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라캉의 정신분석에 대해서 쉽게 이야기해주는 책이다.
작년에 칼융에 대한 책을 살짝 읽고는 프로이트를 읽어야겠구나 생각했는데, 이 책 역시 프로이트를 강조한다.
이 책은 정신의학, 심리학과 다른 것으로서 라캉의 정신분석을 소개한다.
일반적으로 정신의학에서는 '증상'을 제거하여 치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라캉의 정신분석에서 '치료'라는 말은 없다. 임상심리학처럼 내담자의 말에 크게 공감하지도 않는다. 즉 라캉의 정신분석에서는 증상을 질환으로 여기지 않고 정신건강이라는 개념도 없다. 증상을 치료하지 않으면 뭐하러 정신분석을 받지?
라캉의 정신분석(이후 정신분석)의 주체는 환자 자신이기때문이다. 정신의학이 주로 증상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약물을 처방해서 신속하고도 효율적으로 고통을 없애는 것에 집중한다면, 정신분석은 증상이 나타난 원인을 파악하면서 타자의 기준이나 행복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원하는 삶의 방식을 찾아가도록 돕는다. 분석가는 환자 자신이 스스로 품고 있는 고통을 주체적으로 해결하도록 돕는 역할을 할 뿐이다. 정신분석에서 모든 사람은 신경증 / 분열증 / 도착증(+자폐) 중에 하나로 분류되며 정상적인 사람은 없다고 전제하기 때문이다.
정신공간에 대해서 탐구하면서 문자 이후에는 모든 사람들이 일종의 정신병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했는데, 정신분석은 이 점은 전제로 임상실천을 진행한다. 아무래도 정신공간에 대한 공부에서 프로이트를 피해갈 길은 없는 것 같다.
저자가 말했듯이 이 책은 라캉의 정신분석에 대한 아주 대중적인 책이다. 1부만 읽더라도 라캉의 정신분석이 어떻게 정신의학이나 심리학과 다른지 알 수 있다. 한 나절이면 읽을 정도로 편하게 쓰여졌다. 물론 2부에 나오는 상상계/상징계/현실계, '대상 a'와 같은 개념이 단번에 파악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도 라캉의 정신분석이 뭐길래 현대철학에 특히 프랑스 현대철학에 영향을 많이 주엇는지 궁금한 사람들이 입문하기 정말 좋은 책인듯 하다.
더 놀라운 점은 이 책은 쓴 가타오카 이치타케는 94년생으로 24살의 나이에 이 책을 썼다는 말! 이제야 30살이 되었고 박사학위중에 있다. 이 책에 이어서 역시나 89년생의 일본 저자인 구토 켄타의 <라캉과 철학자들>을 읽고 있는데 이 책은 라캉과 다른 철학자들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푸코, 데리다, 칸트을 연결하여 썼다. 이 책은 조금 더 깊이 들어자만 (아직 다 읽지는 못했는데) 역시나 살짝 감탄하게 잘 쓴 책이라는 느낌이다. 역시 입문서를 볼 때는 일본 학자들의 책이 큰 도움이 되는 듯 하다. 가타오카 이치타케가 영향을 받았다는 무카이 마사아키의 <라캉 대 라캉>까지는 읽어봐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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