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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토리

[주권없는학교] 미셸 푸코 진실의 용기

by 홍차영차 2013. 10. 24.



미셸 푸코 진실의 용기 by 프레데리크 그로 외 (도서출판 길)

 

자명성과 보편성을 파괴하는 지식인, 현재의 무기력과 속박 속에서 취약점, 통로, 힘의 선을 포착하고 지적하는 지식인, 부단히 이동하며 현재에 과도하게 관심을 집중하기 때문에 미래에 자신이 어디에 있을지 무엇을 사유할지에 대해 더 이상 정확히 알 수 없는 지식인

 

[미셸 푸코 진실의 용기]는 바로 이런 지식인을 꿈꿨던 푸코의 삶이 어떠했는가를 프랑스의 젊은 연구자 6인의 논고를 통해서 재조명해 주고 있다.

 

진실의 용기(parrhêsia)는 푸코의 콜레주 드 프랑스 마지막 강의(1981~1984)의 주제이자 그의 후기 사유의 주요 테마인데, 1983, 1984년 강의가 아직 번역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르헤지아에 대한 추가적인 이해를 위한 나름대로의 의미 해석을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이 책에서는 푸코의 인생 자체가 바로 진실의 용기를 실천하는 삶이었음을 각자의 관점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푸코의 전체 삶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보기에는 조금 힘든 면이 없지 않았으나,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그의 철학과 삶에 대한 이해가 조금은 깊어지는 것 같다. 필립 아르티에르는 푸코에게 철학의 역할은 바로 숨겨진 진실을 발견하는 일이 아니라, 보이는 바를 가시화하는 일, “달리 말해서 지극히 가까이 있는 바를, 지극히 즉각적인 바를, 우리에게 밀접하게 연결되어 우리가 지각하지 못하는 바를 보여주는 일 …… 우리가 보는 바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이야기 한다. 가리워져 있기 때문에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들과 사건들에 대해서 우리의 생각을 동요시키고 달리 생각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서 하루가 멀다 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살 소식을 듣더라도, 공교육의 문제로 매일매일 아르바이트를 하고 열심히 일해도 원하는 직업과 자유를 누릴 수 없는 대학생들의 이야기, 평생 일을 해도 살 수 없는 집값, 우리 주변과 삶을 돌이켜 보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이 살아가야 하는 일들이 많이 있다. 사회가 시대가 진실로 어떤 원리와 정신에서 돌아가고 있는지 대중들인 나와 이웃들의 피부에 부딪혀서 나와 관련된 일로 인식하고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도록 돕는 것이 바로 푸코가 가려고 했던 지식인의 길이지 않을까? 특히 그는 시대적으로 특수 전문 영역 지식인의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하는데, 그는 권력 내부에 속해 있지만 그것의 문제를 에 대해서 일어나서 외치며 증언하는 특수지식인의 힘을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독특한 힘의 출현으로여기고 있다. 푸코 스스로가 오로지 사유로만 철학하는 사람이기 보다는 자신의 사유처럼 진실의 용기를 실천하는 철학자의 삶을 살았기에 더욱 우리들에게 영향력을 주는 것 같다.   

 

점점 더 세분화, 전문화되는 현실에서 어떻게 지식인으로서 행동할 수 있는지 중요한 논점이라 할 수 있겠다. 21세기를 넘어서면서 이런 전문 지식인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다시 교양을 갖춘 보편적 지식인의 존재가 필요한 시대로 변화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2013.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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