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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조건으로서거짓3

영화(movie)는 끝났다 - 영화를 볼 수 없는 신체 , , , , , , , , 등등. ​최근 몇년 사이에 급속하게 늘어난 TV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들 모두는 '이야기'를 해주고 '듣는다'라는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다. 아마도 전체 TV프로그램들을 살펴본다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차지할 것이다. 또한 유튜브의 많은 영상들이 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나 주고 받는 것으로 이뤄졌다. 그런데, 상상하는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는 첨단의 시대에 왜 사람들은 옛날 이야기를 듣는것처럼 이렇게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들을 좋아하게 됐을까? 보는 시대에서 다시 라디오에서 드라마를 듣는 시대로 역행하는 걸까?​​한마디로 말해서, 스펙타클한 영상들이 역설적으로 우리의 상상을 제한하기 때문이다.정신적이라고 생각하는 상상과 감정은 신체와 분리될 수 없다.. 2024. 10. 14.
AI는 인간의 정신을 따라올 수 있을까 AI는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을까? 아니다. 질문을 바꿔야 한다. AI가 인간처럼 생각하고 답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인간의 정신공간이 인공지능 기술과 엮이면서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물어야 한다. 2016년 당시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였던 이세돌이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와 대국을 할 때 대부분 이세돌의 압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5국 중에 이세돌은 단 한번 4국에서 기적같은 신의 한수를 두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 대국 이후 인간과 AI바둑프로그램과의 대국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이제 AI 바둑을 이길 수 있는 인간이 없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바둑을 배우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현재 대부분의 바둑기사들은 AI바둑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으며 전체.. 2024. 2. 23.
당신은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다들 이런 경험 한 두 번쯤 해보지 않았을까. 평소에 듣기 어려운 아주 낯선 단어나 말, 예를 들어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이 우연히 귀에 꽂혔는데 신기하게도 며칠 사이에 이 낯선 사자성어가 친구의 말, TV, 소설, 드라마를 통해서 자꾸만 나타날 때가 있다. 나한테는 지난 일주일이 그랬다. 꽤 오랫동안 문자와 언어가 가진 한계성에 대해서 허우적거리면서 절망감에 빠졌던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인간이란 '자신의 충동을 있는 그대로 전할 수 없는 존재'라는 니체의 이야기에 위로를 받았고, 비존재와 죽음을 통해서 문자가 가진 딜레마를 너무나도 아름답고 적확하게 표현해준 모리스 블랑쇼의 세례를 받으면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말은 나에게 존재를 주지만, 존재를 박탈당한 존재를.. 2023.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