 수 있게 만들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호수아가 예리코를 저주했던 그 저주로 그를 저주한다. 엘리사가 소년들을 저주했던 그 저주로 그를 저주한다. 율법 책에 쓰여 있는 있는 모든 징벌로 저주한다. 낮에도 저주받을 것이며, 밤에도 저주받을 것이다. 누울 때 저주받을 것이며, 일어.. 2019. 8. 13.
스피노자 읽기와 공동체 스피노자 읽기와 공동체: 2019년 퇴근길대중지성 2학기 1학기 : 관계적 개인의 발견 - 일상의 리듬을 구성하자2학기 : 공동체적 자아의 회복 - 새로운 무리짓기(의 기술) 20세기에 푸코가 근대를 구성하는 중요한 근대적 개념들(광기, 감옥, 성, 개인, 국가, 권력)에 대해 회의주의적 시선으로 비판적 성찰을 시도했다면, 17세기 스피노자는 종교에서 과학으로, 신정에서 근대국가로의 변화 속에서 ‘공동체와 개인’에 대한 전혀 다른 개념을 ‘발명’해냈다. 근대의 탄생과 동시에 反근대적인 정치철학을 혹은 근대를 통과하지 않고서 탈근대적인 철학을 시도했다. 스피노자의 개념을 파악하는 것은 상당히 까다롭다. '기하학적으로 증명된' 를 보다보면 쉽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2019. 7. 31.
2019퇴근길대중지성 - 푸코와 스피노자 읽기! 2019 퇴근길대중지성관계적 개인과 공동체적 자아: 푸코의 & 스피노자 읽기! 신청은 아래 사이트에서.http://www.moontaknet.com/mt_wayhome_board/1052658 2019. 1. 17.
인식의 힘을 믿으시나요 인식의 힘을 믿으시나요 스피노자 철학을 따라가다보면 인간의 궁극적 행복이란 오로지 인간의 인식과 이해 수준에 달려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의 철학에서 감정의 문제 역시 인식에 달려 있고, 윤리의 문제도 그러하며, 기쁨과 슬픔, 욕망의 문제 역시 인식에 달려 있다. 한 마디로, 스피노자에게 인간의 행복이란 인간 정신이 얼마나 많은 적합한 인식을 갖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행복이 인식=앎에 달려 있다는 주장은 그리 낯설지 않다. 소크라테스 역시 철학의 출발점으로 무지의 자각을 이야기했고, 동양철학에서도 오래전부터 지행일치知行一致니 지행합일知行合一을 말하면서 앎과 삶이 하나임을 말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피노자의 주장은 이런 철학의 반복에 지나지 않은 것인가. 만약 반복이 아니라.. 2018. 11. 29.
스피노자 정치학으로 보는 문탁네트워크 (2017년 스피노자를 공부하면서 썼던 에세)스피노자 정치학으로 보는 문탁네트워크 문탁네트워크(이하 문탁)에 대해 우리는 ‘문탁에는 대표도 없고 조직도 없다’고 말한다. 이 말은 동시에 문탁에 고정된 제도나 법칙이 없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때문인지 문탁에서 1, 2년 공부하고 활동한 사람들조차도 문탁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인문학) ‘공동체’라고 말하는 곳에 기본적인 구조가 없을 수는 없다. 분명 문탁에서도 뭔가를 함께 결정하고, 운영회의를 비롯하여 수많은 회의가 이뤄지며 새로운 공부와 활동들이 만들어지고 사라진다. 문탁의 운영원리를 모르겠다는 말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우선 문탁의 의사결정방식이 다른 조직과 상당히 다르고, 규칙과 제도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2018. 4. 3.
정념에 대하여 정념에 관하여 인간은 필연적으로 다양한 감정에 의해 좌우된다. 인간의 감정은 불행한 사람에게는 동정을 표하고 부유한 사람은 시기하며, 자비를 베풀기보다는 복수를 선호하는 쪽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승리한 사람은 자신을 이롭게 했다는 사실보다는 남을 해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더 자랑스러워한다. (, 1-5) 어떤 괴팍한(?) 사람도 친구가 되면 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생활하다보면 그가 그렇게 반응하는 이유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스피노자 언어로 표현하자면 어떤 사건의 ‘인과 관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발리바르의 를 읽고나서야 스피노자의 근원적 문제제기가 보였다. 스피노자가 , , 에 걸쳐서 지속해서 붙들고 있는 것은 정념의 문제였다. 스피노자는 인간들의.. 2017. 7. 9.
복종과 진리 복종과 진리는 다르지 않다 신학과 철학 사이에는 어떤 연관이나 친화성도 존재하지 않는다. … 철학의 목적은 진리 이외에 다른 것일 수 없으며, 신앙의 목적은 오직 복종과 경건이다.(p274) - 스피노자, 14장 스피노자가 를 쓰게 된 것은 심혈을 기울여 쓰던 를 잠시 손에서 내려 놓을 정도로 네덜란드 정치 상황이 무질서해지고 난폭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에서 시종일관 차분하게 정의, 공리, 정리로 논지를 전개하는 것과 달리 에서는 다소 과격한 문체와 논조들이 나타난다. 신앙은 복종을 요구하고, 철학은 진리를 요구한다는 매우 이분법적인 주장! 그렇다면 는 이성적 논증을 시도하는 철학서이고, 은 정념에 사로잡힌 대중의 이해를 목적으로 쓴, 그렇기에 이성적 논리가 아니라 네덜란드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도.. 2017. 4. 14.
혁명, 책을 새롭게 읽는 행위! 혁명, 책을 새롭게 읽는 행위 나는 이제 신이 인간에게 계시하는 방법과 수단으로 넘어가 상세히 다루고자 한다. … 이 주제에 대한 결론은 오직 성서에서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그리고 오늘날 어떤 예언자도 살아있지 않기 때문에 성서에서의 예언자의 언급을 독해하는 것으로 출발점을 삼는 방법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 … 오직 성서 안에서 예언이나 계시였다고 명시적으로 선언하는 것이나 또는 다른 해석의 여지 없이 맥락상 오지 그렇게 해석될 수 있는 것만을 우리는 예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1670년 은 오랫동안 준비하고 쓰고 있던 저작을 멈추고 썼던 대담한 책이다. 을 썼던 홉스조차도 이 책에 대해 “나보다 막대기를 멀리 던졌다. 왜냐하면 나는 감히 그렇게까지 대담하게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7. 4. 3.
스피노자는 왜 라이프니츠를 몰래 만났나 스피노자는 왜 라이프니츠를 몰래 만났나 by 매튜 스튜어트 (교양인) 스피노자가 아니다. 라이프니츠가 찾아온 것이다. 제목을 보면 스피노자가 라이프니츠를 만나기 위해서 간 것 같지만, 독일 하노버에서 네덜란드 헤이그로 시대의 추방자, 망명자로 악명 높은 철학자를 만나러 온 것은 바로 라이프니츠였다. 시대를 넘어서는 두 천재를 다루고 있지만 매튜 스튜어트는 나처럼 라이프니츠보다는 스피노자에게 애정을 느끼는 것 같다. 24살의 나이에 한권의 책도 출판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한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유대인 공동체에서 추방을 당하고, 이란 책을 출판했을 때에는 세상에서 가장 사악하고 신성모독적인 사상을 담은 책이라는 이유로 엄청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후 렌즈 세공사의 일을 하면서 수도사와 같은 삶을 .. 2013.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