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639 프루스트 예술론과 니체의 강자 프루스트 예술론과 니체의 강자 천재의 작품이 즉각적인 찬미를 자아내기 어려운 이유는 작품을 쓴 자가 예외적인 인물로서 그와 비슷한 인물이 거의 없다는 데 있다. 천재를 이해할 수 있는 드문 지성을 생산하고 또 배양하고 증식하는 것은 바로 작품 자체다. 베토벤의 사중주곡(12번, 13번, 4번 15번) 자체가 오십 년이나 걸려 그 작품을 이해하는 청중을 낳고 길렀으며, 그리하여 모든 걸작이 다 그렇듯이, 예술가의 가치가 아니라면 적어도 지식인 사회에서(걸작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오늘날에는 폭넓게 구성된, 즉 그 작품을 좋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발전해 나간다. 우리가 후대라고 부르는 것은 작품의 후대를 말한다. 작품 자체가 이런 후대를 창조해 나가야 한다. 그러므로 .. 2021. 11. 1. 코나투스(conatus)는 그냥 '노~오력'이 아니다 아마도 스피노자의 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정리는 바로 3부 정리 7의 '코나투스(conatus)'일겁니다. 각각의 실재가 자신의 존재 안에서 존속하려고 추구하는 노력(conatus)은 실재의 현행적 본질 자체와 다른 어떤 것이 아니다. 3부 정리 7 하지만 우리는 코나투스를 단순히 '노력'에 불과하다고만 생각합니다. 니체는 자신의 철학적 선배로 유일하게 스피노자를 꼽았지만, 코나투스에 대해서는 이러한 이유로 가혹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존재 안에서 존속하려고 추구하는 노력"만으로는 강자적 삶을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던 거죠. 하지만 실제로 의 정리 하나 하나를 읽어보면 스피노자의 '코나투스'는 단순한 '노~오력'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3부 정리 7에서 코나투스(노력)가 나온 이.. 2021. 10. 29. 음악 기보법과 정신의 역사 특강 1강을 듣고.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6127797 감정, 이미지, 수사로 읽는 클래식 음악은 어떻게 소리를 감정, 이미지, 이야기로 바꾸는가? 이 책은 음악사를 넘나들며 곡을 만들 때 사용된 음악의 단어와 문법, 특정한 이미지를 드러내기 위해 동원된 수법, 청자들을 설득하고 www.aladin.co.kr 1강은 클래식의 기본이라고 하지만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는 부분들을 다뤘다. ^^ 도레미파솔라시도의 기본적인 음계부터, 균등분할음계, 선법이 어떻게 다른지, 화성과 대위를 낱말퍼즐로 설명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런데 이번에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서양의 '기보법'에 대한 이야기와 윤리적인 음과 비윤리적인(?) 반음에 대한 이야.. 2021. 10. 22. 오페라와 판소리 - 오페라를 싫어하는 건 아닌데 엊그제 금요일 오후에 걸으면서 유태평양의 판소리(심청전 중 한가락)를 들었습니다. 국악라디오나 유튜브의 국악TV에서, 민요나 가야금 산조만 듣다가 우연찮게 판소리를 들어보게 되었죠. (개인적으로 유태평양은 민요보다는...판소리가 훨씬 좋은 것 같네요. ) 걸으면서 듣는데 신기하게도 20분 정도되는 판소리가 너무나 재미났습니다. 내용을 알고 있으니, 내용 자체보다는 유태평양의 소리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고, 마지막 방아타령 부분에서는 정말 신명나더라구요. 판소리를 잘 듣지도 않던 내가 어떻게 판소리를 즐길 수 있을까 생각하다보니 오페라에 대한 생각까지 이어졌습니다. https://youtu.be/DCuUKltXaeM 만약 오페라가 그리스 비극을 원형으로 생각한다면, 오폐라를 즐기는 것과 판소리를 듣는 방식.. 2021. 10. 20. 코나투스의 힘 코나투스의 힘 - 정념으로부터의 해방 때때로 그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밖으로 거리나 길을 쏘다니는 오데트가 무슨 사고라도 당해 고통 없이 죽어 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때마다 그녀는 건강하게 아무 탈 없이 돌아왔다. 인간의 몸은 아주 유연하고 강인하여 온갖, 주위 위험을 저지하고 예방해 주어, 많은 사람들이 매일같이 거의 벌도 받지 않고 거짓말이나 쾌락에 몰두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기만 했다. 스완은 자신이 좋아하는 벨리니가 그린 무함마드 2세의 초상화를 아주 가까이 느꼈다. 이 인물은 여러 아내 중 한 아내를 거의 광적으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자 정신의 자유를 되찾으려고 그 아내를 단도로 찔러 죽였다고, 그의 베네치아 전기 작가가 순진하게 털어놓았다. 스완은 이렇게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에 화가 .. 2021. 10. 15. 똑같은 창문 불빛에서 나오는 전혀 다른 감정 어떻게 똑같은 대상에서 전혀 다른 감정이 나올 수 있을까 “안 돼요. 오늘 밤엔 카틀레야가 없어요. 제가 몸이 불편하다는 걸 알잖아요.” “오히려 당신 기분이 좋아질 수도 있을 텐데. 하지만 우기지는 않겠소.” 그녀는 돌아가지 전에 불을 꺼 달라고 했다. 그는 손수 침대 커튼을 닫고 집을 나왔다. 그러나 집에 돌아오자 갑자기 어쩌면 오데트가 오늘 밤에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어 단지 피곤한 척한 것뿐이며, 불을 꺼 달라고 부탁한 것도 실은 그녀가 자려고 한다는 걸 믿게 하려고 그런 것으로, 그가 그녀 집에서 나오자마자 불을 다시 켜고 그녀 곁에서 밤을 함께 보내기로 한 남자를 맞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그는 다시 집을 나와 삯마차를 잡아타고는 그녀 집 가까이 가서 그가 전에 문을 열어 .. 2021. 10. 14.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베르뒤랭 부인에 대한 인상 - 고매한 베르뒤랭) 베르뒤랭네 고유장점이라고 그가 믿는 것이 실은 오데트에 대한 그의 사랑이 그 집에서 맛본 기쁨의 반영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기쁨이 더욱 진지하고 깊어가고 생생해져 감에 따라 그 장점도 더욱 그렇게 되어 갔다. 베르뒤랭 부인을 때때로, 그것 하나만으로도 그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어떤 것을 주곤 했는데, 예를 들어 …… 또는 여름이 되어 오데트가 자기를 두고 혼자 떠나지나 않을까, 그녀를 날마다 계속해서 만나지 못하지나 않을까 하고 노심초사할 때, 베르뒤랭 부인이 두 사람을 그녀의 시골 별장에서 지내게 해 주어서 스완의 지성에 자기도 모르게 감사하는 마음과 타산적인 생각이 스며들어 그의 견해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베르뒤랭 부인.. 2021. 10. 14. 의미 없던 것은 어떻게 '의미있는' 것이 되는가 의미, 중요성, 사랑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관념의 크기, 정서의 크기 (오데트 - 첫인상) 반대로 어느 날 극장에서 옛 친구로부터 오데트 드 크레시를 소개받았을 때 … 물론 그녀가 스완 눈에 아름답게 보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는 그런 유형의 아름다움에 무관심했고, 아무런 욕망도 느끼지 않았으며, 시밎어는 일종의 육체적인 혐오감마저 들었다. … 그의 마음에 들기에 옆얼굴은 너무 날카로웠고 피부는 너무 약했으며 광대뼈는 너무 튀어나왔고, 얼굴이 전체적으로 너무 야위었다. 눈은 아름다웠으나 너무 커서 견디다 못해 축 처졌고, 얼굴 나머지 부분을 피로해 보이게 만들어 항상 안색이 좋지 않거나 기분 나빠 보이게 했다. 23쪽 (오데트의 인상 변화 - 제포라) 어쩌면 그의 두 번째 방문이 더 중요했는지 모른다.. 2021. 10. 13. 예술 - 문자에 갇힌 이미지의 해방 예술 - 문자에 갇힌 이미지의 해방 나는 숨겨진 것이 그것들 속에 있다고 생각되어 꼼짝 않고 바라보며 숨을 들이마시고, 이미지나 향기 저편으로 내 상념과 함께 가려고 애썼다. … 나는 지붕 선, 돌의 미묘한 빛깔을 정확히 기억해 내려고 애썼다.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것들이 내게는 속이 꽉 차 보이고, 마치 어떤 덮개에 불과한 양 지금 막 방긋 열리면서, 감추었던 것을 내게 건네주려는 것 같았다. … 그러한 인상들은 항상 지적인 가치가 없고 추상적인 진리와도 관계 없는 어떤 특정 대상에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 인상들은 내게 알 수 없는 기쁨을 일종의 풍요로운 환상을 줌으로써, 내가 위대한 문학작품을 쓰기 위해 철학적인 주제를 탐색할 때마다 느끼는 권태나 무력감으로부터 날 위.. 2021. 10. 13. 뇌과학에서 우리의 의식은 왜 모두가 거짓이고 왜곡일까 뇌과학에서 우리의 의식은 왜 모두가 거짓이고 왜곡일까 : 5장 인간 신체가 외부 물체에 의해 변용되는 모든 방식에 대한 관념은 인간 신체의 본성과 동시에 외부 물체의 본성도 함축해야 한다. ( 2부 정리 16) 인간 정신은 인간 신체가 변용되는 변용들의 관념들을 통해서만 인간 신체 자체 및 그 신체가 실존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2부 정리 19) 인간 신체의 모든 변용에 대한 관념은 외부 물체에 대한 적합한 인식을 함축하지 않는다. (2부 정리 25) 스피노자 철학에서 우리는 물 자체, 신체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 그 물건에 대한 관념, 내 신체에 대한 이미지는 모두 독특한 내 신체 구조와 감각을 통해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신체라는 매개를 통과한 표상, 상상을 통해서 세상과 나를 인식한.. 2021. 9. 29. 왜 정서와 느낌을 구분해야 할까?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왜 정서와 느낌을 구분하려고 했을까 : 3장 느낌 나는 정서를, 신체의 행위 역량을 증대시키거나 감소시키고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신체의 변용들’이자 동시에 이러한 ‘변용들의 관념들’인 것으로 이해한다. (스피노자, 3부 정의 3) 1장부터 4장까지 똑같은 텍스트를 함께 읽고 토론했는데, 전혀 다른 추론이 나왔다. 코알라샘은 3, 4장 발제를 하면서 이렇게 질문했다.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왜 이렇게까지 정서와 느낌을 구분하려고 할까?” 나는 저자자 결과적으로 무의식과 신체성을 강조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했고, 친니샘은 의식과 이성을 행동과 정치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이라는 추론을 했다. 이런 다른 추론이 나온 것은 저자가 의심했던 것처럼 우리의 추론 능력이란 인지적 능력보다 정서 및 느낌에 .. 2021. 9. 17. 살짝 드라이브 가서 하루종일 발담그기 좋은 곳 - 평창 흥정계곡 요즘 자주 평창에 가게 되는데, 평창이나 횡성 근처에 살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몇 년 여행을 가면 거의 숲을 걷는 것으로 휴가를 보냈는데, 이번에 평창 흥정계곡에 가보면서 옵션이 더 생겼다. 내년에는 2박 3일 계곡 근처에서 계속 있으면서 텐트 하나 치고, 계곡 따라 걷고, 발 담그면서 책 읽으면 좋겠다는. 주위 산이 너무 좋기도 하지만, 몇 킬로미터 쭈욱 계속되는 계곡을 바라보기만 해도 좋았다. 여름을 다 가고 있지만, 가을에도 겨울에도 가서 걸어보면 좋을 곳. 계곡 물소리, 그리고 다람쥐가 도토리 먹는 모습도 그저 좋다. 2021. 9. 4. 살짝 멀리가서 하루 종일 걷고 오기 좋은 숲 - 횡성숲체원 살짝만 드라이브 해서 나가면 걷기 좋은 곳이 지천이다. 청태산 자연 휴양림도 좋았지만, 조금 아기자기했던 횡성숲체원이 아주 좋았다. 특히, 걷는 길 중에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숲 한 가운데 흙길을 조성해놓았는데, 주변이 다 전나무와 소나무 종류들이라 전혀 다른 기분으로 걸을 수 있어 좋다. 참, 걷고 나면 발을 씻을 수 있는 곳도 잘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나무데크를 아기자기하게 걸을 수 있도록 해 놓은 곳이 있는데, 여기만 걸어도 숲 자체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두 길을 살짝 걷고 나오니, 그것만도 6~7킬로가 나온다. 규모가 엄청나게 크진 않지만, 곳곳에 다양한 길들을 조성해 놔서 한나절 걷기만해도 좋을 것 같다. 참고로, 너무 좋아서 평창에 있으면서 매일 들러서 걸었다는. 아..... 2021. 9. 4. 나의 홍차와 마들렌은... 나의 홍차와 마들렌은... : 모기향과 종이신문 … 어머니는 사람을 시켜 생자크라는 조가비 모양의 , 가느다란 홈이 팬 틀에 넣어 만든 ‘프티트 마들렌’이라는 짧고 통통한 과자를 사오게 하셨다. … 그런데 과자 조각이 섞인 홍차 한 모금이 내 입천장에 닿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 내 몸속에서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감미로운 기쁨이 나를 사로잡으며 고립시켰다. 86쪽 … 이 기쁨은 어디서 온 것일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 두 번째 모금을 마셨다. 첫 번째 모금이 가져다준 것 외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가져다주지 못했다. 세 번째 모금은 두 번째보다 못했다. 멈춰야 할 때다. 차의 효력이 줄어든 것 같았다. 내가 찾는 진실은 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 2021. 8. 31. 문학의 힘 (프루스트) 문학의 힘 우리가 아무리 실제 인물과 깊은 교감을 나눈다 할지라도, 그 인물 대부분은 우리 감각에 의해 지각되고, 말하자면 우리에게 불투명하게 남게 되므로, 우리 감성으로는 들어 올릴 수 없는 무게를 제공한다. 불행이 한 실제 인물을 휘몰아쳐도 우리가 감동하는 것은 불행에 대한 우리의 전체 관념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뿐만 아니라 그 인물 자신이 감동하는 것도 자신에 대한 전체적인 관념 중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소설가의 독창적인 착상은 정신으로서는 뚫고 들어갈 수 없는 부분을 같은 양의 비물질적인 부분으로, 다시 말하면 우리 정신이 동화할 수 있는 부분으로 바꾸어 놓을 생각을 했다는 데 있다. 154쪽 … 우리가 그러한 행동이나 감동을 우리 것으로 만들었고, 그런 일이 일어나는 .. 2021. 8. 26. 실제 인물과 가짜 사람 실제 인물과 가짜 사람? 그런 날들의 오후는 평생 동안 경험하는 것보다 더 많은 극적인 사건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것은 내가 읽고 있는 책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로, 그 사건들과 관계되는 인물들은 사실 프랑수아즈의 말대로 ‘실제’ 인물은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가 실제 인물의 기쁨이나 불운에 대해 느끼는 감정도 모두 이런 기쁨이나 이런 불운에 대한 이미지의 매개를 통해서만 생겨나는 것이다. … 우리가 아무리 실제 인물과 깊은 교감을 나눈다 할지라도, 그 인물 대부분은 우리 감각에 의해 지각되고, 말하자면 우리에게 불투명하게 남게 되므로 우리 감성으로는 들어 올릴 수 없는 죽은 무게를 제공한다. 불행이 한 실제 인물을 휘몰아쳐도 우리가 감동하는 것은 불행에 대한 우리의 전체 관념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뿐.. 2021. 8. 26. 의식과 무의식에 대한 프루스트의 관찰 무의식에 대한 실제적 관찰 기록 : 1권 92~206쪽 그때 내 머릿속 생각 또한 하나의 요람인 양 여겨져,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도 나 자신은 요람에 깊숙이 파묻혀 있다고 느꼈다. 밖에서 한 물체를 보아도, 그 물체를 보고 있는 의식이 나와 그 물체 사이에 놓이거나 그 물체를 가느다란 정신적인 가두리로 둘러싸고 있어, 나는 결코 직접적으로 그 질료에 가닿을 수 없었다. 152쪽… 내가 책을 읽고 있을 때 내 의식은, 내 자아의 가장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열망에서부터 저기 정원 끝 내 눈앞 지평선 너머 보이는 곳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상태를 동시에 펼쳤는데, 그와 같은 일종의 다채로운 스크린에서 우선 내게 가장 내밀하게 느껴진 것,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나머지 모든 것들을 지배하던 손잡이는, 바로.. 2021. 8. 2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삶의 조건으로서 거짓 : 밀란 쿤데라 에는 소련과 공산주의, 도피와 망명, 자아비판과 비밀경찰 - “프라하의 봄”을 떠오르게 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번에 읽을 때는 정치적, 군사적,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의식과 의미라는 무거움 속에서 자라난 토마시, 테레자, 프란츠, 사비나의 담담하지만 고군분투처럼 읽혔다. 자신의 존재 자체를 짐으로 여기며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 당황하고, 함께 하고 싶어하지만 또한 홀로 있고 싶어하며 살아가는 모습들! 소설 첫 문장부터 ‘영원회귀적 삶’을 이야기하는 밀란 쿤데라의 마음이 살짝 느껴지기도 한다. 마지막 부분에 짧은 이야기가 나온다. 함께 비행기를 탔다가 토끼로 변한 토마시를 건네받으면서 너무 행복해서 눈물을 흘리는 테레.. 2021. 8. 23. 이전 1 ··· 6 7 8 9 10 11 12 ···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