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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은 차이의 무시에서 나타난다 (1,2장) ‘상품’은 차이의 무시에서 나타난다- , 1장 상품 - keywords : 상품commodity, 사용가치, 교환가치, (상품)가치, 가치형태, 유용노동useful work, 추상노동abstract work, 사회적 평균노동, 물신fetishism 자명한 일은 동시에 너무나 놀라운 일이다마르크스는 자본주의 비판을 시작하자 마자 ‘상품분석’으로 곧바로 들어간다.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담론을 이야기 하는데, 그 시작이 의복, 컴퓨터, 자동차, 밀, 금과 같은 상품이라니. 마르크스는 어째서 자본주의의 원리나 구조가 아니라 자본주의 세상의 땅바닥에서 굴러다니는 것으로 보이는 ‘상품’ 분석부터 시작했을까? 왜냐하면 그가 보기에 자본론의 핵심을 품고 있는 것이 바로 ‘상품 그 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마르크스의 .. 2016. 3. 19.
무능력에 저항하다 - 이반 일리치 삶 -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는 것 이반 일리치 세기의 대결이라고 떠들고 있는 AlphaGo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이 한창이다. 그리고 지난 10년동안 세계최고의 바둑 기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던 이세돌의 2연패는 사람들로 하여금 두 가지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것 같다. 인간의 지성을 훌쩍 넘어버리는 기계의 탄생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은 계산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인간 존재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는 듯하다. 학교화Schooled 이반 일리치는 근대사회를 경험하면서 점점 더 스스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는 힘을 잃어가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리고 그는 이런 삶의 자율권을 되찾기 위해서 처음으로 그리고 가장 강력하게 비판 하고 분석했던 것이 학교이다. 학교는 단순히 사람.. 2016. 3. 15.
사적 소유의 실질적 지양으로서 꼬뮤니즘 (How to read 마르크스) 사적 소유의 실질적 지양으로서 꼬뮤니즘 인간의 자기소외로서의, 사적 소유의 실질적 자양으로서의 코뮤니즘, 그러므로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인간적 본질의 현실적 전유로서의 코뮤니즘 (…) 지금가지의 발전의 부 전체 내부에서 생성된 귀환으로서의 코뮤니즘. 이러한 코뮤니즘은 완성된 자연주의=인간주의, 완성된 인간주의=자연주의로 존재한다. , 1844, 마르크스 을 왜 읽을 것인가, 마르크스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문제는 마르크스 사전 세미나를 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는 질문이다. 을 읽으면서는 마르크스의 삶 자체가 실제적으로 프롤레타리아트와 관련없이 자본주의에 대한 ‘이론’만을 생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두 가지 점에서 마르크스를 그리고 을 더 잘 읽고 싶다. 먼저 마.. 2016. 3. 15.
2016 파지스쿨, 글쓰기와 산책은 어떻게 공부가 될까? *이 글은 문탁네트워크의 웹진 129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2016 파지스쿨 글쓰기와 산책은 어떻게 공부가 될까? 글 : 뿔 옹 파지스쿨은 2014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평탄하게(?) 진행된 적이 없었다. 정말이다. ^^; 돌이켜 보면 파지스쿨을 시작하기 전부터 많은 우려와 염려가 횡횡했다. 파지스쿨을 오픈하기 전에 가졌던 사전 간담회에서는 ‘커리큘럼만 본다면 국제학교와 비슷하다. 너무 어렵지 않을까’,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공부하기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파지스쿨러 1, 2기를 살펴보면 가히 그 염려가 틀리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파지스쿨을 시작한 지 몇 주 만에 그만 둔 아이, 들어온 지 몇 달 만에 외국 봉사활동을 떠난 친구, 그리고 몸이 아파서 나오지 못한.. 2016. 2. 29.
자율과 공생의 문탁네트워크 * 이 글은 격월로 발행되는 대안교육 전문지 103호, 2016년 3~4월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자율과 공생의 문탁네트워크www.moontaknet.com 경기도 용인, 도심을 지나 한적한 골목에 자리 잡은 문탁네트워크(이하 문탁). 2009년 동네 친구 몇몇이 이반 일리치를 읽다가 ‘공부가 구원이 될 수 있을까’를 증명하고 싶어 문을 연 공간이다. 리모델링으로 한참 분주하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마을 공유지 874-6에 들어서자 말끔하게 공사가 끝나 있었다. 874-6이라 쓰고 파지사유 (破之思惟, 破之私有, 破之事由)라 읽는 이곳은 익숙한 습속과 사유, 구조와 관념을 깨뜨리고 ‘그렇다’고 믿었던 것들을 다시 묻는다는 뜻으로 생겨난 문탁의 대표적인 공유지이다. 여느 카페처럼 주문 받고 계산하던 카운터를 .. 2016. 2. 17.
출세하고 싶니? 제발 너 자신을 먼저 돌보라고 출세하고 싶니? 제발 너 자신을 먼저 돌보라고 keywords : 알키비아데스, 너 자신을 알라(자기인식), 무지의 무지, 철학하기-자기배려, 앎(tekhne), 자기 기술, 생활철학, 지행합일(知行合一), 소피스트, 공동탐구 최초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직접 민주주의의 도시국가 아테네에서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그가 기소된 이유 중 하나는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것인데, 소크라테스가 타락시킨 인물로 거론되던 대표적인 이가 바로 오늘 우리가 이야기할 알키비아데스입니다.한 마디로 알키비아데스는 지금 우리들이 소망하는 모든 것을 가진 인물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외모, 훌륭한 가문, 유력한 친구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많은 재산. 현재의 상류층 일원을 상상한다고 해도 그보다 더 좋은 .. 2016. 2. 3.
나는 길 위에서 가르친다 나는 길 위에서 가르친다 keywords : 페르시아 전쟁, 펠로폰네소스 전쟁, 마라톤 전투, 살라미스 해전, 철학하기, 아테네(민주정체), 스파르타(과두정체), 무지의 무지, 소피스트, 훌륭한 사람 vs 훌륭한 시민, 정치와 정치적인 것, 시민불복종 허름한 옷차림과 맨발의 한 사내가 그리스 최고의 도시 아테네에서 배회하고 있습니다. 그는 길을 가다가 문득 한 자리에 서서 오랫동안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곤 했는데, 그러다가는 길 위에서 마주친 사람들에게 뜬금없이 도덕적인 질문을 마구 던지곤 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대답을 하면 그는 계속해서 더 근본적인 질문을 하면서 대화 상대방을 당혹하게 혹은 화나게 만들었습니다. 젊은 크세노폰과의 만남을 보면 소크라테스의 이런 면모를 제대로 알 수 있다. 소크라테스.. 2016. 2. 3.
2016 문탁 <파지스쿨>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은학교!2016년 문탁네트워크 의 학생을 모집합니다. 파지스쿨은 주2회 구조화된 수업을 진행하지만 학생들이 꼭 주2회만 출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는 파지스쿨러들이 언제든지 문탁에 나와 공부방에서 공부를 하고, 까페에서 수다를 떨고, 파지사유에서 공연을 기획하고, 만화방에서 죽치고 만화를 보며,봄날길쌈방을 기웃거리면서 작업을 하기를 기대합니다. 주2회 수업은 그것을 하기 위한 디딤돌입니다. 파지스쿨은 공부만큼이나 함께 밥을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함께 밥을 먹으며 나누는 수다와 웃음! 그리고 반짝이거나 엉뚱한 제안! 그것을 실현시켜보자는 의기투합! 파지스쿨은 서로 식구가 되면서 함께 삶의 길을 만들어가는 학교입니다. http://www.moontaknet.com/mt.. 2016. 1. 6.
우리는 다른 미래를 만들 수 있을까 우리는 다른 미래를 만들수 있을까- 소포클레스 비극 - 소포클레스의 비극 는 기원전 409년에 초연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간략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즉 그리스군이 트로이아를 향해 항해를 하던 중 필록테테스가 독사에 물렸고, 이에 그의 동료들은 잠시 쉬고 있는 그를 섬에 버려두고 가버렸다. 하지만 트로이아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필록테테스와 그가 가지고 있는 헤라클레스의 활이 필요하다는 예언에 그리스군은 그를 다시 데려오기를 추진한다. 에는 필록테테스 자신을 포함하여 세 명의 중심적인 인물이 나오는데, 각각의 인물들은 당시 아테네인들의 심정을 대변해주는 것 같다. 참, 여기서 필록테테스를 버려두자고 주장한 사람은 바로 오뒷세우스이다.먼저 독사에 물려 트로이아 전쟁을 하러가는 그리스군에게 버림받은 .. 2015. 12. 29.
호메로스읽기(5) - 운명애와 호메로스의 영웅들 운명애(愛)와 호메로스의 영웅들 -호메로스 읽기(5) 호메로스적 인간은 의지와 행동 사이에 간극이 없는 투명한 인간이다. 그래서 이런 호메로스적 인간은 펼쳐진 상황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순간 순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은 맘 속에 아무련 미련을 남기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트로이아 전쟁의 대표적인 두 영웅이 보여주는 죽음에 대한 태도는 호메로스적 인간의 특징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듯하다. 그들은 불리한 상황에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서슴치 않고 전투에 나서고,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도리어 죽음으로 돌진하는 듯한 선택을 한다. 왜일까? 헥토르를 죽이는 아킬레우스 운명애(Amor fati)호메로스적 인간과 운명은 그다지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운명’이라.. 2015. 12. 22.
2015 청소년 겨울강좌 - 최고의 스승, 공자와 소크라테스 청소년 겨울 강좌를 소개합니다. ^^; *아래 홈페이지 게시판에 댓글로 신청해주세요. http://www.moontaknet.com/mt_all_schools_board/828413 2015. 12. 14.
자전거 타는 법 잃어버리기 지식과 앎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리고 마음과 육체의 관계는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재미있는 영상이네요. 막지막에 언급한 3가지 포인트가 인상적입니다. 1. 용접공이 엔지니어보다 똑똑하다. 2. 지식과 이해는 다르다. 3. 진실은 어찌 되었든 진실이다. 자전거 타는 법 잃어버리기 2015. 12. 6.
현재의 기획자, 플라톤 2 현재의 기획자(Praxis), 플라톤 2/2 - 부제 : 플라톤 를 변론하다 - 공동체 실험, 아카데메이아플라톤이 시라쿠사 여행에서 돌아온 후 집중한 것은 교육을 통한 철학자 정치가 양성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아테네로 돌아온 지 2년만인 기원전 385년에 아카데메이아를 설립하게 됩니다. 그는 단지 이론적인 수업만 진행한 것은 아닙니다. 플라톤은 아카데메이아를 공동체로 생각했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소박한 음식을 통한 공동식사 그리고 대화법을 위주로 하는 교육을 통해 철학적 동지 양성에 전력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Plato's Academia mosaic from Pompeii 철학(덕)의 공유는 플라톤이 구상하는 의 실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이를 위해서 그는 철학적 동지들이 필요했습니다... 2015. 12. 4.
현재의 기획자, 플라톤 1 현재의 기획자, 플라톤 1/2- 부제 : 플라톤 를 변론하다 - “서양 철학은 플라톤 철학의 각주에 불과하다”라고 화이트헤드는 말했습니다. 그 정도로 플라톤 철학이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력이 크다는 말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플라톤 철학을 통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으려고 시도하는 것을 보면 지금도 이 말이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해석의 주요 대상이 되는 것은 플라톤의 입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에 대한 재조명에도 불구하고 현재 플라톤 철학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에 나오는 ‘철인왕’, ‘이데아’와 같은 개념들이 우리 시대를 대변하지 못한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철학을 ‘삶에 대한 지혜’라고 본다면 플라톤이 제안했던 개념들.. 2015. 12. 4.
그림자의 고별 - 루쉰의 中, 전문 - 사람이 때가 어느 때인지 모르게 잠들어 있을 때 그림자가 다음과 같은 말로 작별을 고한다. 내가 싫어하는 것이 천당에 있으니, 나는 가지 않겠소. 내가 싫어하는 것이 지옥에 있으니, 나는 가지 않겠소, 내가 싫어하는 것이 미래의 황금 세계에 있으니, 나는 가지 않겠소.그런데 그대가,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오.동무, 나는 그대를 따르고 싶지 않소, 나는 머무르지 않으려오.나는 원치 않소!오호오호, 나는 원치 않소. 나는 차라리 무지에서 방황하려 하오. 내 한낱 그림자에 지나지 않소만, 그대를 떠나 암흑 속에 가라않으려 하오. 암흑이 나를 삼킬 것이나, 광명 역시 나를 사라지게 할 것이오.그러나 나는 밝음과 어둠 사이에서 방황하고 싶지 않소, 나는 차라리 암흑 속에 가라않겠소. 그렇지.. 2015. 12. 3.
호메로스 읽기(4) - 전리품과 아킬레우스의 분노 아킬레우스의 분노와 전리품- 호메로스 읽기(4) - 호메로스적 인간 아킬레우스는 어쩌면 트로이아 전쟁의 마지막이 됐을지 모르는 그 순간에도 전투에 참가하지 않고 있었다. 왜? 전리품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도대체 ‘전리품’이 뭐길래? 지금의 시선으로 보면 전리품은 하나의 ‘물건’, 상품에 불과하다. 더 값진 전리품을 준다면 빼앗긴 물건을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에게 물건은 그저 무엇을 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그 이상의 인격적인 어떤 의미도 갖지 않는다. 현재적 관점에서 보면 아킬레우스는 빼앗긴 것보다 더 많은 물건을 주면서 사과를 청한 아가멤논을 거절하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킬레우스에게 전리품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전.. 2015. 11. 30.
그리스비극 - 오레스테이아 3부작 운명과 의지의 균형을 넘어서는 지혜(logos)- 오레스테이아 3부작, , , - 3부작은 폴리스에 존재하는 여러가지 힘들의 대결을 보여주고 있다. 복수의 여신들로 대표되는 구세계와 제우스를 중심으로 질서잡힌 올륌포스 신들의 대결에, 신들의 의지와 인간의 의지 혹은 주어진 운명과 자유의지 사이의 갈등 그리고 아테네 제국에서 자신들이 하는 전쟁에 대한 변명 혹은 경고. 아가멤논을 죽이려는 아내 클뤼타임네스트라와 정부 아이기스토스 남편을 죽인 어머니와 어머니를 죽인 아들, 누가 잘못을 했다고 아니면 누가 더 정당하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뿌려진 독기’를 처리해야한다는 명령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알게 되는 순가’ 그 당사자의 마음속에 새겨지는 것이다. 아가멤논의 명예롭지 못한 죽음을 알게 된 오.. 2015. 11. 22.
<들풀> 2 ‘공허’를 벗어나게 만드는 유일한 실재- 루쉰 (1925.7.12) - (1925.4.23)부터 (7.12)까지 7작품은 모두 “나는…… 꿈을 꾸었다.”로 시작한다. 그리고 7작품 모두는 ‘꿈’에서 깨어나는 일 없이 끝난다. 유일하게 꿈에서 깨어나는 조차 ‘꿈 속의 꿈’을 꾸고 있었기 때문에 깨어난 상태 역시 꿈 속이다. ‘사방이 벽면으로 막힌’ 현실 속에서 루쉰이 할 수 있는 것은 꿈을 꾸는 것이었을까. 루쉰이 말하는 꿈은 어떤 것일까? 7개의 작품 모두와 연관된 주제는 ‘죽음에 대한 의미’이다. 그 중 마지막에 쓰인 에서는 ‘죽음’ 그 자체를 사고의 끝까지 밀어붙이고, 죽음을 통해 ‘생명 그 자체’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즉 “운동신경만 훼멸되고 지각”만 남아있는 상황을 만들어, 생명과 떨어져 있다고.. 2015. 1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