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49 "말로 표현할 때 우리는 이미 그것을 넘어서 있다" 새벽낭독으로 을 소리내서 읽고 있습니다. 오늘은 예술에 대한 이야기들이 특히 많았는데 그 중에서 음악에 대한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늘은 문자와 정신, 예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만한 구절들이 많았습니다. 아폴론의 세계란 빛의 세계이고 낮의 세계입니다. 의식적이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명료해서 흐릿하고 애매호모한 어떤 것도 용납하지 못하는 세계! 그렇기 때문에 아폴론적인 도취는 오로지 눈(visual)만을 흥분상태에 빠지게 만듭니다. 의식의 표현을 뚫고 나와서 형태를 갖게 되는 아폴론의 세계는 눈의 세계란 볼 수 있는 것, 측정할 수 있는 것, 계산 가능한 것으로 이뤄진 (화폐화된) 세계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시각적 감각이 지배하는 세계는 일종의 왜곡된 세계라는 거죠. 온 몸으로 세계와 감응하는 디오니.. 2024. 3. 11. <차라투스트라>를 낭독으로 다 읽은 후기 새벽낭독 6주차 16번째 시간에 538쪽 마지막까지 다 읽었습니다. 예상보다 빨랐습니다. 하루에 25쪽 전후로 20일은 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소리내서 읽는 낭독이 속도 면에서도 느리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평균을 내보면 하루에 30쪽 이상을 읽었네요. 개인적으로는 5~6년 전부터 책을 읽을 때 소리내서 경우가 많았는데, 이렇게 일주일에 삼일씩 새벽읽기를 하다보니 평소에서 소리내서 읽는 비율이 더 높아졌습니다. 우선 소리내서 책을 읽다보면 낭독이 아주 신체적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깨닫게 됩니다. 묵독이 대중화되기 이전까지 읽기가 고된 노동에 해당되었다는 이야기가 조금은 이해가 됩니다. 하루 1시간정도이고 돌아가면서 읽다보니 실제적으로 소리내서 읽은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 2024. 3. 4. 라캉과 비대해진 정신공간 라크 라캉(1901~1981)! 정말 오랜만에 빠져드는 사상가를 만났다. 아직은 직접 그의 책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점점 더 가까이 갈수록 어렵다기보다는 점점 더 매혹당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들뢰즈(1925~1995)가 왜 그렇게 라캉을 언급했는지, 비판했는지도 알 것 같다. 또한 니체와 들뢰즈 사이에 비어있던 간극을 자크 라캉이 명쾌하게 채워줄 수 있을 것 같다. 니체에 의한 무의식의 발견, 이성(의식)에 대한 비판이 어떻게 들뢰즈가 말하는 '차이의 철학'으로 이어졌는지를 이해할 듯 하다.라캉의 정신분석은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화되어 있다"라는 말로 유명하다. 또한 라캉은 '프로이트로의 회귀'를 외치면서 무의식에 대한 확실한 발판은 물론이고 무의식의 분석이 어떤 것인지를 분명하게 만들었다. 프로이.. 2024. 3. 4. AI는 인간의 정신을 따라올 수 있을까 AI는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을까? 아니다. 질문을 바꿔야 한다. AI가 인간처럼 생각하고 답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인간의 정신공간이 인공지능 기술과 엮이면서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물어야 한다. 2016년 당시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였던 이세돌이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와 대국을 할 때 대부분 이세돌의 압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5국 중에 이세돌은 단 한번 4국에서 기적같은 신의 한수를 두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 대국 이후 인간과 AI바둑프로그램과의 대국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이제 AI 바둑을 이길 수 있는 인간이 없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바둑을 배우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현재 대부분의 바둑기사들은 AI바둑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으며 전체.. 2024. 2. 23. 선물같은 사랑은 없다 선물같은 사랑은 없다. 만약 그 선물(프랑스어, don)이 한 점의 불순물없는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말하는 것이라면. 마르셀 모스는 1925년에 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자본주의적 경제체제 혹은 공산주의적 사회를 넘어서는 다른 삶의 양식으로서 주고, 받으며 답례하는 사회를 제안합니다. 언제나 선물을 주고 받으면서 살아왔던 전체적이며 총체적인 사회! 북서아메리카의 인디언 부족과 남태평양의 멜라네시아 및 트로브리안드 군도 지역을 인류학적이고 사회학적으로 탐구하면서 현재의 화폐와 상품 교환이 아니라 선물을 주고 받고 답례하는 호혜성의 사회를 제시한다. 여기에 나오는 가장 중요한 축제이자 사건, 삶의 방식은 북서아메리카의 포틀래치와 남태평양의 쿨라다. 둘다 선물을 주고 받으면서 형성되는 개인간, 부족간, .. 2024. 2. 22. 라캉과 철학자들 - 반철학자로서 라캉 이 책을 읽다보면 왜 1960년대 이후의 철학들이 정신분석과 함께하게 됐는지 알 수 있다. 저자의 말을 따라가보면 푸코도 들뢰즈도 모두 '프로이트의 우수한 독자들'이었다. 물론 이들이 프로이트를 새롭게 발견하게 된 것은 모두 라캉이 '프로이트로의 회귀'를 주장하면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을 정신분석답게 만들었기 때문이다.철학이란 삶의 지혜이고, 이 지혜란 다름 아닌 문자가 발명되면서부터 갖게 된 자기의식에 대한 지혜일 것이다. 즉 '내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내가 알고 있다'는 자기의식을 갖는다는 말은 속마음과 행동 사이의 간극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떻게 보면 소크라테스는 이런 자기의식을 최초로 대면하면서(face to face) 이 문제에 대한 지혜를 최초로 구했던 사람, 철학자가 되었다.다.. 2024. 2. 18. 돈키호테, 텍스트에 미쳐버린 인간 '돌아가는 풍차를 보고 거인이라고 생각해서 돌진하는 돈키호테' 어릴 적 문고판으로 본 돈키호테는 이런 기억으로 남았다. 그런데 실제로 읽어보니 이 장면은 의 모험을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첫번째 사건에 불과했다. '불과했다'라는 말은 풍차-거인 사건보다 더 큰 모험이 있다는 말이 아니라 단순한 모험을 넘어선, 특히 텍스트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아주 흥미롭다는 말이다. "결국 그는 이런 책들에 너무 빠져든 나머지 매일 밤을 뜬눈으로 꼬박 새웠고, 낮 시간은 멍하게 보냈다. 이렇게 거의 잠을 자지 않고 독서에만 열중하는 바람에 그의 뇌는 말라 분별력을 읽고 말핬다. 기사 소설에서 읽은 전투나 결투, 부상, 사랑의 속삼임, 연애 번민 그리고 있을 수도 없는 황당무계한 사건과 마법과 같은 모든 조류의 환상들이 그.. 2024. 2. 18. 라캉은 정신분석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목 그대로 라캉의 정신분석에 대해서 쉽게 이야기해주는 책이다.작년에 칼융에 대한 책을 살짝 읽고는 프로이트를 읽어야겠구나 생각했는데, 이 책 역시 프로이트를 강조한다.이 책은 정신의학, 심리학과 다른 것으로서 라캉의 정신분석을 소개한다.일반적으로 정신의학에서는 '증상'을 제거하여 치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라캉의 정신분석에서 '치료'라는 말은 없다. 임상심리학처럼 내담자의 말에 크게 공감하지도 않는다. 즉 라캉의 정신분석에서는 증상을 질환으로 여기지 않고 정신건강이라는 개념도 없다. 증상을 치료하지 않으면 뭐하러 정신분석을 받지?라캉의 정신분석(이후 정신분석)의 주체는 환자 자신이기때문이다. 정신의학이 주로 증상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약물을 처방해서 신속하고도 효율적으로 고통을 없애는 것에 집중.. 2024. 2. 12. TV가 사라졌다 1991년 12월 9일 1시간 빠른 8시 SBS뉴스가 출발했다. KBS와 MBC 이외에 새로운 방송사가 출범했다는 것도 놀랍지만 어쩌면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은 8시 뉴스의 시작이다. 뉴스가 새로 시작한 것이 뭐 그리 큰 일일까? 그런데 8시에 시작하는 SBS의 뉴스는 생활리듬면에서 획기적이었다. 뉴스는 항상 9시였기 때문이다. 9시만 되면 우리 집을 비롯해서 대부분의 집에서는 저녁을 먹고 하루를 정리하는 9시 뉴스를 봤다. 9시 뉴스 이후에 '착한 어린이'들은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9시 뉴스 이후의 시간은 어른들의 시간이었다. 주말이 되면 유일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토요명화, 주말의명화때문에 좀 더 늦게 잠자리에 들곤 했다. 9시 뉴스를 본다는 것은 거의 전국민에게 일정하고 비슷한.. 2024. 2. 8. 사상검증구역 : 더 커뮤니티 - 거짓말의 세계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커뮤니티'라는 말에 꽂혀 공동체 실험을 하는가보다 봤는데 예능정치게임이지만 구성 자체가 아주 흥미로웠다. 기본적으로 남성 6, 여성 6명이 등장하고 각자는 아래 4개의 성향을 다채롭게 보여주고 있다. 정치 (보수/진보) 젠더 (이퀄리즘/페미니즘) 계급 (금수저/흙수저) 개방성 (꼰대/MZ) 너무 심플하게 나눈 것 아닌가 생각할수도 있지만 각각의 성향은 3단계로 나눠져 있어서 단순하지 않다. 보수-이퀄리즘-금수저-꼰대, 진보-페미니즘-흙수저-MZ 이렇게 나눠지지 않기 때문이다. 보수-페미니즘인 사람도 있고, 흙수저-보수인 사람도 있다. 꼰대이면서도 진보적인 사람도 있고, MZ(개방성에서)이지만 보수도 있다. 제목에 다 드러나 있지만 이게 예능정치게임이 되는 것은 서로의 사상을 맞추면(검증하면) 승리하는 .. 2024. 2. 2. 슈베르트, 파우스트 그리고 양자역학의 산책 양자역학을 어떻게 이야기해줄까 기대하면 읽기 시작했다. 양자역학의 토대를 놓은 물리학자니까 당연히 그럴거라고 생각했다. 슈베르트 피아노 3중주, 괴테의 이야기, 플라톤의 까지. 바이올리니스트와 물리학자가 음악과 물리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양자역학의 이론적 발견에 대해서는 파우스트적 발견이라고 기뻐하고, 호수와 숲이 있는 한적한 곳으로 떠난 친구들은 산책을 하면서 플라톤과 함께 물리학적 발견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다 읽고나면 양자역학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발견이 이런 과정 속에서 태어나겠구나 생각했다. 고전물리학은 명확하고 확실하다. 사물과 사물의 관계에 대해서 정확한 식을 갖고 있고, 사물이 무엇인지 명쾌하게 대답해준다. 양자역학은 불명확하다. 불명확한 과학의 문을.. 2024. 2. 2. 새벽낭독 5일차 - 몸은 생각보다 빠르다 지난주 새벽낭독을 시작했다. 매번 6시쯤에 일어나서 제 시간에 잘 읽었다. 이후에 다시 잠자리에 들지도 않았다. 다만 바이오리듬이 바뀌어서인지 몸도 정신도 좀 정신이 없었던 듯하다. 어제서부터 조금 달라졌다. 6시에 일어나는데 그렇게 피곤하지 않았다. (물론 일어나기는 싫은 마음은 비슷... -.-;;) 운동도 잘 되고, 책도 잘 읽혔다. 그리고 5일차 이제는 6시에 일어나서도 정신이 그렇게 산만하지 않다. (일어나기 싫은 마음은 여전) 음.....몸은 벌써 바뀐 리듬에 적응하고 있는 듯 싶다. 예전에도 느낀 적이 있는데 정말 "몸은 생각보다 빠른 것 같다." 이렇게 오래했던 습관이 그렇게 쉽게 바뀔리 없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생각일뿐이다. 일단 몸을 움직여 해보고, 또 다시 해보면 생각보다 몸.. 2024. 1. 30. 낭독은 '듣기'다 낭독은 사실 읽기가 아니라 '듣기'다. 새벽낭독 3일차 처음으로 소리를 듣는 것에 집중해봤다. 낭독, 그것도 새벽 낭독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소리, 듣기의 감각이었다. 우리는 읽기를 그 자체로 시각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읽기란 그 내용을 파악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물론 그것도 필요하다. 다만 개인적으로 새벽 낭독에서는 '잃어버린 지혜'로서의 듣기-읽기를 체험해보고 싶다. 눈을 감고 두 분이 읽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몸이 깨어나는 기분이다. 일단 눈으로 볼 때는 시각적으로도 피곤하고 '내용'을 파악하려는 의지가 작동하게 된다. 물론 처음 눈을 감고 들으면 그 소리를 따라가려고 더 힘이 들 때도 있다. (내용이 뭐지, 어디를 읽고 있지, 내 차례인가? 뭐 이런 생각들) 그런데 가볍게 눈을 .. 2024. 1. 28. 시를 읽어주는 도슨트가 필요해 아직 공지를 올리지 않았지만 3월부터는 한 달에 한 권의 시집을 각자 읽고,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시를 낭독하고, 암송하고, 또 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한다. (이건 생각하는 그 사람이 진행자가 될 것이다....그래야 한다. ^^;;) https://cafe.naver.com/afterworklab 자주 이야기했지만 22, 23년 2년동안 프루스트를 읽으면서 '시(詩)'에 대한 욕망이 커졌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지금도 매주 시를 읽고, 낭독하고, 또 읽어보는데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다. 詩를 읽고 싶고 듣고 싶고 줄줄 암송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읽고 또 읽어도 느낌이 오는 게 잘 없다. 물론 읽다보면 애착이 가는 詩와 시인을 만나기도 한다. 다만 내가 워낙 문학 .. 2024. 1. 24. 예술과 AI - e.想세계_낯선정원展 오랜만에 미술관에 갔습니다. 매주 화요일은 양평에 있는 몇몇 분들과 걷는 날인데 아침 날씨가 영하 14도를 넘나드는 날씨라 살짝만 걷고 가까운 군립미술관에 가기로 했다. 올해는 양평 근처에 있는 미술관, 전시관들을 자주 찾아보려고 한다. 양평군립미술관에서는 이 펼쳐지고 있었다. 인간과 사물, 사물과 AI, AI와 자연의 조화를 모색하는 전시였다. 일반적인 회화들도 좋았지만 이번에 눈에 띄는 작품들은 주로 최신의 기술을 반영하는 작품들이었다. 관람자와 대화하면서 점점 변화하는 정신(?)을 갖게 되는 큰머리들, 21년과 23년도 각각 다른 시간에 똑같은 시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작품. 바닷속 오염을 해결하려는 오션머신과 전통의 용신을 결합하는 단편 영상들까지. 대화하는 큰머리 AI는 '전시장에 있으.. 2024. 1. 24.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과 프루스트 얼마전 페이스북에서 한나 아렌트의 'banality of evil'의 '악의 평범성'으로 번역해서는 안된다는 비판을 봤다. 한나 아렌트가 아이히만을 보면서 banality of evil이라고 말하는 것은 악은 평범한 누구나 저지를 수 있다가 아니라 '악과 사유능력'과의 관계를 지적하기 위해서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banality라는 말을 '평범성'이라는 말로 번역하면서 오해가 생긴다는 말이었다. 사실 '악은 평범한 누구나 저지를 수 있다'라는 말과 '아무 생각없이 행동하면 - 피상적으로밖에 생각하면' 평범한 누구라도 악을 저지를 수 있다는 말은 별로 차이가 없어 보인다. 대중적인 번역으로 이것보다 더 좋은 번역은 없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생각해볼수록 좀 더 감각적인 말로 표현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 2024. 1. 24. 모집) 2024년 철학작당 - 들뢰즈와 언어 (3/19~) 인문학실험실-루바토 2024 기획세미나 모집) 들뢰즈와 언어 3/19(화) 저녁 7:45~ https://cafe.naver.com/afterworklab/809 들뢰즈가 사랑한 예술가들은 대부분 실패한 작가들이다. 실패했기에 성공한 작품들. 프루스트, 베케트, 카프카, 보르헤스, 멜빌의 작품들을 보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단어에 집착하고, 점점 더 말이 없어지며, 시작도 끝도 없는 길을 걷고, 한계 저편으로까지 우리를 밀어간다. 사실 실패란 말도 성공이란 말도 들뢰즈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에게 예술은 하나의 도주(탈주)하기이자 탈영토화이기 때문이다. "낡은 무기들은 녹슬고 부패한다.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 정확하게 겨냥해야 한다." 도주하기란 하나의 선, 혹은 여러 개의.. 2024. 1. 22. 거울 나라의 앨리스와 언어 유희 "글쎄요, 우리 나라에서는 그렇게 오랫동안 빨리 달리면 대개 어딘가에 닿게 되거든요." 여왕이 말했다. "느려터진 나라로군! 이제 너도 알게 되겠지만, 여기서는 같은 곳에 있으려면 쉬지 않고 힘껏 달려야 해." (48쪽) "내 기억은 한 방향으로만 작용하는데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은 기억할 수 없어요." 하얀 여왕도 자기 생각을 말했다. "과거에 대해서만 작용한다면 기억력이 형편없기 때문이야." (99쪽) 앨리스가 말했다. "그건 믿을 수 없어요!" 하얀 여왕을 측은하다는 듯이 말했다. "믿지 못하겠다고? 다시 해 봐.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눈을 감아." 앨리스는 소리내어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도 소용없어요. 있을 수도 없는 일을 믿을 수는 없으니까요." 하얀 여왕이 말했다. "아마 연습이 부족.. 2024. 1. 17. 이전 1 2 3 4 5 6 7 8 ···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