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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 세미나

세미나모집) 삶의 조건으로서 거짓(3/14~)

by 홍차영차 2023. 1. 27.

2023 기획탐구세미나

삶의 조건으로서 거짓 

https://cafe.naver.com/afterworklab/603

 

오랜만에 돌아오는 주인이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에 강아지는 문 앞에 서서 어쩔 줄 몰라한다. 모습이 보이자마자 몸을 흔들고, 꼬리를 치며, 빙글빙글 돌고, 집안을 왔다 갔다 뛰어 다니고, 바닥에 누워 배를 보이며, 몸을 부비고, 뽀뽀하고, 핥아준다. 아무말도 하지 못하지만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되고 기분이 좋아진다. 자연스럽게 주인 역시 오랜만에 만나는 강아지를 끊임없이 쓰다듬고 뽀뽀하고 어루만지고 냄새를 맡고 오랫동안 껴안는다. 반려견을 키우는 집이라면 누구나 겪는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 인간 친구 혹은 가족과 이렇게 오감 모두를 사용하는 비문자적인 소통을 해 봤던가?

문자가 탄생하면서 명료한 소통이 가능해졌다고 말하지만, 역설적으로 문자화되지 않는 것들, 보이지 않는 것들, 측정되지 않는 잉여들은 무시되고 있다. 문자가 명료한 것은 문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문자들은 그것 자체가 아닌 일종의 왜곡, 거짓이라 할 수 있다. 문자의 발명과 함께 거짓이 삶의 조건으로서 필수가 되었다.

삶의 조건으로서 거짓이 필수가 된 세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상호 소통할 수 있을까?

시즌 1에서는 구술문화에서 문자문화로 변해가면서 무엇이 변하고 있는지 근본적인 관점변화을 살펴보고, 시즌 2에서는 시각 지배적 세계가 되면서 비문자적인 세계를 비문자적으로 표현할 능력과 기술을 잃어버린 우리들이 맞닥뜨리게 된 해소되지 않는 무의식과 신경증을 알아본다. 시즌 3에서는 의식과 무의식에 대해 넓고 얕게 알아보면서, 비문자적 세계를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게 일깨워주는 감각을 부활시키는 기본욕구로서 예술을 살펴본다.

 

의식은 유기체에서 가장 뒤늦게 발전된 것이며 따라서 가장 미완성된 것이고 가장 무력한 것이다.
의식에서 무수히 많은 실책이 생겨나게 되어,
동물인 한 인간이 필요 이상으로, 호메로스의 표현을 빌면 “숙명 이상으로” 빨리 파멸하게 된다.
생명을 보존하려는 본능의 유대가 그토록 강력한 것이 아니었다면
이것이 전체의 조정자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니체 <즐거운 학문> 11쪽)

 

문자와 같은 매체의 내재화는 우리들의 5개 감각간의 비율을 바꾸고, 우리들의 심리적 작용에 변화를 낳는가?
…… 만일 어떤 기술이 한 문화권 내에서 혹은 외부 문화권에서 도입되어 5개 감각 가운데 어떤 하나의 감각을 강조하고,
그것이 전체 감각들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을 상승시키게 되면 우리의 5개 감각들간의 지배 비율은 바뀌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예전과 같이 느끼지 못하게 되며,
우리의 눈, 귀 혹은 다른 감각 기관의 감각은 전과 같을 수가 없게 된다. (마셜 매클루언 <구텐베르크 은하계> 54~56쪽)

 

교양이 축적될수록 인간관계로부터의 이탈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비언어적 세계가 경험세계로부터 사실상 배제될 정도로
우리는 언어적 소통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그만큼 경험세계는 심각하게 빈곤해지고 있다.
감각이라는 공통의 언어를 통해 우리는 너나없이 어울릴 수 있으며,
타인과 함께 사는 세계에 대해 인식을 확장하고 이해를 심화할 수 있다.
이러한 감각 언어 가운데 으뜸은 촉감이다.
촉감을 통해 주고 받는 소통은 인간관계, 즉 경험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더없이 강력한 수단이다. (애슐리 몬터규 <터칭> 서문)

 

시즌 1 : 문자의 발명과 정신의 발견

텍스트 : 

. 브루노 스넬, <정신의 발견>, 그린비 (1회, 부분)

. 이반 일리치, <ABC, 민중의 마음이 문자가 되다>, 문학동네 (2회)

. 월터 J. 옹,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문예출판사 (3회)

. 니체, <유고(1870~1873)>, 책세상 (1회, 부분)

*참고도서 

1. 호메로스/천병희 옮김, <일리아스>, 숲

2. 헤르만 프랭켈, <초기 희랍의 문학과 철학>, 아카넷

3. 스피노자, <에티카>

 

 

 

시즌 2 : 감각적 우주에서 시각 지배적 세계로

텍스트 : 

. 허버트 마셜 매클루언, <구텐베르크 은하계>, 커뮤니케이션북스 (2회, 부분)

. 이반 일리치, <텍스트의 포도밭>, 현암사 (2회)

. 애슐리 몬태규, <터칭>, 글항아리 (3회)

. 모리스 블랑쇼, <카프카에서 카프카로>, 그린비 (1회, 부분)

*참고도서

1. 미르치아 엘리아데, <성과 속>, 한길사

2. 카프카, <단편선 -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 요제피네, 여가수 또는 서씨족>, 솔

 

시즌 3 : 자아연출의 시대와 예술

텍스트 : 

. 데이비드 이글먼, <더 브레인>, 해나무 (3회)

. 머리 스타인, <융의 영혼의 지도>, 문예출판사 (3회)

. 어빙 고프먼, <자아연출의 사회학>, 현암사 (3회)

. 헤르만 헤세, <황야의 이리>, 민음사 (1회, 부분)

*참고도서

1. 그레고리 베이트슨, <마음의 생태학>, 책세상

2. 질 들뢰즈/펠릭스 가타리, <천 개의 고원>, 새물결

 

 일정 : 

시즌 1) 2023년 3월 14일(화) ~ 5월9일(화) / 9주 

시즌 2) 2023년 5월 23일(화) ~ 8월1일(화) / 10주

시즌 3) 2023년 8월 22일(화) ~ 11월7일(화) / 11주

 진행 방식 :

. 매주 돌아가면서 텍스트를 중심으로 발제를 하고 발제자는 세미나가 끝난 후에 후기를 쓴다.

. 인상적인 부분이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밑줄(메모)을 표시하고 함께 읽고 토론한다.

. 마무리에는 각자의 고민과 관심사를 가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글쓰기를 한다.

 시간 : 매주 화요일 저녁 7:45 ~ 9:45

 장소 : 온라인 줌세미나

 튜터 : 홍차(홍영택)

 회비 : 60만원 (시즌별 20만원)

 신청방법 : 아래 사이트에서 댓글로 신청

 

https://cafe.naver.com/afterworklab/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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