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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25

리토르넬로 - 콧노래 혹은 흥얼거림 리토르넬로 - 콧노래 혹은 흥얼거림: 가장 강력한 영토적 배치물 리토르넬로(Ritornello)는 악곡 형식으로 차이나는 반복의 형식으로 하나의 영토를 형성한다. 들뢰즈는 '새의 지저귐'을 리토르넬로의 대표적인 사례로 보여준다. 새는 지속적인 노래를 통해서 이곳이 자신의 영토임을 드러낸다. 그렇다면 인간은? 인간에게 있어서 자신의 영토성을 드러내는 리토르넬로는 무엇일까? 새처럼 노래는 부르지는 않지만 우리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영토성을 확보한다. 들뢰즈는 영토란 '환경과 리듬'을 영토화했을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여기서 딱 떠오르는 것이 바로 흥얼거림 또는 콧노래이다. 콧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을 떠올려보자. 아마도 그 사람은 그 공간에서 가장 큰 힘을 갖고 있는 사람일 경우가 많다.사장이 아닌.. 2019. 10. 3.
‘되기devenir’의 실제적 기술에 관하여 ‘되기devenir’의 실제적 기술에 관하여: , 10고원 되기 남성의 생성들은 그토록 많은데 왜 남성-되기는 없는 것일까? 그것은 우선 남성이 유달리 다수적인 반면 생성들은 소수적이며 모든 생성은 소수자-되기이기 때문이다. …… 세상에서의 다수성은 남성의 권리나 권력을 이미 주어진 것으로 전제한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여성, 아이, 그리고 동물, 식물, 분자는 소수파이다. 아마도 남성-기준과 관련한 여성의 특별한 위치가 소수파 그 자체인 모든 생성들이 여성-되기를 통과하도록 만드는 것 같다. (, 551쪽) ‘되기’란 프랑스어 devenir로 ‘~이 되다’라는 것인데, 들뢰즈/가타리의 ‘되기’에 ‘남성-되기’란 없다. 그렇다면, ‘되기’가 그냥 아무 것이나 되는 것이 아님이 확실하다. 왜 남성-되기는 .. 2019. 9. 27.
23 아이덴티티를 넘어 얼굴 해체하기 23 아이덴티티를 넘어 얼굴 해체하기: , 7고원 얼굴성 경련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얼굴의 주권적인 조직화에서 벗어나려 하는 얼굴성의 특징과 이 특징 위에서 갇히고 그것을 다시 붙잡고 그것의 도주선을 봉쇄하고 그것을 다시 조직화하는 얼굴 그 자체 사이에서 벌어지는, 언제나 다시 시작되는 싸움이다. (들뢰즈/가타리, , 357쪽) 고등학교를 입학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쉬는 시간을 넘겨서까지 놀다가 걸린 친구들이 있었다. 회초리 한 대쯤으로 끝날 단순한 일이었다. 그런데, 친구 중 하나가 선생님 얼굴을 보면서 ‘실실’ 웃었던 것 같다. 간단하게 꿀밤이나 회초리 한 대로 끝났어야 할 일이 ‘사건’으로 바뀌었다. “웃어?”라고 말하면서 선생님은 친구에게 다가갔고, 회초리가 아니라 손바닥으로 그 아이의 .. 2019. 7. 12.
공통개념 공통개념 참된 관념 vs 적합한 관념정신을 구성하는 관념들은 언제나 ‘무엇에 대한’ 관념이다. 우리 정신에는 태양에 대한 관념, 국가에 대한 관념, 사막에 대한 관념 등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이 관념들을 갖게 되었을까? 그리고 우리는 자신이 갖고 있는 관념이 타당하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오랫동안 참된 관념이란 대상과의 일치하는 관념을 의미했다. 참된 관념은 외부에 있는 대상을 정확하게 재현하는 것이었다. 스피노자는 관념에 대한 이런 통념을 뒤집는다. 우리 정신 속의 관념은 다른 관념들과의 관계 속에서 변용되기 때문이다. 관념을 이렇게 이해하면 참된 관념이란 대상과의 일치가 아니라 관념의 내적 질서와 인과연쇄가 핵심적인 문제가 된다. "나는 적합한 관념을 대상과의 관계없이 고찰되는 한에서.. 2018. 10. 7.
새로운 자연학과 신체의 발견 새로운 자연학과 신체의 발견- 2부 '자연학 소론'을 중심으로 - 지난해 글쓰기강학원에서 썼던 에세이는 ‘스피노자 정치학과 문탁의 의사결정’에 관한 것이었다. 이 에세이를 쓰면서 나는 스피노자의 정치학이 이론을 만들기 위한 시도가 아니라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현실적인 인간들을 대상으로 전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스피노자는 인간을 이성적이고 합리적 판단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툭하면 감정에 휘둘리면서 일을 그르칠 수 있는 정념적 존재로 정의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피노자의 정치학에서 핵심은 ‘정념들의 역학’을 잘 아는 것이다. 바로 여기가 스피노자의 인간학, 정치학의 출발점이다. 그런데 지난 에세이의 논의들은 정념적 존재로서 인간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채 진행되었다.. 2018. 5. 12.
철학과 굴뚝청소부 철학과 굴뚝청소부 by 이진경, 그린비 철학이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여러 가지 방법들을 고민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할 때는 무엇부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되는지 막막하게 느껴진다. 결국 너무 높은 산을 마주서게 된 맨 몸의 등산객처럼 발걸음을 돌려버리게 되는 것. 어떻게 하면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면서 삶에 대한 고민들을 지속할 수 있을까? 간단하다. 물어보면 된다.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사람들에게. 그 중에서도 치열하게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것인지 고민한 대선배들에게 물어보자. 데카르트는 왜 코기토(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의 명제를 필요로 한 것일까? 칸트가 주체의 근본이라고 생각하는 이성에 대한 비판을 들고 나온 이유는.. 2013. 12. 10.
[주권없는학교] 미셸 푸코 진실의 용기 미셸 푸코 진실의 용기 by 프레데리크 그로 외 (도서출판 길) “자명성과 보편성을 파괴하는 지식인, 현재의 무기력과 속박 속에서 취약점, 통로, 힘의 선을 포착하고 지적하는 지식인, 부단히 이동하며 현재에 과도하게 관심을 집중하기 때문에 미래에 자신이 어디에 있을지 무엇을 사유할지에 대해 더 이상 정확히 알 수 없는 지식인” [미셸 푸코 진실의 용기]는 바로 이런 지식인을 꿈꿨던 푸코의 삶이 어떠했는가를 프랑스의 젊은 연구자 6인의 논고를 통해서 재조명해 주고 있다. 진실의 용기(parrhêsia)는 푸코의 콜레주 드 프랑스 마지막 강의(1981~1984)의 주제이자 그의 후기 사유의 주요 테마인데, 1983, 1984년 강의가 아직 번역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르헤지아에 대한 추가적인 이해를 위한 나름대.. 2013. 10.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