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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헤르만 헤세 -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by 홍차영차 2021. 8. 12.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그런데 이러다 겨울이 오면 어쩌지?"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로베르트는 웃기만 하고 골드문트는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앞만 응시하고 있었다. 레네는 서서히 깨달았다. 이들은 아무도 겨울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도 한 장소에서 길게 살 생각이 없다는 것을, 고향은 고향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지금 방랑자들과 함께 있다는 것을 그녀는 고개를 떨궜다.

...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불안했다.

"난 떠나고 싶지 않아." 그녀가 애원조로 말했다. "당신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 싫어. 언젠가는 다 사라지고 떠나버릴 것을 알면서 사람이 어떻게 마냥 기뻐할 수 있겠어."

골드문트는 다시 그녀를 달랬는데, 이번에 그의 목소리는 다정했으나 어딘지 모르게 위협적인 어조가 깔려 있었다.

"오, 레네. 이미 수많은 현자들과 성자들이 그 문제에 대해 머리를 싸매고 오랫동안 사색해왔어. 어떤 행복도 오래 지속되지 않는 법이야. 지금 우리가 누리는 시간이 너에게 만족스럽지 않고 기쁘지 않다면 나는 당장 이 오두막에 불을 질러버리겠어. 다들 각자 갈 길로 가면 되는 거지. 그러니 그만하자. 레네. 설명은 이 정도면 충분할 거야."

그걸로 끝이었다. 레네는 더 이상 항의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의 기쁨에는 이제 한 줄기 그늘이 드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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