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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문화6

'소수적인' 문학과 소설의 종말 "사실 문학 자체가 본래적으로 소수적인 것이지 않은가?"  들뢰즈/가타리의 카프카(1883~1924) 논의를 따라가다보니 자연스레 '소설의 종말'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표현만이 우리에게 방법을 제공한다."라고 말하면서 카프카 스스로가 문학-기계, 표현-기계가 되었던 것도 '소설의 종말'관 연결해보면 자연스러운 귀착으로 보였다. 동물들이 주인공이지만 결코 현실과 유리되지 않는 소설, 내용보다는 표현 자체를 통해서 말하려는 카프카. 카프카는 왜 그렇게 다른 표현에 집착했을까? 소설의 종말에 대해 말하는 것은 서구 작가들, 특히 프랑스인들의 기우에 지나지 않을 따름이다.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동유럽이나 라틴아메리카 작가들에게는 어불성설이나 다름없다. 책꽂이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을 꽂아놓고 어떻게.. 2024. 7. 10.
책의 시각적 형태가 사고방식에 주는 영향 (feat. 각주) 이전에 썼던 ​낭독의 사유와 묵독의 사고라는 글에서 낭독과 묵독의 차이에 대해서 말했다. 그때도 낭독과 묵독의 차이를 조금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은유와 경구들로 가득한 에 이어서 연속으로 이라는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물론 두 책이 서로 다른 출판사였다는 것도 큰 이유였다. 에는 박찬국이라는 번역자의 각주가 양적으로도 큰 부분을 차지했다.​오늘 처음으로 을 낭독했는데, 이전과 달리 읽는데 뭔가 좀 서걱서걱하는 느낌이 들었다. 바로 이전에 읽었던 텍스트가 이기도 했고, 과는 다른 출판사의 번역본으로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1881)은 니체의 사상의 연대기로 보면 중기 초반에 쓰여진 책이고, (1889)은 이후에 쓰여진 책이다.내용이나 문체(style)로 보더라도 은 직관적 사고에 가까.. 2024. 6. 10.
"말로 표현할 때 우리는 이미 그것을 넘어서 있다" 새벽낭독으로 을 소리내서 읽고 있습니다. 오늘은 예술에 대한 이야기들이 특히 많았는데 그 중에서 음악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늘은 문자와 정신, 예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만한 구절들이 많았습니다. 아폴론의 세계란 빛의 세계이고 낮의 세계입니다. 의식적이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명료해서 흐릿하고 애매호모한 어떤 것도 용납하지 못하는 세계! 그렇기 때문에 아폴론적인 도취는 오로지 눈(visual)만을 흥분상태에 빠지게 만듭니다. 의식의 표현을 뚫고 나와서 형태를 갖게 되는 아폴론의 세계는 눈의 세계란 볼 수 있는 것, 측정할 수 있는 것, 계산 가능한 것으로 이뤄진 (화폐화된) 세계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시각적 감각이 지배하는 세계는 일종의 왜곡된 세계라는 거죠. 온 몸으로 세계와 감응하는 디오니.. 2024. 3. 11.
세미나모집) 삶의 조건으로서 거짓(3/14~) 2023 기획탐구세미나 삶의 조건으로서 거짓 ​ https://cafe.naver.com/afterworklab/603 오랜만에 돌아오는 주인이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에 강아지는 문 앞에 서서 어쩔 줄 몰라한다. 모습이 보이자마자 몸을 흔들고, 꼬리를 치며, 빙글빙글 돌고, 집안을 왔다 갔다 뛰어 다니고, 바닥에 누워 배를 보이며, 몸을 부비고, 뽀뽀하고, 핥아준다. 아무말도 하지 못하지만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자연스럽게 주인 역시 오랜만에 만나는 강아지를 끊임없이 쓰다듬고 뽀뽀하고 어루만지고 냄새를 맡고 오랫동안 껴안는다. 반려견을 키우는 집이라면 누구나 겪는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 인간 친구 혹은 가족과 이렇게 오감 모두를 사용하는 비문자적인 소통을.. 2023. 1. 27.
다시, 문학) 9월 오레스테이아 3부작 8월에 셰익스피어의 에 이어서 9월에는 그리스 비극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아이스퀼로스는 '오레스테이아 3부작'을 읽습니다. 이번에는 역시나 '문자의 발명과 정신의 관점'에서 구술적인 면모를 많이 가지고 있는 그리스 비극을 읽어보려고 합니다. --------------------------------------------------- https://lib.yongin.go.kr/suji/20005/bbsPostDetail.do?tabManageCd=MB&postIdx=204864 수지도서관 수지도서관 정보 및 도서검색 제공 lib.yongin.go.kr 강의 소개 : 미국의 고전 학자인 밀먼 패리(1902~1935)는 호메로스를 연구하면서 처음으로 현재의 문자문화와 다른 구술문화의 특성을 감각적 직관으.. 2022. 9. 3.
수원시자원봉사센터 - 공감의 생리학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원시자원봉사센터에서 직원역량강화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오랜만에 오프라인 강의를 진행하게 되어 감회가 깊었습니다. 오프라인 강의를 위해서 코로나19 PCR검사도 하고. ^^ 2020년에는 스피노자의 감정역학을 다뤘는데, 2021년 올해는 '팬데믹'과 관련하여 '공감의 생리학'이라는 제목으로 니체를 가지고 강의. 니체를 중심으로 이야기했지만, 전반적으로는 구술문화와 문자문화가 주는 차이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를 진행! 주제 : "팬데믹 이후, 변해야 할 삶의 방식" 공감의 생리학 - 사소한 것이 전부다 일시 : 2021. 12. 20(월), 오후 3:00 ~ 5:30 기관 및 장소 : 수원시자원봉사센터 - 착한공터, https://www.suwonvol.com/fe2/ma.. 2021.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