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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스

자유, 평등, 소유가 모여 만든 임금노동자?! (4,5,6장)

by 홍차영차 2016. 4. 4.

자유, 평등, 소유가 모여 만든 임금노동자?!

- <<자본론>>, 제2편(4,5,6장) 화폐가 자본으로 전환 -


keywords :  자본의 일반공식 G-W-G, 잉여가치(surplus-value), 자유로운free 노동자,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의 분리, 노동력, 



화폐에서 자본으로 변환이 G-W-G에서 일어난다는 사실 자체가 신비롭다. 왜냐하면 자본의 일반공식이라고 하는 G-W-G’는 그 형태만 보면 단순상품유통 과정W-G-W을 바꾸어 놓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G-W-G-W-G-……로 이루어지고 있는 과정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상품유통과 화폐유통을 살펴볼 수 있고, 이어서 화폐에서 자본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자본으로의 변환에 있어서 흥미로운 사실은 아무리 많은 상품과 화폐가 유통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자본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노동력이라는 독특한 상품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화폐에서 자본이 되는, 다시 말해 잉여가치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먼저 단순상품유통을 보면, 여기에서는 그 어떤 잉여가치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상품유통에서 일어나는 교환은 그 최종목적이 다른 상품의 사용가치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그 아무리 여러번의 교환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동등한 가치의 교환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원하던 사용가치를 가지고 있는 상품을 갖게 되면 교환을 멈춘다. 포도주를 가지고 있던 사람은 그 사람에게 필요했던 밀을 얻게 되면 교환할 이유가 없다. 그 둘은 같은 가치의 밀과 포도주를 교환했을 뿐이다. 설령 등가물과의 교환이 아니라 비등가물간의 교환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총가치량은 변하지 않는다. 모든 판매자가 물건을 10% 비싸게 판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명목상의 가격이 높아졌을 뿐이다. 당연히 모든 구매자가 물건을 10% 싸게 사는 것도 마찬가지로 전체 가치상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구매와 판매를 집단으로 계산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끼리의 비등가적 교환을 생각하더라도 총가치량은 증가하지 않는다. 밀 40원어치를 가진 A가 50원의 포도주를 가진 B와 교환했다고 생각해보자. 개인으로 보면 A가 10원의 이득을 보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둘 사이의 교환전후의 총가치는 여전히 90원이다. 둘 사이에서 가치의 분배만 달라졌을 뿐이다. 



상품의 교환에서도, 비등가물의 교환에서도 잉영가치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자본이 추구하는 잉여가치는 어디에서 발생할 수 있을까? 마르크스는 이를 상품의 구매 과정인 G-W 과정에서, 그리고 상품의 소비과정 그 자체가 가치의 원천이 되는 독특한 상품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자유로운free 노동력의 발견이다!

노동력이라는 상품은 어떻게 화폐를 자본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까? 이에 앞서 노동력이라는 상품의 독특성을 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먼저 노동력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free 노동자를 발견하지 않으면 안된다. 여기서 자유롭다는 것은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번째 노동자는 자유인(free individual)으로서 자신의 노동력을 상품으로 처분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력 이외의 그 어떤 생산수단도 가져서는 안된다(free of)는 뜻. 인클로져 운동으로 많은 농민들이 노동자로 살 수밖에 없었던 영국의 사례와 우리나라에서 60, 70년대에 많은 농민들이 농촌에서 도시로 떠났던 시기가 떠오른다. 근대 이후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는 ‘자유’가 노동력을 탄생시켰고, 이 노동력의 탄생으로 노동자의 자유를 옥죄는 자본주의가 굴러간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자본주의는 자신이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것으로서 노동력 이외에 다른 어떤 생산수단도 가지지 못한 노동자가 만들어질 때에만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본주의 자체는 항상 자본의 검은 그림자를 품고 있어야 하며, 의도적으로 어두운 면을 만들어내야 한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의 생산은 항상 빈민의 생산이며, 또한 새로운 빈곤의 재생산 체제일 수밖에 없다는 것.


마지막으로 노동력의 진짜 독특한 면은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일시적으로만 판매한다는 점이다. 만약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력은 한꺼번에 몽땅 팔아버린다면 이는 노예와  같이 완전한 종속을 의미한다. 따라서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력을 양도하더라도 노동력에 대한 자신의 소유권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참 좋은 말이면서, 또한 역설적이지 않은가? 자유와 소유 그리고 등가물의 교환을 통한 평등. 근대시대가 그 많은 피를 내주면서 쟁취하고자 했던 가장 소중한 가치들 - 자유, (사적)소유, 평등 - 이 뭉쳐서 만들어 낸 것이 현재 그 어떤 괴물보다도 우리를 노예로 만드는 자본주의를 탄생시켰으니 말이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 우리가 탈자본주의 혹은 자본주의 이후를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않을까? 무한한 자유가 좋은 것인지, 사적소유 외에 물건을 사용하는 방법은 없는지, 평등하다는 것은 모두가 같아지는 획일성을 말하는 것인지를.


1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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