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희망4

<들풀> 1 생명 자체에 달라붙어 있는 ‘죽음’- 루쉰 , , , 왕후이 4장 - ‘무쇠방’에 대해 이야기할 때, 루쉰이 보여준 태도는 뭔지 모르게 모호한 면이 있었다. “희망은 미래 소관이고 절대 없다”라고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글을 쓴다니. 희망을 갖고 있다는 말인지 아니면 자신은 믿지 않지만 그저 도와주겠다는 것인지. 그가 보여주는 삶의 태도는 항상 이런 식이었던 것 같다. 계몽주의자처럼 보이지만 콕 집어서 그렇다고 말하기에는 애매한 면이 있고, 개인주의자 같지만 항상 사회문제를 놓지 않는 루쉰의 독특한 면모. 이처럼 서문에 쓰여진 ‘희망’에 관한 혼돈스러운 루쉰의 말은 에 와서 조금 더 구체적인 해석의 단초를 주고 있다. 특히 의 전체 주제라고 할 수 있는 ‘죽음’에 대한 루쉰의 생각을 따라가다보면 왕후이가.. 2015. 11. 12.
죽음을 슬퍼하며 사랑과 혁명은 일상을 꾸리는 것 - 루쉰 전집 2권, 방황 - 1925년은 루쉰과 쉬광핑의 교류가 시작된 해였으며, 이글이 쓰여진 10월은 베이징여사대 사건에 루쉰이 적극적인 개입을 하고 있을 때였다. 즉 에서 나오는 쥐안성과 쯔쥔을 보면 루쉰과 쉬광핑의 관계가 떠오른다. 쥐안성과 쯔쥔이 어떤 관계였는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그들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고, 이런 모습은 자신의 아내가 가족과 함께 있는 상태에서 쉬광핑과 교류하고 있는 루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전통과 규범에 저항하는 사람들. 하지만 전체를 읽어가면서 통감하는 부분은 루쉰에게 혁명이란, 사랑이란 일상을 꾸리는 것, 자질구레한 일을 하고, ‘강물이 흐르듯 끊임없이’ 밥먹는 일임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리고 루쉰은 이런 혁명과 쉬광핑과의 관계.. 2015. 10. 21.
변신 by 프란츠 카프카 (문학동네) 변신 by 프란츠 카프카 (문학동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은 묘한 책이다.그의 책에서는 일반적인 현실을 벗어난 어떤 특이한 모습이 하나도 나타나지 않는다. 단지 그레고르 잠자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가 갑충과 비슷한 벌레의 모습으로 변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상상이나 비유가 아닌 진짜 단단한 등껍질을 가지고 무수히 많아 보이는 다리를 가진 벌레로 변해버린 그를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그가 아끼고,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대화가 가능했던 여동생도 결국은 계속되는 ‘현실’적 압박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는 이제 가족들에게도 그렇게 변해버린 ‘짐’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상상이 가는가? 벌레로 변해버린 나. 하지만, ‘변신’에 나타난 상황적인 묘사나 분위기는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그.. 2013. 8. 6.
날개 by 이상 (문학과지성사) ... 나는 불현듯이 겨드랑이가 가렵다. 아하, 그것은 내 인공의 날개가 돋았던 자국이다. 오늘은 없는 이 날개, 머릿속에서는 희망과 야심의 말소된 페이지가 딕셔너리 넘어가듯 번뜩였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 번 이렇게 외쳐 보고 싶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가슴이 뜨거워진다.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 아직은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만 같다. 2013. 2.26 2013. 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