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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토리

[17세기자연학] 새 물리학의 태동 by 버나드 코헨 (한승)

by 홍차영차 2013. 7. 17.



[자연학새 물리학의 태동 by 버나드 코헨 (한승)


생각의 한계를 넘어서다.

 

그 어느 때도 과학의 권위가 지금처럼 높았던 적은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5년 황우석 사건이 있기는 했지만, 근래의 어떤 논쟁도-설령 그 내용이 이해 가지 않더라도- 과학이, 공식이, 실험결과가 그렇다라고 하면 우리 자신이 느끼고 경험하는 것과 반대되더라도 상관 없이 수긍해야 한다. 이렇게 과도한 신뢰를 받고 있는 과학만능의 시대에 추가적으로 이 책을 소개하는 것이 조금은 겸연쩍게 느껴진다.

 

책의 배경이 되고 있는 16세기만 하더라도 상황은 달랐다. 과학과 철학은 분리되어 있지 않았으며, 과학적 주장은 당시 사람들이 경험하는 논리와 맞지 않으면 많은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다시 말해서, 시대적인 권위를 획득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새 물리학의 태동에서는 아직까지 확고한 권위를 갖지 못했던, 과학이 어떻게 현대 과학으로 발전해 나갔는지를 역사적인 차원에서 이야기 해 준다. 그리고, 어떻게 단순한 작은 개념의 변화가 전체 과학의 구조를 흔들어 놓았는지, 그 영향력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나에게는 특히 두 가지 관점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과도한 권위인정은 주의해야겠지만, 과학을 비롯한 앎을 통해서 생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조건적인 지식을 추구하기보다는 직관, 상상력을 통한 사고 능력이야말로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능동적인 힘이라는 것이다.

 

첫번째, 과학혁명을 통해서 자신의 사고가 확장되어 있는 것을 의식하지는 못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앎에 대한 노력을 통해서 생각의 한계가 넓혀져 왔다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한 물리학을 바탕으로 보면 지구는 정지해 있고 행성들이 그 주위를 움직이는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정지해 있는 지구에서 편안함을 누리며 살아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1543년 코페르니쿠스는 천구의 회전운동에 관하여라는 책을 통해서 그 동안 믿어왔던 천동설과는 다른 움직이는 지구를 주장한다. 이는 단순히 기존의 천동설과는 다른 또 하나의 과학적 주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 지구는 유일한 존재가 아니라 거대한 우주 속의 하나의 행성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이러한 사실은 우주의 무한성을 깨닫게 해준다. 우리의 생각은 이제 지구를 넘어 우주에까지 미치게 된다. 과학혁명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뉴턴은 공간과 시간을 각각 완전히 독립된 절대적인 개념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통해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상상력이 가능해지게 된다. 나와는 상관 없어 보이는 과학적 발견과 법칙들이 사실은 우리가 현재 생각할 수 있는 영역을 마련해준 것이다.


 

둘째,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과학혁명은 그저 계산을 빨리 하고, 많은 것을 아는 것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행성관측에 사용하면서 태양 중심 천체계가 사실로 인정되기는 하였으나, 어떤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지는 아무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었다. 기존의 과학자, 철학자, 수학자들은 여전히 행성의 궤도는 원운동-아리스토텔레스가 주장한 자연스러운 운동’-을 통해서 설명될 수 있을 것으로 전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케플러 자신도 초기에는 원운동과 다양한 정다면체를 통해서 행성들의 궤도 모델을 수립하려고 노력 하였다. 이런 케플러에게 놀라운 점은 당시의 지배적인 사고였던 자연스러운 운동-원운동-을 배제하고 타원을 적용하여 행성 궤도의 운동 법칙을 발견한 것이다. 원운동을 버릴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지식을 알고 있거나 빠른 계산력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직관력을 통해서 기존의 것을 버릴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뉴턴이 행성의 운동을 설명한 것도 보이지 않는 만유인력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고,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완성한 것도 역시, 수학적인 계산능력도 중요했지만, 그 동안 절대 개념으로 여겨졌던 시간과 공간을 상대적으로 볼 수 있는 생각의 유연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간 중간 보이는 공식들로 인해서 책이 어려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친구와 함께 토론하며 읽어나간다면 이 책을 통해서 과학적 지식뿐 아니라 인문학적 상상력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함께' 책을 읽는 즐거움에 빠져보기를 추천한다.

 

2013. 07.17


*참조 (네이버 지식백과)

1) 코페르니쿠스 (폴란드, 1473~1543) : 지동설

2) 갈릴레오 갈릴레이 (이탈리아, 1564~1642) : 근대물리학의 기초를 닦은 물리학자

3) 케플러 (독일, 1571~1630) : 천문학자

4) 뉴턴 (영국, 1642~1727) : 근대 이론 과학의 선구자

5) 아인슈타인 (1879~1955) : 특수상대성이론(1905), 일반상대성이론(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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