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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

사랑의 능력을 회복하라

by 홍차영차 2013. 7. 30.



눈물닦고 스피노자 by 신승철 (동녘)

 

눈물닦고 스피노자는 사랑을 주장하는 책이다. 넘쳐나는 물질과 풍요 속에서 점점 서 소외되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사랑의 능력을 회복하라, 사랑이야말로 지금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외치고 있다.

 

21세기의 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 불안증, 우울증, 신경증, 강박증 등에 대해서 단순히 너의 마음을 바꾸어보라고,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개인의 자세만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상태들을 만들어내는 사회적인 현실과 관계들을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다.


 

스피노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유연한 신체적 변용 능력이다. 나를 하나의 틀 속에 규정하지 않고 유연하게 상황에 대해서 변화할 수 있는 유연성. 예를 들어, 50대의 가장이 부엌이라는 장소를 불과 물의 흐름으로 세상을 재창조해가는 곳으로 볼 수 있다면, 이러한 변용으로 인해서 그는 직장, 가족 또는 세상을 향해 전혀 새로운 관계를 형성이 가능하게 된다. , 이러한 삶의 작은 변화야 말로 진정한 혁명의 시작이라 할 수 있고, 이러한 변화로 가족, 직장의 동료, 친구들과의 관계를 전혀 새롭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불만족스러운 주변의 상황을 바꾸거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저 상황이 바뀔 것을 기다리면서 현실을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망을 형성하거나 현재의 관계를 새롭게 재배치 할 때 가능하다라는 이야기는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퇴직을 감행한 나에게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더 이상 회사원의 눈으로가 아닌 자유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 볼 수 있게 되었고, 세상에는 내가 살아왔던 방식 이외에도 다양한 삶과 앎의 방법이 있음을 새로운 공동체와의 접촉을 통해서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퇴직하기 얼마 전에 친한 동료가 이렇게 물었던 적이 있다. 왜 퇴직을 하려고 하는지 꼭 퇴직해야만 하냐고, 회사 다니면서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꿈을 이루어 가면 되지 않겠느냐고. 그 때 내 대답은 이것이었다. 안정된 상황 속에서 나는 변화할 힘을 찾아 낼 수가 없다고, 나의 마음과 내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쭈뼛하게 서는 상황으로 현실을 바꾸지 않으면 하지 못할 것 같다고.


 

스피노자의 생각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정말 자신의 상황을 변화시키고 바꾸고자 한다면 생각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삶의 작은 부분에서라도 변화를 추구할 때 그것이 내 삶을 혁명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인물, 스피노자 그와의 계속되는 만남이 기대가 된다.

 

20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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