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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 세미나

다시, 문학) 9월 오레스테이아 3부작

by 홍차영차 2022. 9. 3.

8월에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에 이어서 9월에는 그리스 비극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아이스퀼로스는 '오레스테이아 3부작'을 읽습니다.

이번에는 역시나 '문자의 발명과 정신의 관점'에서 구술적인 면모를 많이 가지고 있는 그리스 비극을 읽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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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소개 :

미국의 고전 학자인 밀먼 패리(1902~1935)는 호메로스를 연구하면서 처음으로 현재의 문자문화와 다른 구술문화의 특성을 감각적 직관으로 밝혀냈습니다. 즉 호메로스의 <일리아스>가 구술문화의 원형적 특성을 보여준다면 그리스 비극, 특히 비극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아이스퀼로스의 비극 <<오레스테이아>>는 세계와 나 사이의 매개였던 신화적 세계를 변형시켜 새로운 신들의 질서를 보여줍니다.

 현재의 눈으로 보기에 너무나 과장되고 단순한 구조를 보여주는 그리스 비극은 더 이상 아름다워보이지 않습니다. 아이스퀼로서의 비극을 한 달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읽고, 문자 이전의 ‘집단의식’을 가진 ‘나들’의 존재방식에서 벗어나 ‘자기의식’을 갖기 시작한 존재들을 만나보면서 지금과 다른 행동양식과 사고방식이 가능함을 경험해 보면 좋겠습니다.

 

 

강의 내용 :

 

 

그리고 그는 단검처럼 날카롭게 피를 내뿜으며
피이슬의 검은 소나기로 나를 쳤소. 그래서 나는
이삭이 팰 무렵 제우스의 풍성한 비의 축복을 받아
기뻐하는 곡식 못지 않게 기뻤소. …
나는 이 일을 자랑스럽게 여기오. 그리고 시신에
제주를 붓는 것이 격식에 맞는다면, 이러한 내 행동은 
정당하다 할 것이오. 정당하고 말고요. 이 사람은
집 안에 그토록 많은 저주스런 악으로 잔을 채워놓고는
이제 귀국하여 스스로 그잔을 비우고 있으니 말이오.
<아가멤논> 1389행 이하, 숲출판사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똑같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신체는 이전 시대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지금의 시공간을 경험합니다. 다른 방식으로 감응하는 신체는 새로운 행동양식과 정신 구조로 표현되는데, 시간과 공간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우리 신체가 감각하고 새겨지는대로 구성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스퀼로스의 <<오레스테이아 3부작>>은 이런 신체감각의 변화, 사유방식의 변화를 경험하기에 가장 좋은 텍스트라고 여겨집니다. <아가멤논>,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자비로운 여신들>을 읽다보면 분명 신화적 세계를 인정하면서도 세계와 나 사이에 매개로 작동하는 신(화) 이외에 자기인식에 대한 질문과 대답들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는 문자 이전, 자기 인식 이전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상상할 수 없는 상태를 상상할 수 없고, 우리는 ‘인식할 수 없다’는 사실(조건)을 인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인식하는 시선이 도달하기 전에 이 자연, 사물, 인간은 어떻게 존재했을까요?

그리스 비극의 가장 큰 특징은 ‘대화’와 ‘음악’이라고 하는데, 이번에는 특히 아이스퀼로스의 비극이 텍스트 그 자체로 표현하고 있는 음악적인 면모에 집중하면서 지금과 다른 나, 사물, 사유방식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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