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공지를 올리지 않았지만 3월부터는 한 달에 한 권의 시집을 각자 읽고,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시를 낭독하고, 암송하고, 또 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한다. (이건 생각하는 그 사람이 진행자가 될 것이다....그래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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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이야기했지만 22, 23년 2년동안 프루스트를 읽으면서 '시(詩)'에 대한 욕망이 커졌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지금도 매주 시를 읽고, 낭독하고, 또 읽어보는데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다. 詩를 읽고 싶고 듣고 싶고 줄줄 암송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읽고 또 읽어도 느낌이 오는 게 잘 없다. 물론 읽다보면 애착이 가는 詩와 시인을 만나기도 한다. 다만 내가 워낙 문학 전반과 시에 대한 사전지식이 너무 없다는 점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詩에 대한 기억은 학창시절에 국어 교과서에 있던 시가 마지막이 아닐까. (사실 나는 백석도 윤동주도 김소월도 잘 모르고 이게 왜 좋은지도 실은 잘 모르겠다.)
그런데 클래식 음악에 대한 입문이 고전중의 고전인 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가 아니라 19세기 20세기 작곡가의 작품을 마주치면서 시작되었듯이, 시도 흔히 누구나 아는 우리나라의 유명한 시들은 별로 내 맘을 끌지 못했다. (아는 시도 없지만) 윤동주의 별헤는 밤, 읽어보면 좋다. 그런데 2024년에 이 시는 나와 잘 공명하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의외로 지금 20대, 30대의 시들이 맘에 와 닿는다고 할까.
(클래식 입문은 낭만으로 했지만 점점 들을수록 고전 곡들이 좋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20, 30대 시들이 좋다고 했지만 뭐가 좋은지 표현하기 어렵다. 그리고 읽는 시 중에서 (대부분 문학상을 받은 시들인데도) 60~70프로는 맘에 들지도 않고 이해도 되지 않는다. 이 시가 왜 이상문학상을 받았을까, 김수영 문학상을 받았다는 이 시는 뭐지? 시집을 많이 읽다보니 드는 생각이다. 그리고 바로 이런 순간에 좋은 도슨트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내가 모르고 있을수도 있다. 멋진 詩 비평가, 평론가가 있는데 모르는 것일수도.
미술에는 스타 도슨트도 있고, 그림을 설명해주는 좋은 책들도 많다. 음악 역시 그렇다. 클래식 입문 책들은 매년마다 수십, 수백권이 나오고 조금 깊이가 있는 책들도, 작가들도 많다. 그런데 문학, 특히 '詩'를 아름답게 풀어주는 도슨트(도슨트 말고 더 좋은 명칭이 있으면 좋겠다.)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다른 문학과 달리 아무리 좋은 시라도 번역이 되면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특히 詩는 한국작가들의 시를 읽고 있고, 더 잘 읽고 싶다. 지하철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잔디밭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시를 낭송하고 시를 이야기하는 나라야말로 가장 행복한 나라이지 않을까.
아름다운 시 비평,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시를 읽으면서 받았던 느낌을 자신의 언어로 감각적으로 전해주는 비평을 읽어보고 싶다. 비평 자체가 시보다 아름다운. 욕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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