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삶'으로의 진격 - 2
3. ‘다른 삶’을 위한 배움
‘다른 삶’을 살아가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잠시 멈춰서는 일이다. 요즘 우리 일상생활의 가장 큰 특징을 꼽아보면 언제나 바쁘게 지낸다는 것이다. 직장인이건, 주부이건, 청소년이건 바쁘지 않은 사람이 없고, 바쁘다는 것이 자신을 중요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기라도 하는 듯 모두가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맹렬한 속도로 움직이는 현실 속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멈춰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멈추어 서서 무엇이 나를 바쁘게 만들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왜 우리는 바쁘다는 것을 성공의 척도로 보고 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 바로 여기서 공부가 필요하고 배움이 필요하게 된다.
멈춰서는 것에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는 ‘다른 삶’을 살아가기 위해 첫 발을 뗀 것에 불과하다. 우리 인생을 하나의 긴 여행이라고 한다면, 멀리 가는 것만을 목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지점을 찾고 그 목표를 향해서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멈춰서는 것은 이러한 목표를 찾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다. 즉, 불확실한 목표를 잡았거나, 가고 있는 방향이 잘못되었다면 아무리 성실하게 노력했더라도 목표에 도달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일단 멈춰서는 용기를 갖게 되었다면,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서 내 주위의 풍경을 살펴보는 갖는 것이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어떤 원리에 의해서 작동되고 있는지, 그 동안 나는 어떤 기준으로 내 삶을 선택해 왔는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스스로는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어떠한 개인이든 자신의 선택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그 기준을 통해서 자신의 인생 사건들을 선택해 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은 모두 다 자기만의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고, 이러한 우선순위는 자신이 기대서 살아온 세상의 작동하는 원리(세계관)와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알아가기 위해서 공부가, 배움이 필요하게 된다. 그 공부의 방법은 개인들의 생각의 수만큼이나 다양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영화 한 편을 통해서 자신의 인생 목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또 누구는 우연찮게 펴 든 책에서 혹은 TV의 연설, 인터뷰를 통해서도 발견할 수 있겠다. 다만, 이런 ‘다른 삶’에 대한 방향은 한 순간을 통해서 이뤄지기보다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멈춰서기와 공부를 통해서 서서히 이루어진다. 예열 없는 공부처럼 상시적으로 지적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면 좀 더 빠른 시일 내에 그 깊이에 도달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공부하고 배움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히 시험에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행복을 정의하며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기 위해서이다. 즉, 나만의 삶,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이런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무엇이 우리를 사람답게 만드는 것인지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의 삶과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며 대체 무엇을 할(알) 수 있겠는가.
세상이 알려준 기준을 따라가서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이루어 갈 수 없다. 우리 모두는 같은 인간이지만 모두가 각각의 다른 본질을 가진 개체인 것이다. 수십 억의 많은 인간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나와 똑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전무후무할 터인데 어떻게 모든 사람이 똑같은 행복의 기준으로 살아갈 수 있단 말인가. 결국,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빠른 승진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즐거움, 행복, ‘다른 삶’이 있을 테니 자신만의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자기 나름의 공부와 배움이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서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고, 배움이 필요한 것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질문할 수 있는 ‘주체’가 되었을 때 나만의 삶을 설계할 수 있고 이렇게 될 때에야 세상의 선택 받은 몇 명만이 만족하는 사회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이 가능해진다.
4. ‘다른 삶’ 살아가기
결국 인생은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내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임을 알아가는 것은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에 가능해 진다. 100명의 사람들이 YES라고 대답을 하는 상황에서 나만 NO라고 외칠 수 있는 것은 단순한 지식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그만큼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선택한 삶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고, 중립적이지 않은 자신의 사유를 드러낼 용기가 필요해 진다.
마지막으로 이런 담대한 열정과 근기를 가지고 ‘다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런 삶을 살아가는 타자를 만나고, 그 안에서 서로 위로하고 치유를 주고 받음으로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만으로는 삶을 바꿀 수 없다. 몸이 바뀌어야 한다. 몸이 달라지기 위해서는, 나를 둘러싼 관계의 배치에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계기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내가 그 배치를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나에게 ‘다른 삶’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동일한 삶을 강요하는 관계들을 스스로 정리하고, 함께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만남으로 들어가야 한다.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다른 삶을 꿈 꾸는 사람들뿐 아니라 만남을 통해서 다른 삶이 잉태될 수 있는 그런 창발적 네트워크가 여기 저기 일어나기를 바래본다. 열정과 근기를 갖고.
2013. 09.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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