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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의계보7

'양심의 가책'의 기원 (feat. 라캉 정신분석) 나는 양심의 가책을 인간이 일반적으로 경험했던 모든 변화 중에서 가장 근본적인 저 변화의 압력으로 인해 걸릴 수밖에 없는 심각한 병으로 간주한다. 그러한 변화란 인간이 결국 사회적인 평화의 벽 속에 갇혀 있음을 깨달았을 때 일어난 변화를 말한다. 육지 동물이 되든가 그렇지 않으면 사멸하든가 할 수밖에 없었던 바다 동물에게 일어났던 것과 꼭 같은 일이 무질서, 전쟁, 방랑, 모험에 잘 적응하고 있던 이 인간이라는 반(半)동물에게 일어난 것이다. 그들의 모든 본능은 단번에 가치를 상실하고 작동할 수 없게 되었다. ...... 이제부터는 발로 걷고 '자기 자신을 스스로 운반'해야만 했다. 무서운 무게가 그들 위에 놓이게 되었다. (니체 144쪽) 버릴수도 일생동안 짊어질수도 없는, 언제나 어깨 위를 짓누.. 2025. 6. 9.
'도덕'에 대한 하나의 반박문(Streitschrift) 우리는 우리 자신을 알지 못한다. 우리 인식하는 자들조차 자신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관해서 탐구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우리가 어느날 우리 자신을 발견하는 일은 어떻게 일어날 수 있을까? "네 보물이 있는 그곳에 네 마음도 있느니라"라는 말은 옳은 말이다.니체 아카넷 11쪽 의 원제목은 이다. 무엇에 대한 반박문일까? 기존 도덕에 대한 반박문 - 그동안 질문하지 않았던, 결코 질문할 수 없었던, 원래부터 그랬던 것이라고 믿었던 '도덕'에 대한 반박문이다. 네이버 사전을 살펴보니 Eine Streitschrift는 반박문, 항의서라고 나오는데, 조금 더 들어가서 보니 Streit는 전투, 싸움, 불화라는 뜻을 갖고 있다. 즉 는 이전에 질문하지 .. 2025. 5. 18.
도덕의 계보학 - 니체 사상의 모든 것 동정과 동정 도덕의 가치에 관한 이러한 문제는 처음에는 단지 개별적인 문제, 의문부호 자체로 보일 뿐이다. 그러나 한번 이 문제에 매달려 의문을 던지는 것을 배운 사람은, 내게 일어났던 것과 같은 일이 그에게도 일어나게 될 것이다 : 어마어마하게 새로운 전망이 그에게 열리고 하나의 가능성이 현기증처럼 그를 사로잡으며, 온갖 불신, 의혹, 공포가 솟아올라 도덕에 대한, 모든 도덕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 마침내 새로운 요구가 들리게 된다. (니체 서문 344쪽)​오늘 새벽 낭독 여섯번째 텍스트인 를 다 읽었다. 예상보다 빠르게 읽었다. 다 읽었는데 뭔가 좀 찜찜하다. 읽었는데 읽은것 같지 않은 느낌이랄까. 왜냐하면 이 책은 - 함께 낭독했던 친구들도 말했듯이 -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 중에서 낭독성이 .. 2024. 7. 31.
이상한 사람은 없다 이에 반해 선과 악의 대립은 다른 기원을 갖는다. ... 고대 그리스에서 귀족들은 자신들을 ‘우리 진실된 자들’이라고 불렀다. 어디에서든 도덕적인 가치 표시가 먼저 인간에게 붙여지고 나중에 비로소 파생된 방식으로 행위에 붙여졌다는 것은 분명하다. … 고귀한 종류의 인간은 자신을 가치를 규정하는 자라고 느끼기 때문에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 그는 가치를 창조하는 자다. 그는 자신에게 속하는 것을 존중한다. 그러한 도덕은 자기에 대한 친미다. 충만한 느낌, 넘쳐흐르려고 하는 힘의 느낌, 고도의 긴장에서 오는 행복감, 베풀어주고 싶어하는 풍요로움의 느낌이 그런 도덕의 전경에 드러나 있다. 고귀한 인간도 불행한 자를 돕지만 동정에서가 아니라 넘쳐나는 힘에서 비롯된 충동에서 돕는다. 고.. 2021. 7. 30.
고귀한 자는 어디서 오는가 고귀한 자는 어디서 오는가 : 8장, 9장 의 부제는 ‘미래철학의 서곡’이다. 니체식으로 보면 강자, 고귀한 자, 귀족, 자유정신을 소유한 자들의 도래를 요청하는 노래다. 제목을 보면 1장 ‘철학자들의 편견에 대하여’로 시작해서 2장 ‘자유정신’, 3장 ‘종교적인 것’으로 전반부를 마무리한다. 4장 ‘잠언과 간주곡’은 제목 자체에서 드러나듯 아주 짧은 경구를 나열하면서 정신을 정화(?)하고 뭔가를 준비하는 장이다. 이어서 5장 ‘도덕의 박물학’, 6장 ‘우리 학자들’, 7장 ‘우리의 미덕’이 나온다. 이제 9장 ‘고귀함이란 무엇인가’로 넘어가면 될 것 같다. 그런데 8장 ‘민족과 조국’에서 니체는 고귀한 인간으로 가는 마지막 단추로 갑자기 바그너 이야기를 꺼낸다. 바그너 음악으로부터 시작해서 모차르트, .. 2021. 4. 20.
삶의 조건으로서의 거짓 삶의 조건으로서 거짓과 자유정신 : 2장 비록 거짓이지만 절대적인 가치를 믿는 것이 내게는 삶의 조건으로 보인다. (토마스 만, ) 니체가 거부한 것은 “모든” 사실을 설명해 줄 완벽한 이론이나 해석이 존재한다는 기존의 관념이다. 니체는 견해와 관습, 삶의 방식을 “해석”이라고 불렀다 .왜냐하면 그것은 계속해서 재조정할 수 있으며, 어떤 세계관도 특정한 이해관계의 가치관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참과 거짓, 선과 악, 지식과 무지는 처음부터 니체의 질문이었다. 그래서 니체로 들어가는 입문서인 은 거두절미하고 지식과 진리의 가치를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으로 시작한다. 진리의 의지에 대한 질문, 즉 “우리는 이러한 진리에의 의지의 가치에 대해서 물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거짓을, 불확실성을, 심지어는 무지를.. 2021. 3. 10.
니체, 계보학, 역사 , 푸코 1971 정리 푸코를 명명할 수 있는 여러가지 말이 있지만, ‘역사학자’라는 말만큼 그를 잘 설명하는 낱말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가 추구하는 역사학은 라는 논문에서 스스로 말했듯이 전통적인 역사학과 다르다. , 만 보더라도 그가 추구하는 역사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푸코는 스스로가 ‘진정한 역사학’, ‘쓸모있는 역사학’이라고 부르는 방법론은 니체에게서 배운 듯 하다. 푸코가 니체의 계승자로 여겨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푸코가 니체의 문제의식들과 주제를 이어갔기 때문이라기보다 니체의 방법론, 계보학이라는 방법론을 한층 더 치밀하게 밀고 나갔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그것은 “기원들origin에 대한 추구”와 대립하는 것이다. 연속이 아니라 절단 계보학(gen.. 2021.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