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변용5

새로운 자연학과 신체의 발견 새로운 자연학과 신체의 발견- 2부 '자연학 소론'을 중심으로 - 지난해 글쓰기강학원에서 썼던 에세이는 ‘스피노자 정치학과 문탁의 의사결정’에 관한 것이었다. 이 에세이를 쓰면서 나는 스피노자의 정치학이 이론을 만들기 위한 시도가 아니라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현실적인 인간들을 대상으로 전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스피노자는 인간을 이성적이고 합리적 판단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툭하면 감정에 휘둘리면서 일을 그르칠 수 있는 정념적 존재로 정의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피노자의 정치학에서 핵심은 ‘정념들의 역학’을 잘 아는 것이다. 바로 여기가 스피노자의 인간학, 정치학의 출발점이다. 그런데 지난 에세이의 논의들은 정념적 존재로서 인간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채 진행되었다.. 2018. 5. 12.
자유로운 인간이 되는 법 자유로운 인간이 되는 법 “인간은 이성의 지도에 따라 살아가는 한 본성상 언제나 필연적으로 일치한다.” (4부 정리 35) 스피노자가 말하는 이성에 따라 살아가는 자유로운 인간들은 하나의 일관성을 갖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만 그 일관성은 ‘기하학적 질서로’ 풀이되는 ‘신, 즉 자연’이라는 실체 가운데 스스로를 파악할 때 알 수 있다. 그런데 스피노자 역시 모든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 어째서 이 가정 혹은 나라에서 태어났는지 그 발생적 원인을 아는 사람은 없다. 어떻게 하면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스피노자는 기쁨의 정서를 통한 촉발을 이야기 한다. 자유롭지 않더라도 기쁨의 정서를 경험할 수 있게 되고 이러한 기쁨의 정서는 개체를 좀 더 자.. 2017. 3. 27.
[주권없는학교] 김영민의 공부론 인이불발引而不發, 당기되 쏘지 않는다. 이 한 문장에 공부론의 총체가 들어 있다. 이후에 나오는 이소룡의 스타일, 내야수의 긴장, 인연법, 미야모토 무사시가 강조한 차림새가 없는 듯이 차림새가 있는 모습 등은 모두 인이불발의 지적 긴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과 태도에 관한 김영민의 메모 모음이라 하겠다. 나에게 김영민이 이야기하는 인이불발(引而不發)의 뜻은 에드워드 사이드가 지식인의 표상에서 언급한 ‘지적 망명’ 혹은 스피노자가 강조하는 '마음과 육체의 평행 이론'과 동일한 뜻으로 다가 온다. 주류의 바깥에서 끝까지 저항할 수 밖에 없으며, 자신의 특권을 주장할 수 없는 어떠한 권력에도 구속 받지 않을 수 있는 지적 망명 상태를 유지 하는 것이 바로 바로 공부의 가장 좋은 환경이 아니겠는가? 또한, 마음과.. 2013. 8. 29.
변신 by 프란츠 카프카 (문학동네) 변신 by 프란츠 카프카 (문학동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은 묘한 책이다.그의 책에서는 일반적인 현실을 벗어난 어떤 특이한 모습이 하나도 나타나지 않는다. 단지 그레고르 잠자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가 갑충과 비슷한 벌레의 모습으로 변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상상이나 비유가 아닌 진짜 단단한 등껍질을 가지고 무수히 많아 보이는 다리를 가진 벌레로 변해버린 그를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그가 아끼고,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대화가 가능했던 여동생도 결국은 계속되는 ‘현실’적 압박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는 이제 가족들에게도 그렇게 변해버린 ‘짐’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상상이 가는가? 벌레로 변해버린 나. 하지만, ‘변신’에 나타난 상황적인 묘사나 분위기는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그.. 2013. 8. 6.
사랑의 능력을 회복하라 눈물닦고 스피노자 by 신승철 (동녘) ‘눈물닦고 스피노자’는 사랑을 주장하는 책이다. 넘쳐나는 물질과 풍요 속에서 점점 서 소외되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사랑의 능력을 회복하라고, 사랑이야말로 지금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외치고 있다. 21세기의 질병이라고 할 수 있는 불안증, 우울증, 신경증, 강박증 등에 대해서 단순히 너의 마음을 바꾸어보라고,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개인의 자세만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상태들을 만들어내는 사회적인 현실과 관계들을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다. 스피노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유연한 신체적 변용 능력이다. 나를 하나의 틀 속에 규정하지 않고 유연하게 상황에 대해서 변화할 수 있는 유연성. 예를 들어, 50대의 가장이 부엌이라는 장소를 불과 물의 흐름으로.. 2013.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