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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토리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by 홍차영차 2013. 10. 8.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by Temple Grandin (양철북)

 

자폐인의 내면 세계에 관한 모든 것이라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내게 사람들과 사람들간의 관계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근거를 주고 있다.

 

템플은 두 살 때 자폐아 판정을 받고 평생 보호 시설에서 살아갈 것이라는 의사의 진단과는 달리,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과 그 헌신의 결과로 만나게 된 스승(칼록)을 만나 동물학자 교수로서 또한 자폐증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가 되었다. 그녀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입장에서 엑스맨(X-men)처럼 보이는 특이 종족(비자폐인)을 이해하기 위해서 지금도 노력 중이다.

 

우리들(비자폐인)의 이성으로 판단하기에는 그들(자폐인)의 행동과 사고 방식이 이상하게 보이겠지만, 반대로 그들의 눈에 우리들의 모습은 상상할 수 없는 완전히 낯선 방식으로 셰계를 구성하고 살아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고등학교에 들어설 때까지 템플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과 같이 시각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본다고 생각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그녀도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다르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그녀는 우리와 조금다른 방식으로 존재할 뿐이다.


 

집에서 사용하는 형광등은 1초에 60차례 깜박이는데 이런 깜박임이 눈에 보이는 사람들을 상상해 보자. 당연히 이런 형광등이 있는 곳에 있는 것 조차 너무나 힘든 상황이 될 테이고, 동일하게 1초에 120차례이상 번쩍이는 컴퓨터 디스플레이로 가득 차 있는 곳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또한, 소리는 색깔처럼 느껴지고 얼굴을 만지는 촉감은 소리를 듣는 자극처럼 느끼는 사람에게는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기대하는 반응과 다른 행동이 나타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템플 역시 이러한 과민한 감각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녀는 언제나 안기기를 싫어했다. 엄마의 품에 안기기를 싫어하는 자식이 있겠는가? 그녀 역시 안기는 좋은 느낌을 경험하기 원하지만 그녀에게는 바로 이 느낌이 너무나 자신을 압도적이기 때문에 겪렬한 반응을 하게 되고 안기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다. 또한, 그녀는 두 사람이 말할 때, 자신이 듣고 싶어하는 한 사람의 말만을 골라서 들을 수가 없었다. , 많은 사람들이 서로 모여 왁자지껄 이야기하는 생일파티 같은 곳이 그녀에게 고문장이 된다.


 

‘Temple Grandin’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처음 그녀를 알게 되었다. 자폐인으로 미국 가축 시설의 1/3 이상을 설계했으며, 지금도 동물학 교수로서 자신의 길을 훌륭하게 가고 있다는 사실이 내 흥미를 끌었다. 자폐라는 어려움을 가지고 그녀는 어떻게 살아왔던 것일까 궁금증이 생겼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가면서 드는 생각은 그녀와 우리가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 일반인이라고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점

 

모든 사람이 똑같이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하다. 누군가는 좀 더 감성적이어서 시각적 분석을 통해서 사물을 이해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언어 혹은 듣기를 통해서 이해하는 것이 더 편할 수도 있다. 이러한 차이점을 있다는 것을 잘 구분하고 인정하면서 살아갈 것인지, 혹은 나와 다름을 무조건적인 악으로 생각하고 차별할지는 내 자신의 몫이 될 것이다.


 

템플이 우리를 이해하기 위해 하는 노력이 오로지 그녀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내 주변과 사회를 볼 때 좀 더 폭 넓은 눈으로 다름은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성적으로는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지만, 아쉽게도 실제 생활에서 나타나는 실제 행위는 이와는 다르게 일어나는 것 같다. 학교에서의 왕따 문제 혹은 지역 차별과 같은 현상은 바로 이와 같은 원인의 결과가 아닐까. 내 자신의 생각이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우리는 끊임 없이 자기 수련을 해 나가야 될 것이다. 자신의 말과 생각에 조금 더 무게를 늘려보도록 하자.

 

2013. 10.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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