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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 세미나

용인 수지도서관 2021년 4월 함께 읽기 <페스트>

by 홍차영차 2021. 3. 30.

3월에 이어서 4월에도 용인 수지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함께읽기' 프로그램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혼자 읽기 조금 벅차지만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들!

도서관에서 주관하고, 각자는 스스로 읽을 수 있도록 하는 '함께 읽기' 프로그램 좋은 것 같습니다.

향후에 이처럼 스스로 책을 읽고, 생각하고 통찰하는 힘을 기르는 방식으로 많은 프로그램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3월 도서를 사서님과 제가 상의해서 결정했다면,

4월 도서는 여러권의 후보를 가지고 3월 신청자분들이 직접 투표로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4월에 읽게 된 책은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페스트'가 지금 우리의 현실이기에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누구도 가리지 않는 대재앙 속에 인간(우리)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4월 한 달 동안 <페스트>와 '함께' 이런 질문에 대답하고, 행동해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네요.

코로나로 질문이 많이 생긴 분들이 함께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주변에 널리 알려주세요. ^^

https://lib.yongin.go.kr/suji/20005/bbsPostDetail.do?tabManageCd=MB&postIdx=147863

 

 

마지막 주 수요일(4/28) 강의 계획은 이렇게 잡아봤습니다.

 

오, 나의 영혼아,
불멸의 삶을 애써 바라지 말고 가능의 영역을
남김없이 다 살려고 노력하라.

핀다로스 <아폴론 축제 경기의 축가3>, 알베르 카뮈 <시지프 신화>에서 재인용

 

대재앙은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들이닥치는 것 같습니다. 키가 크다고, 돈이 많다고, 아름답다고, 선하다고 비켜가지 않습니다. 그 어떤 이유(reason)를 말한다고 하더라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재앙입니다. 여기에는 지금까지 쌓아온 그 어떤 논리적, 합리적 (resonable) 이유도 소용없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할 일을 해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재앙이 일어날 때는, 평소에는 절대 하지 않을 질문들이 떠오릅니다. 페스트와 같은 질병 혹은 전쟁은 왜 생기는 것일까? 내 삶은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건가? 법은 무엇이고, 학교, 가족, 국가는 무엇인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대재앙 속에서 이전의 방식(규칙/질서)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집니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고안해내야 합니다. 아니 새로운 규칙과 배움, 공동체를 조직해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페스트>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나옵니다. ‘페스트’라는 주어진 상황에서 도피하려는 사람, 현실을 외면하고 초월적인 사고에 기대는 사람, 현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그 현실을 돌파하려는 사람, 그리고 주어진 현실 속에서 자신의 일과 일상을 묵묵히 행하는 사람까지. 그 사람과 맥락을 알지 못하고서, 누구는 맞고 누구는 틀리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예감하고 있습니다. 변화는 당연한 것 같습니다. <페스트> ‘함께읽기’를 통해서 자기 자신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그리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하는 것이 “가능의 영역을 남김없이 다 살”아가는 것인지는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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