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동4

기술 시대의 '인간의 조건' 기술 시대의 ‘인간의 조건’: 한나 아렌트, 1장 근대는 노동을 예찬하면서 시작되었고, 모든 사회를 노동 사회로 만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근대 세계의 모든 인간들은 ‘노동 없는 사회’,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을 목표한다. 바로 이 점에서 모순이 발생한다. ‘노동’에만 가치와 의미를 부여해온 근대 사회는 노동 너머의 활동에 대해서 아는 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해방이란 사실상 불가능한 ‘사적 삶의 향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나 왕이 되어도 그들은 자신의 일을 오로지 ‘노동’, ‘직업’의 관점에서만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이렇게 보면 나카마사 마사키가 에서 ‘인간’의 의미를 세네카(기원전4~65년), 키케로(기원전 106~ 기원전43)의 글을 다시 소개하고자 했던 르네상스 시대.. 2020. 11. 5.
불쾌감이라는 화폐 불쾌감이라는 화폐 아버지의 노동을 볼 수 없는 세대가 되었다. 어릴 적부터 앞마당을 쓸거나, 밥 먹을 때 수저를 챙기고, 청소를 하면서 가정에서 자신이 나름의 역할을 한다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렸다. 가정이나 마을에서 활동과 노동으로 사회적/가정적/공동체적 역할을 경험할 기회가 없어져 버렸다. 그런 모습을 볼 수도 없다. 예전엔 월급봉투라도 볼 수 있었고, 월급날엔 아버지가 사온 통닭을 먹으면서 그 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버지가 노동으로 돈을 벌어온다는 감각은 가장이 집에 들어오면서 드러내는 불쾌감의 양으로 판단된다. 집에서는 아버지의 불쾌감으로 그가 뭔가 바깥에서 힘든 노동을 했다는 감각을 갖게 된다. 어머니 또한 마찬가지다. 집안의 가사 노동으로 자신 역시 얼마나 힘든지를 .. 2017. 9. 27.
맑스 노동가치설과 게젤의 자유화폐론 맑스 노동가치설과 게젤의 자유화폐론 잉여생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혹은 잉여가치는 어디서 발생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항상 그 사회가 돌아가는 원리를 드러낸다. 고대 스파르타는 물질적 풍요가 정신을 나약하게 만든다고 여겼고, 아테네는 넘쳐나는 물질들로 예술의 정치를 시도했다. 또한 포틀래치는 분명 과도한 잉여물에 대한 위험성을 처리하는 방식이었고, 쿨라 역시 잉여물로 인한 전쟁을 피하기 위해 고안된 의례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실비오 게젤은 자유화폐론freigeld을 전개하면서 맑스의 을 통렬히 비판한다. 왜냐하면 잉여가치에 대한 맑스의 해석이 더 이상 들어맞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잉여가치에 대해서 맑스와 게젤은 어떻게 다르고, 왜 다른 관점을 가졌을까. 맑스의 노동가치설 - 잉여가가치는.. 2017. 7. 11.
[읽기의급진성] 도덕, 도덕, 도덕, 도대체 왜? 아침놀, 2~3권 니체는 왜 기존의 관습과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도덕에 대해서 이토록 통렬히 비판하는 걸까? 아니 비판을 넘어서서 그 기초를 통째로 뒤 엎어 버리려고 하는 이유는 뭐지? 도대체 왜? 그저 통념으로 가지고 있는 우리들의 생각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훈계하는 건 아니었다. 계몽과 호통을 넘어서 그렇게 뱉어내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니체의 고독과 절망이 느껴졌다. 누구도 볼 수 없는 세상을 봐 버렸고, 보이지 않는 세상의 경전을 읽어버린 니체. 그것을 보았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아무도 이해해 주지 못하고 이해할 수도 없는 시대에서 니체는 글을 쓸 수밖에 없었으리라! ‘지하에서 작업하고 있는 한 사람’은 온전히 다른 사람들만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 극도의.. 2013.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