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학8 '도덕'에 대한 하나의 반박문(Streitschrift) 우리는 우리 자신을 알지 못한다. 우리 인식하는 자들조차 자신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관해서 탐구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우리가 어느날 우리 자신을 발견하는 일은 어떻게 일어날 수 있을까? "네 보물이 있는 그곳에 네 마음도 있느니라"라는 말은 옳은 말이다.니체 아카넷 11쪽 의 원제목은 이다. 무엇에 대한 반박문일까? 기존 도덕에 대한 반박문 - 그동안 질문하지 않았던, 결코 질문할 수 없었던, 원래부터 그랬던 것이라고 믿었던 '도덕'에 대한 반박문이다. 네이버 사전을 살펴보니 Eine Streitschrift는 반박문, 항의서라고 나오는데, 조금 더 들어가서 보니 Streit는 전투, 싸움, 불화라는 뜻을 갖고 있다. 즉 는 이전에 질문하지 .. 2025. 5. 18. 꿈과 예술의 평행론 2 꿈-검열의 영향 아래서 무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 잠재적 꿈-사고를 다른 표현으로 바꾸는 작용인 꿈-작업 그리고 압축, 전위, 시각적 변환으로 모호하고 애매해서 무의미해 보이는 꿈을 살펴보면서 그 아래에 있는 꿈-사고의 의미를 찾는 작업이 꿈-해석이다. 꿈-작업과 꿈-해석에 대한 프로이트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이 두 작업이 곧바로 예술 작업 및 예술비평과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꿈과 예술의 유사성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꿈이 잠을 못자게 하는 자극을 해소하는 잠의 수호자 역할을 한다는 것은, 평소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적인 자극들을 제거한다는 (내가 주장하는) 예술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그런데 꿈의 태곳적 특성과 유아성은 내가 이전에 생각했던 예술의 정의를 재확인하는 것을 넘.. 2025. 2. 9. 꿈과 예술의 평행론 1 꿈-작업과 꿈의 태곳적 특성을 살펴봤던 지난 세미나는 나에게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 같다.속마음과 행동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예술 이외의 또 다른 길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2022년에 '사유이전의 사유, 몸의 사유'라는 주제로 공부를 하면서 '문자와 정신공간'이 깊게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니체 - 푸코 - 베이트슨으로 이어지는 횡단적 읽기가 도움이 된 듯하다. 이어서 2023년에는 '삶의 조건으로서 거짓'이라는 제목으로 구술성과 문자성을 좀 더 본격적으로 살펴봤다. 그러면서 문자의 발명과 함께 겉과 다른 속마음이 생겼고, 속마음과 행동(말) 사이의 간극이 점점 더 넓어지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기 마음의 충동을 있는 그대로 전달할 수 없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니체의.. 2025. 2. 9. 지금 라캉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1 - 무의식 "이제는 정신분석학까지 공부해야 하나?" -.-;;;모집) 프로이트로 돌아가자1 (2025.1.14~)2025년은 '라캉을 중심으로' 공부하겠다고 했는데, 프리(pre)시즌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이트로 돌아가자'의 신청자가 많지 않다. 정말 중요한 공부라고 생각하는데 다들 관심이 없는걸까 아니면 "인문학 공부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정신분석학까지 공부해야 하나. 그것도 난해하다는 라캉의 정신분석학을." 혹시 이런 의심을 갖고 있는 건 아닐까.낯설고 어렵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우리는 거의 매일 다양한 방면에서 정신분석학과 마주치고 있다. TV채널만 틀면 나오는 오은영박사는 물론이고 수많은 프로그램들, 드라마 심지어 예능까지도 심리적인 부분과 무의식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로 만연하다. .. 2024. 12. 15. 아버지는 왜 죽어야만 하는가 정신분석학에서 어머니와 아버지일단 정신분석학에서 쓰는 어머니, 아버지는 생물학적인 부모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최초의 대타자는 어머니다"라고 말했는데, 여기에서 '어머니'라는 말은 구체적으로 아이를 보살피는 양육자'를 가리킨다. 실제로는 아버지가 될 수 도 있고, 보육시설의 원장님, 누나나 형이 될 수도 있다. 아버지 역시 마찬가지다. 정신분석학에서 아버지는 '법'을 주관하고 주체를 거세하는 것을 뜻한다. 욕구, 요구 그리고 욕망아이가 태어나서 만나는 '최초의 대타자는 어머니'라고 말했는데, 어머니가 대타자가 되는 것은 자신의 생존여탈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는 생물학적으로 살기 위한 필수적인 욕구를 갖고 있다. 먹고, 마시고, 자고 배설하는 기본적인 욕구. 그런데 어린아기는 대타자가 없으면 먹을.. 2024. 11. 18. 본능 대신 무의식 본능과 무의식가타오카 이치타케는 '무의식의 기원'을 이야기하면서 "인간에게는 본능 대신 무의식이 주어져 있다"라고 한다. 정신분석학적으로 보면 "인간이란 본능이 망가진 셈"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본능 대신 무의식'이 주어질 수 있는 조건이란 뭘까? 바로 언어다.갓태어난 송아지, 말, 사슴들은 대부분 30분이나 1시간정도면 바로 일어서서 뛰어다닌다. 그들에게는 '본능'을 가지고 자연과 조화롭게 살 수 있는 뭔가가 새겨져 있어서, 이를 따르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인간은 이렇게 살수가 없다. 즉 "인간은 자연에 비해 근본적으로 과잉된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 라캉은 이 과잉된 것은 '언어'라고 생각했다.앞선 장에서도 언어를 구성하는 시니피앙은 물리 세계와 전혀 다른 언어 세계를 구성한다고 말.. 2024. 11. 18. 정신분석과 예술 이전에 문학, 철학 강의에서 그리고 세미나를 하면서 여러번 현재 예술은 생존에 필수적인 욕구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왜 예술을 생존욕구라고 말할까"라는 짧은 글을 쓴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신분석학, 특히 라캉의 정신분석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정신분석이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은 '예술'과 상당히 닮아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최근 2~3년 이내에 함께 세미나를 했거나 강의를 들었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의 관심사는 '문자와 정신공간'입니다. 프루스트의 를 읽어도, 스탕달의 을 볼 때도, 들뢰즈의 을 공부할 때도, 심지어는 스피노자의 를 읽을 때도 '문자와 정신공간'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왜냐하면 문자가 없었던 구술성의 시대와 달라 문자의 발명과 함께 현재 자아라고 하는 자기인식, 정신의.. 2024. 11. 17. 특강모집) - 들뢰즈의 얼굴성 : 머리를 잃어버린 얼굴 (9/13) 특강) 월간 루바토들뢰즈의 얼굴성 - 머리를 잃어버린 얼굴 (9/13): 구술성과 문자성으로 살펴본 7고원 '얼굴성'9/6(금), 저녁 7:45 ~https://cafe.naver.com/afterworklab/1113 얼굴은 정치다.'얼굴성'이라는 개념은 낯설지만, "얼굴은 정치다"라는 말은 직관적으로 이해된다. 우리는 선생님에게 혼날 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사랑스런 연인을 만날 때의 얼굴, 어릴적 친한 친구를 만날 때의 표정, 중요한 회의를 할 때 어떤 얼굴을 해야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얼굴은 단순한 머리가 아니라 의미가 모든 기표들이 통과하는 문처럼 작동한다.얼굴성은 문자의 발명과 함께 등장한 자기 인식과 연결되어 있다. 에서 원시적인 머리를 가진 사람들은 구술적 인.. 2024. 8.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