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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박지원, 열하일기의 단면을 읽다

by 홍차영차 2013. 3. 23.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by 고미숙 (그린비)

  

 

'(소설)목민심서'

호학의 군주, 정조 시대와 정약용에 대한 안내서로

이후 정약용과 관련된 책들을 읽어 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처럼,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은 큰 산으로 보였던

열하일기와 박지원을 알아가는 단초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열하일기는 단순히 압록강을 건너 연경까지

그리고 열하로 가는 여행기가 아니다.

시대를 넘어서는 진보적인 생각과

그러한 이상(理想)을 이루어 내고자 했던 노력의 결과물이다.

 

18세기 조선의 시대 상황과

그 주변을 애워싸고 있는 청과의 관계,

그리고 조선 건국 이후의 사상의 변화를 녹여서

박지원이라는 사람을 통해서 드러난 개혁적 비전.

 

직설적이고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비유와 은유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 것이 바로 열하일기이다.

 

서로 상통하지 않는 사건, 인물, 상황에서

비유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천재의 조건으로 본다면

박지원이야 말로 열하일기를 통해서 

자신의 천재성을 유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당시 박지원은 시대를 장악하고 있던

노론 벌열층에 속하였으면서도

과거 시험을 보지 않고 일부러 정계 진출을 하지 않았다.

단순히 과거 시험을 보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여러번에 걸친 왕의 요청을 피하기까지 했다.

자신의 문학적 재능과 비전은

당시의 정치 현실에서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

 

고전평론가(?) 고미숙을 통해 드러난

박지원의 모습- 그리고 고미숙의 글쓰기 -을 보면서

난데없이 현실의 조국 교수의 모습이 오버랩된 것 또한 우연은 아니다.

지금의 현실 정치에서도 박지원이 꿈꾸었던

자유와 유연성을 아직 이루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머리 속에서는 더 많은 이야기들을 하길 원하지만

아직은 정리될 만큼 소화가 되지 않고 있어 아쉽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3가지로 인해 기쁘다.

 

 첫째, 박지원과 열하일기에 대한 기대

 둘재, 고미숙 선생의 글쓰기

 그리고, 계속해서 고전 다시쓰기를 해줄 리라이팅 클래식 (그린비)

 

 2013. 03. 23

 

  

* 벌열층(閥閱層): 나라에 기여한 '공신'과 '관리'를 많이 배출한 가문

   리라이팅 클래식: 그린비(출판사)에서 계속해서 쓰고 있는 다시 쓴 고전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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