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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멘토링

[라이프Q] 멤버쉽 세미나 3

by 홍차영차 2013. 8. 24.



[Life Q] 멤버쉽 세미나 3 (8/22)

 

주제 : - ‘젊음의 탄생(이어령)’, 영화 - ‘화차(변영주)’

참석 : JH.Park, JY.Kim, 뿔옹

장소 : 강남 토즈타워점

 

인이불발(引而不發), 활을 당기는 것과 쏘는 일 사이의 공부길의 실마리가 있다. (‘공부론’, 김영민) 


8월 멤버쉽 모임을 하러 가는 도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겨우 한 달에 한번씩 만나는 모임을 통해서 우리 각자가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을까, 자신의 길을 담담하면서도 대담하게 나아갈 수 있는 내공을 가질 수 있을까?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난다고 하더라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일 터인데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런 지적 긴장감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모임을 하면서 각자의 생각과 던져지는 질문들을 보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구체적 증거들을 보게 되었다. (아래 발표 자료 및 에세이 참조)

 

이번 모임에서 우리는 개개인의 관점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당연한 사실과 20대 청년들이 시대적으로 동일한 고민을 나누고 있다는 동일성을 확인하였다. 책을 읽고 난 이후에 가장 인상 깊게 남는 것으로 두 사람 모두는 개미의 동선을 꼽으면서, 각자의 방황이 결코 헛되거나 쓸모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고 큰 위안을 받은 것 같았다. 영화적인 시점에서는 조금 다른 면에 주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동일한 영화임에도 한 멤버는 사랑이라는 관점에서 살인을 저지른 연인을 끝까지 사랑하는 지고 지순한 사랑을 강조하면서 이런 이유로 일본과 한국의 영화 결말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예상했고, 다른 멤버는 사랑의 면보다는 사회가 한 개인을 그렇게 벼랑 끝까지 내몰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에 좀 더 주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자신에게는 가장 어렵다고 이야기했던 모임의 멤버가 영어시험을 위해 등록한 학원에 지각 한번 없이 도착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아직까지 본인에게는 외부적인 강제력이 필요함을 언급했었다. 자신의 의지로 본인의 행동을 이끌 수 없을 때는 외부적인 동기를 통해서 자신을 이끌어 갈 필요가 있음을 부정하지 않겠다. 다만, 한가지 생각해보고 싶은 점은 어떤 행위를 함에 있어서 자신의 절박함이 어느 정도인지 고민해 보면 좋겠다.

 

현실을 비판적으로 본다는 것은 그저 말로만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비판에 따른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를 비롯하여 다양한 스펙을 요구하는 현실은 잘못되었다. 사람을 이런 스펙으로만 판단하는 것을 비인간적이다. 너무 기계적이다. 정말 이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자신은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왜 사회는 이러한 스펙을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일까, 한 개인이 이런 현실을 무시한다고 사회가 바뀔 수 있을 것인가,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아닌가. ‘가장 맛있는 먹이를 위해서 힘껏 방황하겠다’, ‘곡선이 있어야 진짜 직선이 생길 수 있다멤버들의 말처럼 이런 효율성 떨어지고 가치 없어 보이는 방황과 고민들을 스스로 할 수 없다면 아무것도 바뀔 수 없지 않을까?

 


지난 번 모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모임의 정체성은 모임 참석자들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다. , 나는 모임을 통해서 다른 생각을 하는 멤버들을 보기 원할 뿐 아니라 또한 멤버들의 다른 생각들을 통해서 내가 변신하고, 사회가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보기 원한다. 마음과 몸의 변화가 그리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속적으로 인이불발(引而不發)의 정신을 잊지 않으면서 교류한다면 모임을 통해서 자신의 길을 발견하고, 아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워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9월의 주제는 책 – ‘지식인의 표상(에드워드 사이드)’, 영화 – ‘가타카(1997)’이다.

 

조만간 좋은 멤버가 새롭게 합류하기를 고대해보며, 다음 달을 기대해 본다.


2013. 08. 23

                                            

- 아 래 -


화차_JYKIM.pdf


나는착한사람인가_'13.08.22.pdf


 

 

 

[JH.Park]

 

젊음의 탄생 

 

처음 '젊음의 탄생'이라는 제목만 들었을 때에는 막연하게 젊음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려나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은 젊음을 누려야 할 사람들, 특히나 대학교 새내기들에게 젊음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젊음을 보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지침서와도 같은 책이었다. 말 그대로 독자들의 젊음을 이끌어내는 책. 주입식의 교육과정에 물든 채 성인이 되어버린 나에게 생각의 전환을 일깨워준 책이었다. 다만 대학생활에 대한 비유가 많아서 졸업예정자인 나는 가끔 이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 책을 새내기 때 접했다면 지금 나의 모습은 달랐을까?


책에서 소개하는 젊음을 진화시키는 매직 카드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개미의 동선'이었다. 개미가 먹을 것을 찾아 다니는 동안에는 구불구불하게 방황하지만 먹이를 발견한 순간 직선 최단거리로 개미구멍을 향해 가는 것처럼, 기점을 잃지만 않는다면 방황이란 양식을 얻기 위한 탐색과정일 수 있다. 우선 내가 궁극적으로 쫓아갈 목표를 설정하고 그 다음부터는 가장 맛있는 먹이를 얻기 위해 있는 힘껏 방황해야겠다.

 

 

화차

 

이 영화는 여러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로는 빚이라는 것이 사람을 얼마나 수렁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가이다. 내가 만약 경선이었어도 다른 사람이 되어 살고 싶다는 생각을 충분히 했을 것 같다. 그리고 영화가 과장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그와 비슷한, 아니 더 심한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다른 무고한 사람을 죽이면서까지 새 삶을 살고 싶어하는 경선을 보여주면서, 멀쩡했던 사람을 '쓰레기'로 변하게 만드는 잔인한 사회를 고발하는 듯 하다. 그리고 이 영화가 일본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것에서 한국과 일본의 사회가 많이 비슷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일본에서도 아마 사채와 빚 문제가 심각하기에 이런 작품이 쓰였고,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영화화된 것일 테다


마지막으로 눈여겨 본 것은 남자주인공인 문호의 사랑의 깊이다. 그는 경선을 너무나 사랑했기에 그녀를 찾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끝내 그녀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아내고 재회 했을때도 문호는 경선을 힐책하는 대신에 힘껏 안았다.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문호에게는 그녀가 살인을 저질렀는지보다 자신을 정말 사랑했었는지가 더 궁금했을 것이다. 살인까지도 포용하는 사랑, 무섭기도 하지만 이런 맹목적인 사랑이란 여성들의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다. 경선이 문호를 정말 사랑했었다면 좋았을텐데 안타까운 결말이다. 원작에서는 전직형사인 사촌형이 주인공격이라고 하던데, 우리나라에서 각색하며 문호를 메인으로 세운 것은 이런 메시지도 함께 주고 싶어서가 아닐까 추측해 본다. 원작소설은 영화와 결말도 다르다고 하니 읽어보고싶다.

 

 

[JY.Kim]

 

화차

 

영화 화차는 보고나서 씁쓸한 느낌이 먼저 들었다. 화차의 주인공 ‘선영’의 삶을 보면서 한 사람의 인생이 비참하게 시작되고 끝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선영이 한 행동 때문에 끔찍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 이해가 되기도 했다.


영화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결혼을 앞둔 선영이란 인물이 돌연 사라진다. 그녀의 약혼자인 문호가 그녀를 찾는 과정 중에 그녀의 과거와 실체를 알게 된다. 그가 알고 있던 그녀, 그는 그녀를 알고 있었다고 할 수 있을까? 그가 알던 인물은 실제 그녀가 아니었다. 선영이란 인물의 이름, 가족, 직업 모두가 다른 사람의 것이었다. 주인공인 문호는 결혼을 앞둔 상대의 이름조차 모르는 상황이 된 것이다.


처음엔 문호의 감정이 같이 이입되면서 선영을 원망하고 미워했었다. 순전히 선영의 삶을 알지 못한 상황에서 객관적 사실만 보고 말이다. 그러나 선영의 과거 삶을 알아가며 선영이 살인이라는 범죄에 이르게까지 한 현실 상황에 더 분노했다.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일뿐더러 내가 알지는 못하지만, 현재도 그렇게 힘든 상황에 놓여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이런 사회의 한쪽 구석, 정말 삶의 ‘끝’에 내몰린 사람들을 조금이라도 안쪽으로, 삶의 영위만이라도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사회에서 시스템이 구축될 수는 없는 걸까? 사실 나도 남에게, 주위사람에게 무관심하면서 살아왔다. 그렇지만 누구 하나라도 손 내밀었다면 이런 선영이란 인물에게도 약간의 희망이 보이지 않았을까.


이 영화를 보며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을 궁지로 모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떤 위치에 오르더라도 정신적으로나, 일적으로나 사람들을 내모는 상황은 만들면 안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에 대해서 한번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현실에는 이상하리만큼 사람들을 궁지로 모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나 자신에게도 그렇고, 다른 사람에게는 오히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면서 말이다. 나부터도 주위사람에게라도 관심을 갖고 살피려고 노력해봐야겠다.

 

 

젊음의 탄생

 

책을 읽고 내가 여태까지 시도했던 일들, 불필요하다고 느꼈던 일들이 헛된 일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저자는 책에서 개미가 그리는 곡선을 예로 들며, 노이즈라고 표현했다. 요즘에 내가 시도하고 해봤던 일들이 지금에 와서 아무 효과나 소용이 없었다고 생각하면서 후회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러면서 내 자신을 새로운 것에서 오히려 멀리하고, ‘어차피 소용없는 일인걸’ 하면서 새롭게 도전할 생각 자체를 막으면서 산 것 같다. 특히 요 몇 개월 정도 그런 생각이 많이 들면서 도전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를 감싸왔던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내가 해나갈 일들, 당장은 효과가 없을 일들일지도 모르지만, 그런 것들이 나의 진짜 직선을 찾을 수 있게 하는 밑거름들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 곡선들이 있어야만 진짜 직선이 생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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