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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토리

축의 시대

by 홍차영차 2014. 1. 7.



축의 시대

 

카렌 암스트롱은 20세기를 전례 없는 규모의 폭력이 분출하는 시대로 묘사하면서, 지금 이 시대 우리에게 부족한 호전성을 제어하고 적정한 테두리 안에 가두어 놓을 지혜를 요청하고 있다. 뛰어난 과학적 재능에 뒤처지지 않는 어떤 정신적 혁명이 없으면, 이 행성을 구하지 못할 것 같다고 주장하며 합리적이기만 한 교육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이야기 한다.

 

이러한 배경 아래에서 저자는 독일 철학자 칼 야스퍼스(Karl Jaspers, 1883~1969)의 축의 시대에 주목하고, 인류의 정신적 발전에서 중심축을 이루는 이 시기를 통해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기원전 900년부터 기원전 200년 사이에 세계의 네 지역(인도, 그리스, 중국, 이스라엘)에서 인류의 정신에 자양분이 될 위대한 전통이 탄생했고, 이를 통해서 지금의 시대를 구할 수 있는 공감의 지혜를 발견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책을 계속해서 읽어 갈수록 느껴지는 것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도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평화로 위장된 현실과 더 강해진 폭력의 순환 고리였다. 점점 더 발전해가는 문명들과 이성을 통해서 잠시 동안의 평화(로 위장된 현실) 상태가 유지되곤 하지만 인류가 자랑하는 과학과 이성의 결과는 더 큰 폭력과 더 강력한 호전성으로 나타나곤 했다.

 

전례 없는 폭력의 시대라고 규정한 현실은 저자가 책 서문에서 제일 먼저 제기했던 것처럼 우리가 그러한 지혜를 알지 못해서 일어난 것일까? 거꾸로 생각해 보면 축의 시대 현자들 역시 우리 시대와 다를 바 없는 폭력적 사회에 살았고 그에 응답하기 위해서 최선의 방법으로 접근하고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 왔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떤 신비적이고, 기술적인, 고난도의 육체적인 방법들이 아니라 아주 간단한 원리를 실천하는 행동이 아닐까. 어떤 어려운 비밀을 풀어야 하듯 엄청난 능력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으로 돌아가 그저 행동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참고) 지금으로부터 약 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각 지역에서 유래된 종교를 상호 비교할 수 있도록 서술해 놓은 점은 상당히 흥미롭다.

 

2014. 01.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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