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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5

죽음의 거울에 비친 생명 죽음의 거울에 비친 생명 1. 모순의 언어 혹은 모호한 태도의 루쉰 “가령 말일세, 쇠로 만든 방이 하나 있다고 하세. 창문이라곤 없고 절대 부술 수도 없어. 그 안에 수 많은 사람이 깊은 잠에 빠져 있어. 머지 않아 숨이 막혀 죽겠지. 허나 혼수상태에서 죽는 것이니 죽음의 비애 같은 건 느끼지 못할 거야. 그런데 지금 자네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의식이 붙어 있는 몇몇이라도 깨운다고 하세. 그러면 이 불행한 몇몇에게 가망 없는 임종의 고통을 주는 게 되는데, 자넨 그들에게 미안하지 않겠나?” “그래도 기왕 몇몇이라도 깨어났다면 철방을 부술 희망이 절대 없다고 할 수야 없겠지.” 그렇다. 비록 내 나름의 확신은 있었지만, 희망을 말하는데야 차마 그걸 말살할 수는 없었다. 희망은 미래 소관이고 절대 없다는.. 2017. 9. 29.
그림자의 고별 - 루쉰의 中, 전문 - 사람이 때가 어느 때인지 모르게 잠들어 있을 때 그림자가 다음과 같은 말로 작별을 고한다. 내가 싫어하는 것이 천당에 있으니, 나는 가지 않겠소. 내가 싫어하는 것이 지옥에 있으니, 나는 가지 않겠소, 내가 싫어하는 것이 미래의 황금 세계에 있으니, 나는 가지 않겠소.그런데 그대가,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오.동무, 나는 그대를 따르고 싶지 않소, 나는 머무르지 않으려오.나는 원치 않소!오호오호, 나는 원치 않소. 나는 차라리 무지에서 방황하려 하오. 내 한낱 그림자에 지나지 않소만, 그대를 떠나 암흑 속에 가라않으려 하오. 암흑이 나를 삼킬 것이나, 광명 역시 나를 사라지게 할 것이오.그러나 나는 밝음과 어둠 사이에서 방황하고 싶지 않소, 나는 차라리 암흑 속에 가라않겠소. 그렇지.. 2015. 12. 3.
죽음을 슬퍼하며 사랑과 혁명은 일상을 꾸리는 것 - 루쉰 전집 2권, 방황 - 1925년은 루쉰과 쉬광핑의 교류가 시작된 해였으며, 이글이 쓰여진 10월은 베이징여사대 사건에 루쉰이 적극적인 개입을 하고 있을 때였다. 즉 에서 나오는 쥐안성과 쯔쥔을 보면 루쉰과 쉬광핑의 관계가 떠오른다. 쥐안성과 쯔쥔이 어떤 관계였는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그들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고, 이런 모습은 자신의 아내가 가족과 함께 있는 상태에서 쉬광핑과 교류하고 있는 루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전통과 규범에 저항하는 사람들. 하지만 전체를 읽어가면서 통감하는 부분은 루쉰에게 혁명이란, 사랑이란 일상을 꾸리는 것, 자질구레한 일을 하고, ‘강물이 흐르듯 끊임없이’ 밥먹는 일임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리고 루쉰은 이런 혁명과 쉬광핑과의 관계.. 2015. 10. 21.
<고독자> 혁명이 끝난 후- - 1919년에 일어난 항일, 반제국주의 5.4운동 1911년 신해혁명 이후 중화민국이 세워지고, 1919년 5.4운동이 있었지만 루쉰에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 보였다. 루쉰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세상을 꿈꿨고, 그 꿈을 행동으로 옮겼던 지식인들에게도 현실은 혁명 전보다 더 암울했다. 그저 윗대가리들이 ‘이름’만 바꾸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지식인들은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었다. 민중들이 보기에도 역시 지식인들은 ‘괴상한’ 사람들일 뿐이다. 그들이 보기에 “서양 교육을 받은” 지식인들은 그동안의 모든 전통을 무시하고 뒤집어 엎는 과격한 행위를 할 것이 뻔한 사람들이었다. 쓸모가 없을뿐 아니라 그들과의 충돌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졌다.혁명 이후의 ‘새로운 세상’ 역시 지식인들.. 2015. 10. 14.
[라이프Q] 멤버쉽 세미나 3 [Life Q] 멤버쉽 세미나 3 (8/22) 주제 : 책 - ‘젊음의 탄생(이어령)’, 영화 - ‘화차(변영주)’참석 : JH.Park, JY.Kim, 뿔옹장소 : 강남 토즈타워점 인이불발(引而不發), 활을 당기는 것과 쏘는 일 ‘사이’의 공부길의 실마리가 있다. (‘공부론’, 김영민) 8월 멤버쉽 모임을 하러 가는 도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겨우 한 달에 한번씩 만나는 모임을 통해서 우리 각자가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을까, 자신의 길을 담담하면서도 대담하게 나아갈 수 있는 내공을 가질 수 있을까?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난다고 하더라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일 터인데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런 ‘지적 긴장감’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모임을 하면서 각자의 생각과 던져지는 .. 2013.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