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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거꾸로 읽는 세계사 by 유시민 (푸른나무)

by 홍차영차 2013. 9. 27.



21세기 완벽이해를 위한 100년간의 맥 잡기!

 

역사를 읽는다는 것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유익함 있다. 역사라는 것은 과거에 이미 완료된 사건을 다루는 것으로, 한 가지 사건을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살펴 보는 것이 가능하다. , 내가 관심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음대로 선택하여 그 사건을 입체적으로 보는 것이 가능하다. 최신의 3D 영상을 보면 24대의 카메라가 축구선수의 360도를 밀착 촬영하여 공을 차는 순간의 모습을 여러 방향에도 돌려 볼 수 있듯이, 역사는 과거의 사건을 앞에서 뒤에서 혹은 위에서 자유롭게 보는 것이 가능하다. 3줄로 이루어진 미로는 그 누구라도 그 속으로 들어가서 쉽게 풀 수 있지만, 수백줄로 얽혀져 있는 미로 속에 서게 될 때에는 미로의 출구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미로 전체를 볼 수 있는 지도가 있다면 모를까. 역사도 사건이 발생한 당시에는 그 의미를 명확히 알 수 없으나, 이후 사건의 배경이나 연속되는 사건으로 그 의미를 속 시원하게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내가 그 사건의 의미를 재평가할 수도 있으니 얼마나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가 말이다. 또 다른 면에서 보면, 역사라는 것은 결국 인간사의 기록으로 사람들간의 관계를 집약해 놓은 것으로 현재를 살고 있는 나에게 좋은 시뮬레이션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 행하지 않고도 더 나은 대안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런 면에서 1900년대는 흥미진진한 그 어떤 픽션들보다 흥미롭고, 생각해볼 거리가 넘쳐나는 시기이다. 유사이래(有史以來) 최초의 공산주의 국가가 형성되었다가 백년의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버렸고, 전 세계를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세계 대전이 2번이나 발생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2013년 현재, 1년이 과거의 10년처럼 빠르게 흘러가는 21세기에 오래된(것처럼 느껴지는) 과거의 사건들을 언급하는 것이 쓸데 없는 것으로 느껴질 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현재를 만들어 놓은 것이 바로 이 굵직한 사건과 인물들을 통해서라면, 불평을 하든 미래를 꿈꾸든 이 책을 읽어 보는 것이 그 불평과 미래를 더 멋지게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은 확실하다.

 


20세기의 지성들을 포함하여 모두가 바보는 아닐텐데, 20여년정도 밖에 안되는 짧은 기간에 두 번씩이나 세계 전쟁을 일으키다니, 이성의 합리성과 고도로 발달된 지성으로 이루어진 과학을 자랑해 온 세계(제국주의)는 왜 전쟁을 일으키게 된 것일까? 우리나라도 참여해서 아직까지도 그 상처를 가지고 살고 있는 분들이 있는 베트남 전쟁은 무엇 때문에 발생했으며, 어떻게 그 조그마한 베트남이 세계 유일의 강대국이었던 미국을 이길 수 있었을까? 19세기말 그리고 20세기 초만하더라도 제국주의의 식민지에 불과하고 아편에 찌들려 있던 중국은 어떻게 통일을 이룩했으면, 모택동의 대장정은 현재 중국건설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2천여년이나 떠돌이 생활을 하던 유태인들은 어떻게 나라를 건국할 수 있었으며, 그 자리에서 줄곧 살아왔던 팔레스타인들의 운명은?

 

한 권의 책이지만 이 한 권 속에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간략하면서도, 픽션보다도 더 흥미진진한 역사의 일면들이 배치되어 있어서 지금 나의 처지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무엇이 옳은가, 그른가 판단하기 전에 역사적 사실을 아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

 

지금 세계는 신자유주의, 탄소배출권, 중동사태와 같이 우리와는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용어들과  사건들로 둘러 쌓여서 굴러가는 것처럼 느낄지 모르겠다. 역사를 안다는 것은 현재의 위치를 파악하는 일이다. 원점이 어디인가를 알아야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알 수 있게 된다. 이 책 한 권을 통해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실과 과거의 사건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아가는 창 하나가 열리기를 기대해 본다.

 

2013. 0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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