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Encyber.com
자연스러움에 관하여
고대의 물리학은 정지하여 있는 지구의 개념이 잘 반영되어 있으며,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과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서를 기초로 이루어져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구의 모든 물체가 공기, 흙, 불, 그리고 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으며, 이러한 무겁고 가벼운 물체는 이 4원소들의 조합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았다. 그러면, 이 물체들의 ‘자연스러운 운동’은 무엇일까? 아리스토텔레스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무거운 물체는 아래로 떨어지고, 가벼운 물체는 위로 올라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운동이다. 연기는 바람이 불지 않는 한 위로 올라가고, 사과, 돌, 쇠조각은 곧장 아래로 떨어진다. 추가적으로 아리스토텔레스는 던진 돌이 움직이는 포물선, 돌을 집어 올리는 것을 자연스러운 운동과 비교하여 ‘격렬한 운동’이라고 표현하였다. 실로 돌을 묶어서 올리면 ‘격렬한 운동’이 가능하고, 그 실이 끊어지는 순간 돌은 ‘자연스러운 운동’상태로 돌아가서 아래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논리적이고 아주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가? 현재의 물리학으로 생각하지 않더라도 상당한 설득력을 보여준다.
조금 더 설명해 보면,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의 말이 맞는다면 당시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움직이는 지구에서 낙하하는 물체의 운동이 설명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즉,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지구가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수직위로 공을 던졌을 때, 공은 그 자리로 돌아오지 못해야 한다. 현재의 과학적 상식과 설명을 통해서 우리는 상대적 속도 개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쉽게 알고 있지만(--;), 자연현상을 그대로 설명하기에는 정지해 있는 천동설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From 3dwallz.com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자연스럽다는 것은 무엇인가? 자연스러움은 어느 시대, 누구라도 같게 느끼는 것일까? ‘종의 기원’ 리라이팅을 보면 자연스럽다는 말이 수십번도 넘게 나오고 있으며, 이러한 자연스러움은 누구라도 동일하게 느끼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다윈에게는 생명도, 인간도 모두 지극히 자연스러운 존재였다.(당연하지 않은가!) 다만 자연스럽게 태어나 자연스럽게 분투하며 살아갈 뿐이다. 그리고 그 결과 진화하고 또 절멸되어 갈 뿐이다.(p713)” 정말 그런 것인가? 자연스러움은 누구에게나 동일한 잣대가 될 수 있는가?
‘종의 기원 -1’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실은 우리가 자연스럽다고 느끼는 것은 그 시대의 세계관과 개인의 가치관이 크게 반영되어 있다. 다윈의 눈에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생존투쟁의 모습으로 보인 것은, 그 시대의 기계론적 세계관이 반영된 결과이고, 또한 다윈 자신이 개인적으로 부유했다는 사실도(생존투쟁의 승리자) 은연중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시대적으로 다를 수 있는 것이며,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앨리스에게 자연스러운 것은?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살펴보면, 자신에게 자연스럽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의 행동도 당연히 그럴 것을 기대하고, 자신의 지역 혹은 나라에서 당연시되는 관습과 제도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판단하고 다른 지역에 들어가 그들을 교정 혹은 억압해 온 것이 우리의 역사가 아닌가 생각된다.
자연스럽다는 것이 정말 자연스러운 것인지 다시 생각해볼 문제이다.
2013. 07. 16
참고도서)
1. 종의 기원, 생명의 다양성과 인간소멸의 자연학 by 박성관 (그린비)
2. 새 물리학의 태동 by 버나드 코헨
'잡다한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착한 사람인가 (0) | 2013.08.14 |
---|---|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진다는 것 (0) | 2013.08.01 |
생명의 신비, from where? (0) | 2013.06.22 |
백수, 더 많은 가능성으로의 도전 (0) | 2013.06.17 |
너무나 상식적인 삶 (1) | 2013.04.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