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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푸코

[주권없는학교] 주체의 해석학 - 2

by 홍차영차 2013. 10. 17.

 

 

『주체의 해석학』미셸 푸코

 

‘1982년 콜레주 드 프랑스 강의에서 푸코는 연구로부터 얻은 결과를 설명하기보다는 연구의 진척을 단계적으로 거의 암중모색하면서 보고하는 새로운 형식의 강의를 탄생시킨다. 그래서, 1982년 강의는 굳어진 결산보다는 살아 있는 실험소의 모습을 갖는다. 강의에서 분석적인 명확성을 더 심화시키고 세부사항에 이르기까지 명확성은 극에 달하지만, 거의 매 강의에서 관건들이 이동하고 재표명되며 다른 방향에서 전개되는 만큼 총괄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책을 거의 다 읽고, 마지막에 첨부된 강의상황(프레데릭 그로)을 통해 알게 되었다. 푸코의 첫 책으로 이 책을 접한 것은 가히 모험이라고 할 수 있겠다. 빠지던지 혹은 도망치던지. 다행히 함께 하는 세미나의 책으로 만나게 되었기 때문에 버리거나 도망칠 수 없었고, 일반적인 다른 책을 읽는 것에 거의 몇 배에 걸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면서 나름대로의 푸코 읽기를 할 수 있었다. 지난 번에 쓴 좌충 우돌 푸코읽기는 내가 이해한 책의 맥락을 이야기하였는데, 이번에는 내가 책을 보면서 정리한 간략한 강의 주제와 책을 읽는 데 도움이 되었던 다른 이들의 리뷰를 첨부하였다. 책에도 강의마다 간략한 테마들이 줄지어 적혀 있지만, 주체의 해석학 전체 맥락상에서 각각의 강의를 이해하기는 어렵게 느껴져서 12강에 대한 간략한 제목을 내 나름대로 적어 보았다.

 

그럼, ‘주체의 해석학전체 논지와 각각의 강의에 대한 주제를 먼저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자. 푸코는 82년도 강의를 통해 근대 서구주체 형성메커니즘의 분석을 시도하는데, 그는 새로운 자기와의 관계를 그 자체로 분석하기 위해 고대그리스/로마시대를 재독서하면서, ‘자기인식개념 안에 예속되어 버린 근대의 주체성에 변화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푸코가 그리는 새로운 주체성은 플라톤의 <알키비아데스>에서 발굴해 낸 자기배려의 개념 안에서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자기 배려를 주체 형성의 유일한 정답으로 내놓기 보다는 주체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실증적인 예로 들고 있다. 특히, 그는 주체 형성에서 주체의 발견 혹은 정체성의 문제에만 고립되기 보다는, 세계와의 관계, 타자와의 관계를 맺는 실천적인 측면을 강조하면서 자기 변형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이 예술작품이 되는 것을 그리고 있다.

 

 

주체의 해석학초반부에는 자기 배려와 자기 인식의 정의 및 차이에 대해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고 있고, 이후로는 주로 새로운 주체로서 자기 배려와 이를 가능케 해주는 실천적 수련에 강조점을 두고 있다. 푸코는 진실과 주체가 조화롭지 못한 현재의 모습에서 가장 필요한 것으로 바로 테크네(tekhne)로서의 삶의 기술을 주목하는데, 여기서의 삶의 기술은 그저 지식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신체의 반복 동작을 통해서 나름의 양식(forma)를 만들고, 그 양식에서 나만의 스타일을 창조해 가는 것이다. 기존 체계의 관습과 자아의 관성에 포박되어 생각과 의도보다 느리고 굼뜬 상태로 변해 버린 몸의 문제와 첨예하게 대치하고, 그 몸을 이--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김영민의 공부론너는 믿음이 있고 나는 행함이 있으니 행함이 없는 네 믿음을 내게 보이라고 참된 믿음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야고보서(신약성경)의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고 하겠다.

 

결국 푸코가 강조한 이러한 자기 기술이 추구하는 것은 새로운 주체는 많이 알고 있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먹고, 입고, 어디에 살고,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라는 내 생활의 양식으로 나타날 때 가능해지는 것이다.

 

『주체의 해석학』12강 내 멋대로 정리

 

1 : 주체와 진실 관계에서 자기 배려(epimeleia heautou)와 자기 인식(gnothi seauton)

2 : 자기 배려에서 자기와 배려 : 자기 배려의 필요성 (통치, 교육, 무지)

3 : 자기 배려의 황금기 1, 2세기에서 자기 배려 (자기 배려의 확장 대상, 시기)

4 : 자기 배려에서 타자와의 관계 : 스승, 철학자

5 : 자기의 자목적화 : 자기 배려=삶의 기술

6 : 자기로의 전향 Ⅰ : 플라톤 epistrophe, 기독교의 개종(metanoia)

7 : 자기로의 전향 Ⅱ : 자기로의 회귀와 세계인식의 관계 (세네카의 굽어보는 시선)

8 : 자기로의 회귀와 세계인식의 관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미세한 시선)

8 : 자기 수련(askêsis) Ⅰ : 고행

9 : 자기 수련(askêsis) Ⅱ : 철학적 고행의 실천 (경청, 독서/글쓰기, 말하기)

10: 파르헤지아(parrhêsia) : 도덕적인 적(아첨)과 기술적인 적(수사학)

11: 삶의 기술을 통한 자기 배려 : 금욕적 자기 수련 (금욕, 시련)

12: 고행적 수련으로의 명상 : 죽음명상과 의식점검

 

*푸코의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되었던 리뷰 및 자료

 

역사학을 혁신한 푸코_폴 벤느.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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