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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오이디푸스3

세계 끝의 버섯 은 말 그대로 버섯 이야기다. 특히 미국 오리건주, 일본, 핀란드의 송이버섯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송이버섯 채집꾼들, 소나무의 생태, 소나무와 송이버섯의 공생적 관계까지. 그렇다고 이 책이 송이버섯'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송이버섯으로 생태주의를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신기하게도 애나 칭은 송이버섯의 채집 유통경로를 따라가면서 자본주의와 비자본주의가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자본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분석을 보여주는 책들은 많다. 이런 책들을 읽고 나면 과연 자본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능할까, 자본주의가 끝날 수 있을까 한탄스러울 때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은 냉혹한 자본주의 세계가 끝나지 않음에 절망하는 것에 끝나지 않고 그곳에서 피어나는 비자본주의적 삶과의 연계성을 보여준.. 2023. 12. 14.
<안티오이디푸스> 깊이 읽기 - 1강 지도 그리기, 시작! "내가 생각하기에 를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가령 성애술(erotic art)이라는 말로 전달될 때의 의미에서 '술術(art)로 읽는 것이다. (중략) 감히 말하건대 는 윤리 책이며, 꽤나 오랜만에 프랑스에서 저술된 최초의 윤리 책이다." (푸코) 2019년 글쓰기강학원팀은 1년동안 와 들뢰즈/가타리의 을 읽었다. 읽히지 않는 책을 가슴에 품고 1년을 가지고 다니다 보니, 아주 조금씩이지만 격하게 맞장구치는 구절을 만났고 조금씩의 체험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이렇게 끝낼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1년전에 멋진 강의를 들려준 성기현샘을 모시고 다시 한번 들뢰즈/가타리를 탐구해보자는 실천이 이뤄졌다. "광화문보다 더 북쪽에서 왔어요."란 소리에 놀라자 다른 분은(정군?) "전 .. 2020. 1. 20.
다른 퇴근길(3) 퇴근길과 백수, 그 사잇길의 존재론 퇴근길과 백수, 그 사잇길의 존재론: 이건 백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류가 태초부터 전쟁을 해 왔다지만, 에 관한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보아도 팔과 다리를 없애버리는 예는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 일종의 원근법적 착시 때문에 우리는 절단에 의한 이러한 불구를 우연한 사고 탓으로 돌린다.” …… 사회의 최상층이든 아니면 최하층이든 처음부터 선천적인 신체 장애자, 수족이 절단된 사람, 사산아, 선천적으로 허약한 사람, 외눈과 외팔이 등을 필요로 하는 것은 국가 장치이다. (, 819쪽) 퇴근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보겠다고 호기롭게 말한 지 7년이 지났다. 일주일에 5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믿)게 만든 사회, 스스로-함께 살아가는 능력을 잃어버려 ‘불구’로밖에 살 수.. 2019. 1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