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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에서 카프카로3

비인칭의 문학 비인칭에서 비인칭으로: 모리스 블랑쇼, 1장 문학은 세계가 존재하기 이전의 사물들의 현전이요, 세계가 사라지고 난 이후의 사물들의 투지이며, 모두가 지워지고도 남아 있는 것의 완강함이요, 아무것도 없을 때 나타나는 것으로부터 오는 얼떨떨함이다. 그래서 문학은 밝히고 결정하는 의식과 혼동될 수 없다. 문학은 나 없는 나의 의식이요, 광물의 빛나는 수동성이며, 멍멍함 그 밑바닥으로부터의 명철함이다. (, 50쪽) ‘날카로운 말을 쓰러뜨린 자’, ‘백색 태양을 죽인 자’, ‘말 없는 푸른 늑대’ - 인디언의 이름들은 하나같이 고정된 무언가를 말하기보다는 흘러가는 풍경 속의 한 장면 같다. 다시 말해, 명사가 아니라 동사 형태로 이름을 지으면서 어떤 존재도 홀로 존재하지 않으며, 또한 한 순간도 그대로 멈춰 있.. 2020. 9. 3.
마지막 말, 진정 마지막 말, 진정 진정 마지막 말 마지막 말, 진정 마지막 말, 진정 진정 마지막 말: 모리스 블랑쇼, 11장 “사후 34년 만에 공개된 미셸 푸코의 유작, ‘성의 역사’의 완결편, - 육체와 욕망 그 진실을 밝히는 기념비적 대작” - 알라딘(www.aladin.co.kr)의 판촉 문구! 이 나온다는 문구에 벌써부터 마음이 들썩였다. 마치 이 책을 읽어내면 그동안 읽지 못했던, 알 수 없었던 푸코의 진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예상했겠지만, ‘그’ 책을 읽었다고 해서 완결된 진실을 알 수 없었다. 오히려 그 마지막 책의 출현으로 인해서 푸코의 앞선 책들은 이전과 전혀 다른 조명 속에서 읽혀야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블랑쇼가 말한대로, 새로운 주석은 또 다른 주석을 부를 뿐이고 서로는 서로를 비춰주는 거울의 역할을 할.. 2020. 8. 30.
비존재 가운데 드러나는 존재 - 모리스 블랑쇼 밤의 불가능성으로서의 밤: 모리스 블랑쇼 하지만, 존재 대신에, 그리고 사람들이 말하듯이 존재자 대신에, 존재에 관한 것만 남았으며, 자신이 생겨나게 해야했던 의미를 통하지 않고서는 인간은 그 어느 것에 다가갈 수도 그 어느 것을 살아갈 수도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43쪽) 바타유에게 깊은 영향을 받았다는 말에서 눈치를 챘어야 했다.‘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자체는 너무 거대했고, 그에 대한 대답으로 주어지는 죽음, 무(無), 모호함, 부재/현재, 의미/무의미라는 단어 앞에서 어떤 태도와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당황스러웠다. 신기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싫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처음 읽을 때 ‘이해 불가능성’은 모리스 블랑쇼 읽기의 장애였지만 또한 이는 미지의 것에 대한 욕망으로 작동했으니까... 2020. 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