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그저께는 영하 15도 밑으로 훌쩍 내려가는 얼음장같은 날씨였죠. ^^;;
겨울 날씨를 꽤 좋아하는 저도 이렇게 온도가 내려가면 걱정이 많아집니다. 한낮에는 집에서는 쩍~쩍 굳었던 몸을 펴는듯한 나무들과 금속들의 외침들이 들려오고, 또 밤새 물이 얼지 않게 물도 살살 틀어줘야 하고. 내 몸과 마음의 건강도 챙겨야 하지만 이런 추운 겨울에는 사물들도 잘 견뎌주기를 기도하면서 만반(萬般)의 준비를 잘 해야합니다.
어제 송년회가 있어서 몰랐는데 돌아와서 보니 어제가 바로 동지(萬般)더군요. 팥죽을 먹지 못한 것이 아쉽기도 했는데 이제 '동지'면 아직도 겨울이 한참 남았구나 생각이 들어서 따뜻한 봄날은 언제오나 생각했습니다. 동지 뜻을 찾아보면 '일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니까요.
그런데 페이스북을 보다가 동지날을 거꾸로 생각하는 글을 읽었습니다. 아니 똑같은 반컵의 물을 보고 다르게 보는 관점이라고 할까. 그러니까 동지는 '일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긴 날'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르게 보면 동지는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첫날'이라고 볼 수 있더라구요. 24절기의 지혜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관점에 조금 놀랐습니다. 그렇구나! 아직 12월이고 추운 1, 2월이 남아 있지만 이미 '밤이 가장 긴 날'인 동지는 지나가고 벌써 '낮이 길어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기뻐졌어요. 움츠려들던 가슴이 펴지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분명 절기를 지내는 선조들도 이런 기분을 느끼면서 동지팥죽을 먹지 않았을까요.
오늘 살짝 나가서 마당을 걸어봤는데, 낮 기온이 영하 5도라고 하는데 상쾌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더군요. 역시 생각하기 나름이고 또 감정처럼 차가움 따뜻함이라는 것 역시 '차이'로부터 기인한다는 것을 새삼 생각해봤습니다.
https://folkency.nfm.go.kr/topic/detail/3637?pageType=search&keyword=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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