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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3

사유는 자유롭지 않다 사유는 자유롭다, 아니 사유는 결코 자유롭지 않다: 12 고원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자유의 최소 영역은 ‘생각의 자유’다. ‘몸은 감옥에 갖혔지만, 정신을 가둘수는 없다’는 말을 떠올려보면 알 수 있다. 민주주의의 실행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생각과 표현의 자유’라고 말한다. 그런데 들뢰즈/가타리는 전쟁기계에 대해 소개하면서 우리의 사유는 결코 자유롭지 않다고, 우리의 사유 형식은 국가 모델에 종속되어 있다는 깜짝놀랄만한 이야기를 전한다.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들뢰즈/가타리가 비판하는 것은 사유의 내용이 아니다. 어떤 내용을 사유하는지의 자유는 언제라도 가능하고, 그 내용이 너무나 체제 순응적이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 다만 우리가 사유하는 방식, ‘사유 형식’ 자체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에 .. 2019. 10. 20.
우리 모두는 자신의 입장에서 말한다 다른 입장立場국가 없는 사회, 무문자 사회, 생계경제 사회…… 얼핏 들으면 그저 객관적 사회현상을 묘사한 단어들처럼 보인다. 하지만 1장에서 클라스트르가 말한 것처럼 이 단어들은 그것이 어떻게 정의되었는지 혹은 어떤 맥락에서 사용되었는지에 따라 읽는 사람들에게 아주 ‘다른 뉘앙스’를 줄 수 있다. 모든 사회의 목적은 국가 형성이어야 한다든지, 문자 없는 사회는 미개한 사회일 수밖에 없다거나, 잉여를 생산하지 못한 것은 기술적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전혀 다른 뉘앙스가 전달된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입장에서 말하고 있을 뿐이다.” 객관적 사실 혹은 중립적 의견이라 표식은 오히려 말하는 스스로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말하는 음흉한 테크닉일 뿐이다.한 가지 더. 어떤 사회학, 인류학, 역사 서적을 .. 2018. 11. 20.
이성logos의 시대에 신화는 왜 필요했을까 이성logos의 시대에 신화는 왜 필요했을까 분명 호메로스는 이전의 왕궁 중심의 뮈케네 문명과 다른 새로운 정치체인 폴리스polis가 형성되는 시점에 와 를 문자화했다. 그런데 호메로스는 왜 신화가 필요했을까?지난주 ‘뮈토스mythos의 영웅에서 로고스logos의 영웅으로’란 말에서 언급했듯이, 의 철학은 신화적 배경을 명확히 한다. 그래서 아킬레우스의 시대는 신과 인간이 함께 지내고, 인간이 황소에게 유혹당하기도 하고(미노타우로스), 반인반수의 존재들(켄타우로스)에 대해서 아무런 의문도 제기되지 않았던 시대, 신화의 시대였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뮈토스에 대해 사람들은 의심을 갖게 되었고, 이제 사람들의 마음은 보이지 않고 의심은 삶의 필수품이 되었다. 영웅의 이상향도 완전히 바뀌어 힘과 용기로 대.. 2018. 8.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