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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자본론의 단면 - 근대식 교육과 학교

by 홍차영차 2013. 6. 29.



자본을 넘어선 자본 by 이진경 (그린비)


교양(Liberal Arts)의 부활이 필요해에서 21세기 들어 계속되는 순수학문의 배척과 실용학문으로서의 개혁이 과함을 언급하였고, 대학의 변화와 개인의 반성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번에 자본론리라이팅 클래식을 읽다 보니 이러한 개혁 추진방향에 대한 배경 및 이론적 원인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맑스는 노동가치를 설명하면서 잉여가치가 생성되는 원리로, 절대적 잉여가치1)(노동시간의 증가)와 상대적 잉여가치2)(노동생산성증가), 크게 2가지를 언급했다. 그런데, 산업혁명을 통해 자본이 노동의 실질적 포섭3)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착취의 주된 형식이 절대적 잉여가치에서 상대적 잉여가치를 추구하게 되었다. , 예전에는 숙련노동자로 인해서 자본이 노동을 완벽하게 지배할 수 없었지만, 산업혁명 시대를 지나면서 협업, 분업, 기계화을 통해서 더 이상 숙련노동자가 필요 없어지게 되고, 동일한 노동능력을 가진 대규모의 노동자만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론적 배경 아래에서 우리 교육 시스템을 살펴보면, 19세기 전까지의 교육과는 달리 20세기 이후 근대식 학교 교육은 이러한 표준화된 인력 양산을 목표로 삼아 계속해서 진화해온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나이, 똑같은 교육과정, 게다가 이제는 기업에 입사한 후 추가적인 실습 교육이 필요 없는 너무나 효율적인 기업/대학의 완벽한 연계교육까지, 어쩌면 자본의 목표에 따라서 우리들은 교육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생산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람들이 그렇게 자 들어간 직업을 원하는 이유도-경제적인 욕망과 사회적 신분상승 욕구를 기본으로 가지고 있지만- 자신들의 인생 경험을 통해 본능적으로 의사, 변호사, 변리사와 같은, 경험이 무기가 될 수 있는 직업이야말로 현재의 자본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숙련노동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교육의 어느 단계에 이르러서는 분명 실용적인 면이 연계되어야 함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먼저 이러한 현실을 충분히 이해하고 본인 스스로 선택해 나갈 수 있는 교육은 필수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그래야, 이후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서 직장에서 갑자기 명퇴를 당하는 등 갑작스런 어려움을 당할 때 혹은 자연스럽게 퇴직하게 될 때에도 허무함, 절망감, 상실감을 느끼지 않고 지속적으로 인생을 힘있게 살아갈 수 있다.



자본론과 교육,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두 학문이 이렇게 연결되는 모습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니 철학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좀 더 달려보고 싶다. 철학 속으로, 자본론 속으로.

 

 

1)절대적 잉여가치 : “시간은 돈이다라는 명제 아래 노동 시간을 최대화하여 획득하는 잉여가치

2)상대적 잉여가치 : 동일한 시간동안 더 많은 생산품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노동강도 등을 강화하여 효율성 높여 획득하는 잉여가치

3)노동의 실질적 포섭 : 기계화 도입을 통해 숙련 노동자와 같은 노동방식까지 자본이 완벽하게 장악한 상태 (노동자 교체가 쉽게 이루어짐)

 

2013. 0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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