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의 황혼> 네 가지 커다란 오류 8절에 나오는 글이다. 한 글자도 덧붙일 것이 없다. 독특성을 가진 존재에 대해 이보다 더 잘 말해주는 구절은 없었던 것 같다. 누구도 자신이 자신임을 증명할 이유가 없다
무엇만이 우리의 가르침이 될 수 있는가? - 인간 각자에게 그의 특성을 부여하는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신도 사회도 부모도 조상도 각 개인 자신도 그의 특성을 부여하지 못한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거부되는 터무니없는 표상은 칸트가 그리고 그 전에 이미 플라톤이 가르쳤던 ‘예지적 자유’라는 표상이다.) 하나의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 그가 이러저러한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 그가 바로 이러한 상황과 이러한 환경에서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책임이 없다. 각 개인의 숙명적인 본성은 이미 존재했었고 또 앞으로 존재할 모든 것의 숙명에서 분리될 수 없다. 그는 자신의 의도나 어떤 의지 혹은 어떤 목적의 결과가 아니다. 그는 ‘인간의 이상’ 또는 ‘행복의 이상’ 또는 ‘도덕성의 이상’을 구현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 자신의 존재를 어떤 목적에 맞추려 하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다. ‘목적’이라는 개념을 고안해낸 것은 우리 자신이다. 목적이라는 것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 각 개인은 필연적인 존재이며 하나의 숙명이다. 그는 전체에 속해 있으며 전체 안에 존재한다. 우리의 존재를 심판하고 측정하며 비교하고 단죄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왜냐하면 이것은 전체를 심판하고 측정하며 비교하고 단죄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그러나 전체의 외부에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느 누구도 더 이상 책임질 수 있는 존재가 되지 않는다는 것, 존재의 방식이 제일 원인으로 소급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세계가 감각중추로서의 혹은 정신으로서의 통일체는 아니라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위대한 해방이다. 이와 함께 비로소 생성의 무구함이 회복된다. … ‘신’ 개념은 지금까지 인간의 삶에 최대의 걸림돌이 되어왔다. … 우리는 신을 부정한다. 그리고 신을 부정함으로써 책임을 부정한다. 이와 함께 비로소 우리는 세계를 구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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