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639 해석으로서의 진리와 객관성으로서의 진리 해석으로서의 진리와 객관성으로서의 진리 : 마르셀 에나프, 진리의 가격? 의 저자 마르셀 에나프는 은유로서가 아니라 글자 그대로 “진리의 가격”을 살펴보고 싶다고 말한다. 어떻게 “진리의 가격”이 증여, 선물, 화폐가 연결될지 흥미를 가지고 살펴보았다. 하지만 ‘소피스트와 돈’로 시작한 책이 ‘정정당당한 소피스트’로 끝날 때까지 저자의 논지를 따라가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진리의 가격과 선물이 어떻게 연결된다는 것인가? 진리의 가격은 얼마란 말인가? 정신의 발견 이후, 공동체와 증여 책의 초반부와 마지막을 다시 읽으면서 이 ‘진리의 가격’이 ‘개인(정신)의 발견’ 이후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공동체를 이룰 것인가라는 문제제기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정신의 발견’ 이후에 스스로를 새로운 그리스 .. 2021. 5. 11. 누구도 자신이 자신임을 증명할 이유가 없다 네 가지 커다란 오류 8절에 나오는 글이다. 한 글자도 덧붙일 것이 없다. 독특성을 가진 존재에 대해 이보다 더 잘 말해주는 구절은 없었던 것 같다. 누구도 자신이 자신임을 증명할 이유가 없다 무엇만이 우리의 가르침이 될 수 있는가? - 인간 각자에게 그의 특성을 부여하는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신도 사회도 부모도 조상도 각 개인 자신도 그의 특성을 부여하지 못한다. (여기에 마지막으로 거부되는 터무니없는 표상은 칸트가 그리고 그 전에 이미 플라톤이 가르쳤던 ‘예지적 자유’라는 표상이다.) 하나의 인간이 존재한다는 것, 그가 이러저러한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 그가 바로 이러한 상황과 이러한 환경에서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책임이 없다. 각 개인의 숙명적인 본성은 이미 존재했었고 또 .. 2021. 5. 7. 용인 수지도서관 2021년 5월 함께 읽기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3, 4월에 이어 5월 용인 수지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함께읽기' 프로그램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여러권의 후보 중에서 4월 신청자들의 투표를 통해서 5월 책을 선택했는데, 이번에는 오스카 와일드의 를 읽게 되었습니다. 밀란 쿤데라의 과 나쓰메 소세키의 가 되지 않을까 했는데 의외였습니다. 아마도 새로운(?) 책을 읽고 싶은 욕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5월 계획서에는 이렇게 적었네요. ^^ :과잉 의식의 시대에서 우리는 어떻게 건강한 표정을 만들 수 있을까? 지금 우리는 얼굴을 넘어 온몸에서 표정을 읽어낼 수 있고, 건물, 책장, 자동차, 벽면에서도 얼굴을 봅니다. 맥주잔이 자신을 노려보고 있다고 말하면서 구토감을 느꼈던 사르트르의 주인공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비인간적.. 2021. 4. 28. 세상은 낱말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세상은 단어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 니체의 텍스트 중에 바그너를 제외하고 다른 철학자의 이름이 사용된 적은 없다. 니체가 1888년 , 1889년 를 썼다는 것은 니체에게 바그너는 어느 정도의 영향을 주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왜 바그너일까? 니체가 생각하는 음악에서 시작해야 한다. 니체는 음악이야말로 삶의 표현이고, 삶 그 자체이며, 힘에의 의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말이 아니라 힘에의 의지, 논리와 이성이 아니라 반이성과 비논리의 논리를 말했던 니체에게 자신의 철학은 한 마디로 음악이어야 했다. 니체는 이런 음악을 삶에 가장 잘 적용했던 것이 고대 그리스의 비극이라고 생각했다. 니체의 첫 저작이 임을 생각해보면 니체 철학에서 ‘그리스 비극’이 갖는 중요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 2021. 4. 28. 살짝 드라이브 가서 걷기 좋은 곳 - 평택 소풍정원 평택, 소풍정원 일주일에 한 번쯤은 1시간정도 드라이브 가서 걷는데, 이번에는 소풍정원을 다녀왔다. 공원 반대편 언덕에는 강이 접해 있어 공원 안에서 걸어도 좋고, 언덕으로 걸어도 좋다. 공원에 여러 길이 있어서 서로 마주치지 않고 걸을 수 있고, 전체 한바퀴를 돌면 2킬로미터 정도 되는 결코 작지 않은 공원! 주중에 다녀왔는데 사람도 적고 딱 걷기 좋다. 여기서 캠핑도 하는듯. 2021. 4. 24. 살짝 멀리 드라이브 가서 걷기 좋은 곳 - 백제의 도시 부여 백제 문화의 도시, 부여 : 참 아름답다.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고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다. 요즘 백제의 문화와 도시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처음으로 부여를 다녀왔다. 아무 생각없이 1시간 40분 차를 몰고 가니 멋진 부여의 모습이 보인다. 예전에 오키나와에 갔을 때 느꼈던 소박하면서 아름다운 모습. 그리고 제주에 온 것처럼 뭔가 풍경이 이국적이지만 참하고 좋다. 높은 건물이 없다는 것도 너무 좋다. 그냥 살짝 걷고 왔는데, 몇 번 더 다녀올 것 같다. 백제 문화의 도시, 부여 : 참 아름답다.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고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다. 요즘 백제의 문화와 도시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처음으로 부여를 다녀왔다. 아무 생각없이 1시간 40분 차를 몰고 가니 멋진 부여의 모습이 보인다. 예.. 2021. 4. 24. 이방인 이방인 알베르 카뮈 그리스인들은 자신들과 다른 모습을 한 사람들을 바바로스barbaros라고 불렀다. 이후 바바로스는 야만적인 민족(사람)을 뜻하게 된다. 우리는 '낯설은 것', '이질적인 것'을 중립적으로 보지 못한다. 어떤 존재도 자신의 방식을 확장하거나 유지하려 하지 일부러 바꾸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삶의 방식 - 외적인 모습이나 절차, 관례, 사유 방식과 다른 것들을 호기심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두렵고 공포스러운 것으로 바라본다. 이제까지 행해왔던 방식과 다른 사유와 행동을 한다는 것은 굉장한 에너지를 요구하고 전면적인 재배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어떤 생명체도 이전의 존재방식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살아가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어제 담근 물에 다시 발을 담글 .. 2021. 4. 22. 고귀한 자는 어디서 오는가 고귀한 자는 어디서 오는가 : 8장, 9장 의 부제는 ‘미래철학의 서곡’이다. 니체식으로 보면 강자, 고귀한 자, 귀족, 자유정신을 소유한 자들의 도래를 요청하는 노래다. 제목을 보면 1장 ‘철학자들의 편견에 대하여’로 시작해서 2장 ‘자유정신’, 3장 ‘종교적인 것’으로 전반부를 마무리한다. 4장 ‘잠언과 간주곡’은 제목 자체에서 드러나듯 아주 짧은 경구를 나열하면서 정신을 정화(?)하고 뭔가를 준비하는 장이다. 이어서 5장 ‘도덕의 박물학’, 6장 ‘우리 학자들’, 7장 ‘우리의 미덕’이 나온다. 이제 9장 ‘고귀함이란 무엇인가’로 넘어가면 될 것 같다. 그런데 8장 ‘민족과 조국’에서 니체는 고귀한 인간으로 가는 마지막 단추로 갑자기 바그너 이야기를 꺼낸다. 바그너 음악으로부터 시작해서 모차르트, .. 2021. 4. 20.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토마시, 테레자, 사비나, 프란츠 네 남녀의 어쩌면 너무나 뻔해 보이는 사랑 이야기. 하지만 이 한 권을 읽으면서 니체가 생각났고, 존재의 허무함에 고독하고 슬퍼지기도 하고, 아름다움도 생각나고, 또 피할 수 없는 고통도 떠오른다. 사비나의 말과 테레자의 말을 되새겨보고싶다. "인생이란 이해가능한 거짓말을 뒤집어 쓰고, 이해불가능한 진실을 가슴에 품고 사는 것" "이상한 행복, 이상한 슬픔. 이 슬픔은 우리가 종착역에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행복은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슬픔은 형식이었고, 행복이 내용이었다. 행복은 슬픔의 공간을 채웠다." 2021. 4. 10. 여성의 퇴화와 남성의 어리석음 여성의 퇴화와 남성의 어리석음 : 7장 우리의 미덕 232, 239 여성은 자립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여성이 ‘여성의 본질’에 대해서 남성들을 계몽시키려는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모든 면에서 추악해져가는 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최악의 진보에 속한다. … 그녀가 우아하게 처신하고 유희하는 영리함과 기교, 그리고 근심을 없애주고 마음의 짐을 벗어나게 해주고 매사를 쉽게 생각하는 영리함과 기교를 망각하기 시작하고, 쾌락을 느끼고 싶어하는 욕망을 통제하는 섬세한 솜씨를 망각하기 시작한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 여성이 이런 식으로 학문적이 되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은 최악의 취미와 같은 것이 아닌가? 이제까지 다행스럽게도 계몽한다는 것은 남성의 일이었고, 남성에게 주어진 천분이었으며, 남.. 2021. 4. 6. 계보학적 읽기 계보학적 읽기 : 5장 도덕의 박물학 192 우리의 감각도 새로운 것을 적대시하고 혐오한다. ‘가장 단순한’ 감각 과정에도, 나태라는 수동적인 정념까지 포함하여 두려움, 사랑, 증오 등과 같은 정념이 이미 지배하고 있다. 오늘날 책을 읽는 사람들은 (음절은 고사하고) 한 페이지에 수록된 개개의 단어들을 다 읽지는 않는다. 이샙 개의 단어들에서 대략 다섯 개를 제멋대로 선택해서 이 다섯 개의 단어들에 포함되어 있을 것 같은 의미를 ‘추측하는 것이다’. 192 이해되지 않는 책을 읽을 때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읽기가 어려워.” 혹은 “글자는 읽을 수 있겠는데 무슨 말인지는 하나도 모르겠어.” 단어 자체는 읽을 수 있지만 그 의미를 모르겠다는 말이다. 그런데 읽기에 관해 니체는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다.. 2021. 4. 6. 함께 읽기 3월 후기 '따로 또 같이' 읽기 가능할까? 지난 3월 한달동안 진행된 용인 수지 도서관서 진행한 '함께읽기'는 그 형식면에서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요약해보면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각자가 스스로 읽고, 월말에 함께 이야기 나누고 강의를 듣는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형식인데, 이번에 코로나19를 맞이하면서 마지막에 함께 하는 것 역시 온라인으로 만나게 되면서 이런 방식도 하나의 '읽기형식'이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로각자'라고 했지만, 도서관에서 '함께 읽기 3월 밴드'를 만들어서, 약 3주 동안 온라인상으로 각자가 어떻게 읽고 있는지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하루에 30쪽씩 읽고, 인상적인 구절을 올려보자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였습니다. 특히 이번에 읽은 책이 여서 소리내서 읽기를 권했.. 2021. 4. 3. 감각의 관점주의 - 삶의 조건으로 거짓(4) 감각의 관점주의 모든 도덕은 자유방임과 대립되는 것이며, ‘자연’에 대한 일종의 폭정이고, 또한 ‘이성’에 대한 일종의 폭정이다. … 모든 도덕에서 본질적이고 귀중한 점은 그것이 장기간에 걸친 강제라는 점이다. 스토아주의나 포르 루아얄이나 청교도주의를 이해하려면, 모든 언어가 힘과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서 이제까지 사용했던 강제를 - 즉 운율상의 강제, 각운과 리듬의 강제를 - 상기할 필요가 있다.… 대략적인 의미에서나 엄밀한 의미에서나 노예적인 예속은 정신의 훈련과 훈육을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수단인 듯이 보인다. 모든 도덕을 이 점에 비추어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도덕 속에 깃들어 있는 ‘자연’은 자유방임과 지나치게 분방한 자유를 증오하도록 가르치며, 제한된 지평에 대한 욕망과 가장 가까운 과제를 해결하.. 2021. 4. 3. 거짓과 창조 - 삶의 조건으로의 거짓 (3) 거짓과 창조 : 삶의 조건으로 거짓 (3) 너희가 세계라고 불러온 것, 그것도 너희에 의해 먼저 창조되어야 한다. 너희의 이성, 너희의 이미지, 너희의 의지, 너희의 사랑이 세계 자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진정, 너희의 행복을 위해, 깨친 자들이어 (, 2부 2행복한 섬에서) ‘진리는 창조되는 것이어야 하고, 동시에 창조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창조된 것을 발견된 것으로 믿어야 한다’는 말은 매혹적이다. 하지만 이를 실제 삶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창조된 것을 발견된 것으로 믿어야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유럽적 질병’의 증상을 억눌러왔던 기독교적 ‘믿음’을 되찾으라는 말은 아닐테니 말이다. 이 부분도 소화하기 쉽지 않은데 니체는 ‘발견’에 머물지 않고 한 걸음 .. 2021. 3. 31. 용인 수지도서관 2021년 4월 함께 읽기 <페스트> 3월에 이어서 4월에도 용인 수지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함께읽기' 프로그램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혼자 읽기 조금 벅차지만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들! 도서관에서 주관하고, 각자는 스스로 읽을 수 있도록 하는 '함께 읽기' 프로그램 좋은 것 같습니다. 향후에 이처럼 스스로 책을 읽고, 생각하고 통찰하는 힘을 기르는 방식으로 많은 프로그램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3월 도서를 사서님과 제가 상의해서 결정했다면, 4월 도서는 여러권의 후보를 가지고 3월 신청자분들이 직접 투표로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4월에 읽게 된 책은 알베르 카뮈의 ! '페스트'가 지금 우리의 현실이기에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누구도 가리지 않는 대재앙 속에 인간(우리)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4월 한 달 .. 2021. 3. 30. 자유정신의 소유자들 - 호메로스적 인간과 근대적 인간 그 사이에서 : 삶의 조건으로서의 거짓 (2) 자유정신의 소유자들 - 호메로스적 인간과 근대적 인간 그 사이에서 : 알렉산더 네하마스 2장 + 사악할 정도로 호기심이 많고 잔인할 정도로 탐구적이며, 포착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도 주저없이 붙잡으려 하고, 가장 소화하기 어려운 것도 소화해내는 이빨과 위장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날카로운 통찰력과 예민한 감각을 요구하는 어떠한 수공업적인 작업도 할 용의가 있으며, 넘치는 ‘자유의지’ 덕분에 어떠한 모험이라도 불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 … 이는 우리가 고독에 대해서 태어날 때부터 충성을 맹세한 질투심 많은 고독의 친구들이며, 우리 자신의 가장 깊고 가장 어둡고 가장 밝은 고독의 친구들이기 때문이다. (, 2장 자유정신, 44) 니체가 묘사하는 ‘자유정신의 소유자들’의 모습은 곧바로 의 영웅 아킬레우스를 떠.. 2021. 3. 23. 말러 교향곡과 '천 개의 고원' 말러 교향곡과 '천 개의 고원' 슈만 음악감상 세미나에서 슈만과 니체의 '평행이론'에 대해서 살짝 이야기했었는데, 말러 교향곡을 들으면서는 현대철학자 들뢰즈가 떠올랐습니다. 특히나 들뢰즈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말러의 교향곡과 형식과 내용면에서 아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교향곡을 들을 때 말러 교향곡부터 시작하는게 더 흥미로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말러 교향곡은 거대하고(100명의 오케스트라) 길고(1시간은 기본), 말러 이전의 음악작품들 조각조각이 여기저기 들어가 있어서 이를 잘 이해하려면 엄청난 내공이 필요하다라는 생각들! 휴......듣기 전부터 뭔가 포기각이죠. 뭐, 그렇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말러는 시대적 징후를 자신의 음악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이전과.. 2021. 3. 18. 진리와 주체 혹은 진리의 가격에 대한 문제 진리와 주체 혹은 진리의 가격에 대한 문제 : 1장 소크라테스의 문제제기 소크라테스의 문제제기는 이것이다. 에서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그리스 최고의 영웅인 아킬레우스에게 비유했다. 이는 단순한 영웅에 대한 비유이기도 하면서 시대에 ‘생각과 행위에 간극’이 없었던 호메로스적 인간에 대한 환기이기도 하다. 호메로스의 영웅 시대에도 물질(전리품)이 중요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호간의 동맹이었고, 그에 대한 정당한 선물과 보증이었다. 트로이 전쟁에서 아킬레우스가 그리스군이 거의 패배할 때까지 전투에 나가지 않았던 것은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이 아니었다. 그는 상호적 인정으로 주어진 전리품을 빼앗겼기 때문에, 이러한 시위를 통해서 시대의 윤리로 작용했던 선물로 이어진 공동체를 다시 세우고자 했다. 이렇게 보면.. 2021. 3. 16.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