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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고전8

쓸모없음의 쓸모 - 만물제동과의 연결점 쓸모 없음의 쓸모: 잡편 외물 좋은 삶[養生]이란 무엇인가? 외물(外物)에 흔들리지 않는 삶이다. 돈, 명예, 외모, 지위, 건강, 지식, 아름다움……. 마음이 외물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삶의 기준이 외부에 있지 않다는 말일 뿐만 아니라 외물과 내가 상호 연관되어 있음을 깨달았다는 말이다.무용지용(無用之用)의 이야기는 사실 좋은 삶의 비유같다. 쓸모있음과 쓸모없음을 나눌 수 있는 이유는 어떤 외부적 기준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더 이득이 되는가[何必曰利]라는 양혜왕의 질문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인의(仁義)라는 최상의 기준을 갖고 살아가더라도 이것은 결국 하나의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다. 결국 그 기준과 얼마나 가깝냐에 따라서 위계를 갖게 된다.좋은 삶에 기준은 없다. 오직 하나의 기준이 .. 2019. 11. 18.
장자의 기관 없는 신체 장자의 기관 없는 신체: 은 장자 철학의 한 줄 주석에 불과하다: 잡편 - 경상초, 사무귀, 즉양 거대한 성벽이 눈 앞에 있다. 저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지만 지금 이곳이 너무나 가혹하기에 성벽을 건너는 상상을 금할 수 없다. 가장 약한 곳이라고 생각하고 두드리면 성벽은 도리어 더욱 단단해지고, 부수지 않고 뛰어넘는 것을 시도해보지만 그곳에는 보이지 않는 유리벽이 있다. 아! -.-; 이 난공불락의 성벽을 어떻게 넘을 수 있을까? 불굴의 의지로 성벽을 이루는 성분을 분석하고, 성벽의 구조를 세밀하게 분석한다. 주변의 환경과 지나온 경험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무기/기술 개발에 들어간다. 이제 성벽의 구조와 성분은 파악되었고, 정확한 수치가 계산되었다. 100% 확실성을 가지고 ‘우리 자신까지도 파괴할 .. 2019. 11. 8.
어찌됐든 소 키우는 사람이 필요하다 어찌됐든 소 키우는 사람이 필요하다 上无爲也,下亦无爲也,是下與上同德,下與上同德則不臣. 下有爲也,上亦有爲也,是上與下同德,上與下同德則不主. 上必无爲而用天下,下必有爲爲天下用,此不亦之道也. 위에서 무위하고 아래에서 무위하면 이것은 아래에서 위와 덕을 같이 하는 것인데 아래에서 위와 덕을 같이하면 신하 노릇을 하지 않는 것이다. 아래에서 유위하고 위 역시 유위하면 이것은 위에서 아래와 도를 같이 하는 것인데 위에서 아래와 더불어 도를 같이하면 군주 노릇을 하지 않는 것이다. 위에서는 반드시 무위하여 천하를 부리고 아래에서는 반드시 유위하여 천하에 의해 부려져여 한다. 이것은 바뀔 수 없는 도이다. (, 천도편, p.350) 고대 그리스의 페리클레스는 30년이 넘는 기간동안 최고의 정치 지도자 자리에 있으면서 아테.. 2019. 8. 18.
장자, 알고보니 공자 서포터즈? 장자, 알고보니 공자 서포터즈?: , 외편 무군파 “성인이 생겨나면 큰 도둑이 일어난다”는 속담이 있다. 성인을 치고 도둑을 해방시켜 줄 때 비로소 천하는 다스려 진다. 대저 강이 말라 버리면 골짜기가 텅 비고 언덕이 평평해지면 못(의 물)이 가득해진다. (마찬가지로) 성인이 죽으면 큰도둑이 일어나지 못하게 되고, 천하가 평화롭고 무사하게 되리라. (그러나) 성인이 죽지 않으면 큰도둑이 없어지지 않는다. 비록 성인을 존중하고 천하를 다스린다해도 결국 그것은 도척 같은 인간을 존중하고 이롭게 하는 셈이 된다. (, 외편 거협, p.271) ‘도적이 나타나는 것은 성인이 있기 때문이기에, 성인이 죽으면 도둑이 없어지고 천하가 평화롭고 무사하게 되리라’는 말을 듣고 있으면, 장자 철학은 완전히 유가의 반대편에.. 2019. 8. 18.
장자는 반지성주의자인가 장자는 반지성주의자인가: 양생주, 인간세 양생주(養生主) : 吾生也有涯,而知也无涯 (오생야유애 이지야무애) 以有涯隨無涯(이유애수무애) 始已(태이) 已而爲知者殆而已矣(이이위지자태이이의) 우리 삶에는 끝이 있지만 지식에는 끝이 없다. 끝이 있는 것으로서 끝이 없는 것을 좇으면 위태로울 뿐이다. 그런데도 알려고 한다면 더욱 위태로울 뿐이다.인간세(人間世) : 德蕩乎名 知出乎爭 名也者 相軋也 (덕탕호명 지출호쟁 명야자 상알야 ) 知者也 爭之器也 (지지야 쟁지기야) 덕은 명예심 때문에 녹아 없어지고, 지식은 경쟁심에서 생긴다. 명예란 서로 헐뜯는 것이며, 지식이란 다투기 위한 도구이다. ‘참된 삶’을 논한다는 양생주의 첫 시작부터 장자는 ‘지식’에 대한 염려를 보여준다. 지식을 좇는 것은 위태롭고 위태롭다고. 양.. 2019. 7. 18.
드러나지 않는 덕 드러나지 않는 덕: 덕충부 14形全猶足以爲爾(형전유족이위이) 而況全德之人乎(이황전덕지인호) … 是必才全而德不形者也몸(外形)을 온전히 갖고 있는 자들도 이렇게 하는데, 하물며 덕을 온전히 갖춘 사람이라면. 이는 필경 재능이 온전하고 덕이 겉에 나타나지 않는 일물일 겁니다.16何爲德不形…德者成和之修也 德不形者 物不能離也 (하위덕불형...덕자성화지수야 덕불형자 물불능리야)덕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덕은 사물의 조화가 잘 이루어진 상태입니다. 덕이 드러나지 않기에 사람들이 따르는 것입니다. 한 번 꼬고, 다시 한 번 비틀고. 가 딱 그렇다. 기본적인 스토리 자체가 패러디처럼 펼쳐지는데, 패러디 된 내용은 생각처럼 잘 이해되지 않는다. 내편의 제5권인 덕충부德充符 역시 그렇다. 덕충부란 ‘덕이 충만.. 2019. 7. 18.
仁,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仁,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LY0523 子曰, “伯夷叔齊不念舊惡, 怨是用希.”백이 숙제는 묵은 원한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러니 원망이 드물었다.LY0715 冉有曰, “夫子爲衛君乎?” 子貢曰, “諾, 吾將問之.” 염유가 말했다. 선생님께선 위나라 임금을 위해 일하실까? 자공이 말했다. 그럴듯한데! 내 곧 여쭤보지.入曰, “伯夷叔齊何人也?” 曰, “古之賢人也.” 曰, “怨乎?” 曰, “求仁而得仁, 又何怨? 出曰, “夫子不爲也.” 들어가 여쭈었다. 백이와 숙제는 어떤 사람인지요? 옛 현인들이시지. 원망을 하였던지요? 인을 구하여 인을 얻었으니, 또 무얼 원망할게 있었겠느냐. 나와 서 말하였다. 선생님께선 그를 위해 일하지 않을 것이네.LY1612 齊景公有馬千駟, 死之日, 民無德而稱焉. 伯夷叔齊餓于.. 2019. 1. 3.
禮, 타자성의 인정 禮, 타자성의 인정 - 다른 사람이 살고 있소이다 를 읽는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고리타분’하며 ‘시대에 맞지 않는’ ‘가부장적 유교사상’을 떠올린다. 특히 나를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禮에 대한 부분이었다. 禮가 나올 때마다 체면상 치뤄야했던 수많은 허례허식(虛禮虛飾)과 예의범절이라고 들이밀면서 규율을 강요받았던 지난 시절이 떠오른다. 禮란 기득권층(정치지도자, 부자, 남성, 어른)이 요구하는 복종의 의식에 분홍분을 바른 것에 다름 아닐까? 에서 공자가 강조하는 仁, 義, 知에 대해서는 반감이 그리 크지 않았다. 인, 의, 지가 무엇인지 한 마디로 말할 수는 없음에도, 어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거나, 옳은 일에 함께 하며, 항상 배우면서 살아가자는 것에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禮는 다.. 2018.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