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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이야기

나는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을지 모른다

by 홍차영차 2023. 3. 9.

이게 뭔 소린가?

나는 이 글을 쓰는 중에도 머릿 속에서 생각(thought)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다. 생각이 도대체 뭐길래?

흔히 생각은 '나와의 대화'라고 말한다.

일상적인 대화가 타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라면 생각이란 스스로가 자신과 나누는 대화라는 정의다.

우리는 타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과 다른 생각에 놀라고, 신기하기만 한 타자의 이야기에 낯설어 한다.

타자의 이야기는 자신의 신체에 흔적을 남기고 새로운 나를 생성하게 한다.

물론 비슷한 주장에 기쁨을 느끼기도 하지만 대화가 대화다운 것은 서로 다른 생각들이 섞이면서 변화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때이다.

뭔가 멋진 정의(definition)다.

그런데 나는 이 정의에 맞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자꾸 생각이란 말을 쓰게 된다) 내가 생각이라고 떠올리는 것은 대부분 어떤 관념들의 연속이다.

스피노자에게 관념은 재현적 사유로서 외부 대상을 재현하는 것고, 외부의 대상에 대해 떠오른 상상이라고 말했다.

관념이 상상(왜곡)이라는 것도 중요한데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말은 자신의 생각에 낯설어한 적이 있는가이다.

생각이 자기와의 '대화'라고 하면 자기의 생각(관념)을 다시 바라보면서 그 생각에 낯설어하고 이런 생각을 통해서 자신이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이란 대부분 자기강화 혹은 자기합리성의 과정일 때가 많다.

니체는 자신의 삶을 하나의 싦험으로 보았다.

즉 스스로가 자신(의 생각)을 떨어져서 바라보고 관찰하고 낯설어하고 충돌하면서 스스로의 사유와 삶을 변화시켰다는 말이다.

근대를 통과하면서 점점 더 증가하는 정신의 복잡성을 생각하면 '생각한다'는 것은 점점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

언제나 말했듯이 우리는 문자 이전으로, 정신의 발견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게다가 정신의 발견은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이성으로의 충만한 기쁨을 맛볼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여기서 '생각'의 중요성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관념은 떠올리고, 이 관념을 다시 생각하면서 성찰하는 과정! 이게 바로 생각이지 않을까.

(음....이게 바로 스피노자의 2종인식인듯)

이제부터라도 하루에 한번씩 '생각'하면서 살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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