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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 세미나

수원시자원봉사센터 - 공감의 생리학

by 홍차영차 2021. 12. 20.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원시자원봉사센터에서 직원역량강화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오랜만에 오프라인 강의를 진행하게 되어 감회가 깊었습니다. 오프라인 강의를 위해서 코로나19 PCR검사도 하고. ^^

 

2020년에는 스피노자의 감정역학을 다뤘는데, 2021년 올해는 '팬데믹'과 관련하여 '공감의 생리학'이라는 제목으로 니체를 가지고 강의.

니체를 중심으로 이야기했지만, 전반적으로는 구술문화와 문자문화가 주는 차이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를 진행!

 

 

 

주제 : "팬데믹 이후, 변해야 할 삶의 방식"

          공감의 생리학 - 사소한 것이 전부다

일시 : 2021. 12. 20(월), 오후 3:00 ~ 5:30

기관 및 장소 : 수원시자원봉사센터 - 착한공터,

https://www.suwonvol.com/fe2/main/NR_index.do

 

수원시자원봉사센터.착한공터.

수원시자원봉사센터. 착한공터. 온라인자원봉사플랫폼. 자원봉사커뮤니티공간.

www.suwonvol.com

 

교육내용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는 순간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었다거나 GDP 3만불 시대에 진입했다는 거대한 사건 때문이 아닙니다. 신기하게도 우리는 아주 사소하고 아주 구체적인 경험들 - 더운 여름 수박 한 조각을 먹을 때, 별 것 아닌 작은 일에 칭찬을 받을 때, 잘 되지 않던 가로주차가 한 번에 되는 그런 순간들 속에서 ‘살아있음’을 실감합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삶은 생생하게 살아가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말을 ‘문자’로 적을 수 있게 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기록의 역사’ – 이야기들의 모임이 아니라 – 가 나타났던 것처럼, 문자의 탄생과 함께 우리는 집단으로부터 분리되는 ‘자아’로서의 나(개인)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집단으로부터 분리된 의식, 속마음(자아)을 갖게 되면서 정작 우리는 자신의 감정, 신체적 변화에 대해 둔갑해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사물을 그것 자체가 아니라 낱말로만 이해하고 있습니다. 말로만 사과하는 것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런데 행동과 다른 속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자기인식을 가진 인간의 독특성이자 어려움이 되었습니다.
팬데믹이라는 예외 상태 속에서 속마음은 점점 더 복잡해졌으며,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는 문제는 더욱 더 어려워졌습니다. 동시에 이성과 감성, 정신과 신체, 말과 행동의 분리는 더욱더 가속화되었습니다.  화면상으로만 만나고 온라인으로만 대화하면서 신체와 감성이 자신의 일부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팬데믹은 정상상태에서는 알 수 없었던 이러한 ‘분리’를 실감하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공감의 문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공감은 그저 같은 정보(생각)를 갖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신체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니체는 19세기 후반 이성과 의식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면서 지금은 ‘의식이 겸손해져야 하는 시기’이고, 우리의 삶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무의식’이 아니라 ‘의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는 우리 ‘삶의 조건으로서 거짓’을 이야기하면서 의식에 놀라지 말고, 우리의 ‘신체’를 보고 놀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손에 망치를 든 철학자 니체를 의지하여 ‘공감의 신체성’과 그동안 무시당했던 ‘사소한 것(잉여)들’을 다시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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