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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30

니체와 비극 니체와 비극 - 변증법적 사유의 극복: 질 들뢰즈 1장 키워드 : 비극의 탄생, 디오뉘소스 / 아폴론, 헤겔의 변증법적 사유, 비극적 사유, 아낙시만드로스 니체는 ‘고대 그리스의 비극’에서 근대 사유의 핵심인 ‘변증법적 사유’를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했다. 변증법적 사유란 우리의 삶과 세계가 순조롭게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모순과 대립을 통해서 발전했다고 보는 사유 방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삶을 바라보게 되면, 존재는 항상 해결해야 하는 문제, 죄가 되어 버린다. 니체가 바꾸고자 하는 것은 하나의 산봉우리가 아니라 그 산봉우리를 바치고 있는 토대 전체였다.들뢰즈에 따르면 니체는 초기에서부터 ‘비극적 사유’를 발견했지만, 초기와 후기의 ‘비극’에 대한 사유에는 분명한 변화점이 있다. 초기 작품인 에서.. 2020. 11. 18.
사유의 고속도로 사유의 고속도로에서 벗어나기: 니체, 3,4장 반대로 작동하는 자전거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는 데 8개월이나 걸렸다?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물론 처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때 긴장도 되고, 죽을 것만 같은 위험 혹은 스릴을 느끼긴 했다. 하지만 1~2주 정도 연습하다보면, 이미 자전거를 능숙하게 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자전거 타는데 8개월이나 걸린 사람은 운동신경이 매우 떨어지는 사람이었을까? 이 친구가 타려고 한 자전거는 ‘반대로 움직이는 자전거(The Backwards Brain Bycle)’였다. 원리는 간단하다. 핸들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바뀌는 반대편 왼쪽으로 돌아간다. 원리를 알았으니 쉽게 탈 수 있지 않을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미 다른 방식의 자전거 타는 법을 알고 있던.. 2020. 9. 1.
현실을 있는 그대로 생각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생각한다: 니체, 니체를 읽을 때마다 나는 동시에 일어나는 두 가지 감정에 당황한다. 누구나 느끼고 있었지만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 경험들에 적합한 표현과 비유들을 들어줄 때면, 친구들과 실랑이를 하다가 나타나서 한 방에 문제를 해결해주는 힘쎈 형아를 만난 것처럼 기쁘고 날아갈 것만 같다. 하지만 간혹 이 형아가 나 스스로도 감당하지 못할 이야기를 해 줄 때면, (부끄러워) 모르는 채 지나가고 싶은 당혹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니체의 말은 매혹적이면서 두렵다. 나 자신보다 나를 더 잘 표현하기에 그의 말이 곧 나인 것처럼 매혹되어 당위로 작동하지 않을까 두렵다.또한 니체의 말에는 너무 많은 미사 여구들이 붙어 있다. 그 매혹적인 말들에 현기증을 느낄 때면, 내가 니체에게 농락.. 2020. 8. 19.
니체 읽기, 답이 아니라 문제 니체는 해답을 주지 않는다. ‘니체 읽기’는 사실상 익숙했던 길을 헤매게 만드는 작업이고, 보이지 않는 곳을 향한 지도 만들기이다. 자신의 일부인줄 알고 지냈던 두터운 옷들을 벗어버리고,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혹은 보지 않으려던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문제에 맨살로, 온 몸으로 부딪히는 작업이 필요하다. 니체가 말했던 것처럼 삶이 철학의 도구이자 시험이 되고자 한다면. 2020. 8. 12.
의식(을 가진 인간)의 딜레마 의식(을 가진 인간)의 딜레마: 니체, 中에서 비웃지 말고, 탄식하지 말고, 저주하지 말고, 인식하라! (…) 하지만 이러한 인식한다는 것이 앞의 세 가지가 한꺼번에 느껴지는 형식과 근본적으로 무엇이 다른가? 인식은 비웃고, 한탄하고, 저주하고자 하는 서로 상이하고 대립되는 충동들로부터 나온 결과가 아닐까? 인식이 가능해지기 전에 우선 이 각각의 충동들이 사물이나 사건에 대한 그것의 일면적인 견해를 내놓았음에 틀림없다. (니체, , 인식이란 무엇인가p.301) 우리는 알게 모르게 ‘생각한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한다. 깊이 의식하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우리 주변의 동물들 - 강아지 고양이, 닭, 돼지, 소 - 들과 인간을 구별하는 기준점으로 ‘생각의 능력’을 떠올린다. 유사한 것에서 동일한 것(p.188)을 .. 2020. 6. 4.
잃어버린 지혜 잃어버린 지혜 - 비판, 고통, 죽음, 비극 그리고 충동: 4부 비판을 위하여 - 과거에 진리로서 혹은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서 그대가 사랑했던 것이 이제 오류로 나타나면 그대는 그것을 배척하고는 그대의 이성이 승리를 거두었다는 망상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그대가 다른 사람이었을 그 당시에 - 그대는 항상 다른 사람이다 - 저 오류는 아마도 그대가 지금 생각하는 모든 “진리들”과 마찬가지로 그대에게 반드시 필요했을 것이다. 그것은 그대가 당시까지 보아서는 안 되었던 많은 것들을 덮어주고 가려주는 피부와 같은 것이었다. 그대의 이성이 아니라, 그대의 새로운 삶이 당시의 견해를 죽여버린 것이다. 그대에게는 더 이상 그 견해가 필요하지 않다. …… 우리가 비판을 행할 때 그것은 자의적이거나 비개인적인 것이 아니다.. 2020. 5. 7.
엄격한 학문에서 즐거운 학문으로 엄격한 학문에서 즐거운 학문으로 - 음악과 예술 : 2부 오로지 창조하는 자로서만! - (…) 사물이 무엇인가 하는 것보다 사물이 어떻게 불리고 있는가 하는 것이 말할 수 없을 만큼 더 중요하다는 것을 통찰하는 것이다. 어떤 사물의 소리, 이름과 외양, 유효성, 관습적 척도와 무게 등 원래 의복처럼 사물에 덧입혀 진 것일 뿐, 그것의 본질은 물론 피부에도 낯선 것들이 그것에 대한 믿음과 세대를 거친 성장을 통해 그 사물에 유착되고 동화되어 신체 자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128) 시의 기원 - “인간이 모든 시대에 걸쳐 유용한 것을 최고로 신성한 것으로 존중한다면, 도대체 시가 왜 세상에 생겨났겠는가? 이 운율을 붙인 말은 명료한 전달을 돕기는커녕 오히려 방해하고, 게다가 모든 유용한 합목적성을 조소하기.. 2020. 4. 16.
의식과 도덕의 댓가 의식과 도덕을 가진 대가(代價): 1부 아무런 목적 없이 음악을 들어보았던 적이 언제였지? 고등학교 시절 야간 자율 학습을 땡땡이 치고, (그리 멀리 도망가지도 못했다. -.-;) 학교 운동장 옆에서 소니워크맨(SONY) 한 대에 이어진 이어폰 한 쪽씩을 끼고 몇 시간씩 노래를 듣고 불렀던 적이 마지막이지 않았을까. 대학 졸업 이후부터는 목적, 가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일을 한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공부를 하거나, 취미생활을 하거나, 여행을 가는 것조차 의미와 가치에 매여서 움직였던 것 같다. “아무리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 기계를 머리 속에 넣고 돌아다니는 것처럼 되어 버린 것이다.”(76)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목적과 가치, 의미를 규정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 2020. 4. 9.
[읽기의급진성] 정신의 비행사가 되어 아침놀, 5권 니체는 자신의 후손들이 높-이 날기를 기다리고 있다. 바다에 떨어질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바다와 사막을 건너서야만 진정한 자신의 세계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끊임없이 격려하면서. 아침놀을 통해서 니체는 기존에 우리를 묶고 있는 도덕으로부터 빠져나와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라고 재촉한다. 그는 사자후와 같은 대담함으로 호통을 치기도 하고, 때로는 같은 길을 걸어갈 동료들에게 따뜻하고 세밀한 지침서를 써주기도 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치명적인 도덕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나의 정신 깊숙이 뿌리 박혀 있고 아무리 깨끗이 씻어 버렸다고 해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처럼 나를 둘러싸고 있는 도덕은 자본에 대한 유혹, 갈망, 두려움이 아닐까. .. 2013. 12. 31.
[읽기의급진성] 도덕, 도덕, 도덕, 도대체 왜? 아침놀, 2~3권 니체는 왜 기존의 관습과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도덕에 대해서 이토록 통렬히 비판하는 걸까? 아니 비판을 넘어서서 그 기초를 통째로 뒤 엎어 버리려고 하는 이유는 뭐지? 도대체 왜? 그저 통념으로 가지고 있는 우리들의 생각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훈계하는 건 아니었다. 계몽과 호통을 넘어서 그렇게 뱉어내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니체의 고독과 절망이 느껴졌다. 누구도 볼 수 없는 세상을 봐 버렸고, 보이지 않는 세상의 경전을 읽어버린 니체. 그것을 보았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아무도 이해해 주지 못하고 이해할 수도 없는 시대에서 니체는 글을 쓸 수밖에 없었으리라! ‘지하에서 작업하고 있는 한 사람’은 온전히 다른 사람들만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 극도의.. 2013. 12. 18.
[읽기의급진성] 야단주의자, 니체! 아침놀, 1권 우리가 믿고 의지하는 마지막 하나까지도 정말 그러한 것이 맞는지 나 스스로 확인해 보라고, 우리의 정신에 찬물을 끼얹는 야단주의자, 니체! 짜라투스트라가 되고자 했던 ‘위버멘쉬’가 이곳에서도 보이는 듯하다. 책을 읽어가다 보면 현재의 삶을 현상유지하려는 사람들에게 니체의 책이 판도라의 상자처럼 위험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하지만, 자신의 몸과 마음이 함께 공명하면서 삶을 주도하며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두려움이 아니라 희망으로 다가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니체는 저 깊은 ‘지하에서 작업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 자신을 묘사하면서 깊은 곳으로 내려가 철학자들이 확실한 지반으로 삼고 있는 개념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내 딛는 곳은 도덕. 모든 권위와 마찬가지로 도덕은 우리에게 복종.. 2013. 12. 17.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by 고병권 (그린비) 니체는 끝없는 야단주의자다. 다수에게 인기있는 것은 망치로 부수려 하고, 다시 그들이 새로운 것에 열광하면 그는 다시 부숴버리려 한다. 니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높디 높은 벽면에 천 개의 창을 만들어 주면서, 우리의 삶에는 내가 걸어온 길 이외에도 무수한 길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성의 철학자가 칸트라면, 감성 철학의 문을 만들어낸 철학자는 바로 니체이다. 모두가 경험하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생 깊숙히 덮여져 있는 내면을 들춰내어 현실을 대면하게 만드는 철학자. 그리고, 우리가 믿고 있고 의지하는 마지막 하나까지 정말 그러한 것이 맞는지 너 스스로 확인해 보라고, 우리의 정신에 찬물을 끼얹는 야단주의자, 니체. 대부분의 사람들이 .. 2013.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