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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관하여5

계보학적 읽기 계보학적 읽기 : 5장 도덕의 박물학 192 우리의 감각도 새로운 것을 적대시하고 혐오한다. ‘가장 단순한’ 감각 과정에도, 나태라는 수동적인 정념까지 포함하여 두려움, 사랑, 증오 등과 같은 정념이 이미 지배하고 있다. 오늘날 책을 읽는 사람들은 (음절은 고사하고) 한 페이지에 수록된 개개의 단어들을 다 읽지는 않는다. 이샙 개의 단어들에서 대략 다섯 개를 제멋대로 선택해서 이 다섯 개의 단어들에 포함되어 있을 것 같은 의미를 ‘추측하는 것이다’. 192 이해되지 않는 책을 읽을 때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읽기가 어려워.” 혹은 “글자는 읽을 수 있겠는데 무슨 말인지는 하나도 모르겠어.” 단어 자체는 읽을 수 있지만 그 의미를 모르겠다는 말이다. 그런데 읽기에 관해 니체는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다.. 2021. 4. 6.
가려움 가려움 (김기택)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관을도로 꺼내려고소복 입은 여자가 달려든다막 닫히고 있는 불구덩이 철문 앞에서바로 울음이 나오지 않자한껏 입 벌린 허공이 가슴을 치며 펄쩍펄쩍 뛴다 몸뚱어리보다 큰 울음덩이가터져나오려다 말고 좁은 목구멍에 콱 걸려울음소리의 목을 조이자목멘 사람의 팔다리처럼온몸이 허공을 세차게 긁어대고 있다 가려움 긁어도 긁어도 긁히지 않는겨드랑이 없는손톱에서 피가 나지 않는 가려움 2018. 12. 9.
시 창작 교실 시 창작 교실 (정현종) 내 소리도 가끔은 쓸만하지만 그 보다 더 좋은 건 피는 꽃이든 죽는 사람이든 살아 시퍼런 소리를 듣는거야. 무슨 길들은 소리를 듣는거 보다는 냅다 한번 뛰어보는게 나을 걸. 뛰다가 넘어져 보고 넘어져서 피가 나 보는 게 훨씬 낫지. 가령 '전망'이란 말, 언뜻 앞이 탁 트이는 거 같지만 그 보다는 나무 위엘 올라가 보란 말야, 올라가서 세상을 바라보란 말이지. 내 머뭇거리는 소리보다는 어디 냇물에 가서 산고기 한마리를 무엇보다도 살아있는 걸 확실히 손에 쥐어보란 말야. 그나마 싱싱한 혼란이 나으니 야음을 틈타 참외서리를 하든지 자는 새를 잡아서 손에 쥐어 팔딱이는 심장, 따뜻한 체온을 손바닥에 느껴보란 말이지. 그게 세계의 깊이이니 선생 얼굴보다는 애인과 입을 맞추며 푸른하늘 한.. 2018. 12. 9.
시쓰기와 논리적 글쓰기 2018년 문탁네트워크 축제 첫날 저녁에 김기택 시인의 "시 쓰기의 즐거움"이란 특강이 있었다. 논리적 글쓰기가 아니라 왠 "시 쓰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신기하게도 열린 마음으로 강의를 잘 들을 수 있었다. 한 마디로, 김기택 시인의 특강은 강의 그 자체가 '시쓰기'의 행위였다. 사실 특강 내용은 문탁에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시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려는 행위이자 동시에 말로부터 해방되려는 시도"이다! 2시간동안 진행된 강의는 이 말을 여러가지 방식을 통해서 체감할 수 있도록 진행되었다. 행위로서의 글쓰기. 말(언어)을 하면 언어가 죽는다. 왜냐하면 전하려는 것이 개념(언어) 안에 잡혀버리기 때문이다. 사실은 전할 수 없는 (나만의) 느낌을 쓰(전하)려다보니 오해가.. 2018. 12. 9.
글쓰기는 엮임이다 2018년 파지스쿨 시즌 1- 글쓰기 시간 후기 2018 파지스쿨을 시작할 때만 해도 글쓰기시간에 대한 부담은 그리 크지 않았다. 함께하는 진달래샘을 믿었기(?)때문이다. 예전에도 파지스쿨에서 글쓰기 수업을 했었고, 글도 잘 쓰시는 분이라 잘 따라가면서 나도 배워야겠다는 마음이었는데...... 하지만 역시 계획은 계획한대로 되지 않는다. 진달래샘이 4월에 춘천도서관에서 강의하는 일정이 잡혔다. 이런...... -.-;;; 매번 각자가 자신의 글을 써와서 서로 합평하는 '글쓰기공작소' 방식의 세미나를 했던 기억이 좋았던 터라 이번 파지스쿨에서도 글쓰기에 기대가 컸다. 하지만 막상 글쓰기 수업을 계획하고 구체적으로 매시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를 생각해보니 어떻게 해야할지 조금 막막했다. 책을 읽고 에세이를.. 2018. 9.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