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 월간 루바토
들뢰즈의 얼굴성 - 머리를 잃어버린 얼굴 (9/13)
: 구술성과 문자성으로 살펴본 <천개의 고원> 7고원 '얼굴성'
9/6(금), 저녁 7:45 ~
얼굴은 정치다.
'얼굴성'이라는 개념은 낯설지만, "얼굴은 정치다"라는 말은 직관적으로 이해된다. 우리는 선생님에게 혼날 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사랑스런 연인을 만날 때의 얼굴, 어릴적 친한 친구를 만날 때의 표정, 중요한 회의를 할 때 어떤 얼굴을 해야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얼굴은 단순한 머리가 아니라 의미가 모든 기표들이 통과하는 문처럼 작동한다.
얼굴성은 문자의 발명과 함께 등장한 자기 인식과 연결되어 있다. <천개의고원>에서 원시적인 머리를 가진 사람들은 구술적 인간들처럼 묘사되고 있으며, 표정을 가진 얼굴은 문자의 발명으로 나타난 속마음(주체화)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무 표정이나 지을 수 없다. 얼굴은 정치이고, 얼굴 해체하기 또한 정치이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돌의 얼굴을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모두를 향해서 웃고 있지만 아이돌의 웃는 얼굴을 보고 있으면 뭔가 불편하다. 방긋 웃는 얼굴에 작동하는 경제적이며 정치적인 권력이 보이기 때문이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자연스런 얼굴의 탄생! 머리를 잃어버린 얼굴들.
자기 인식을 하게 되면서 속과 다른 얼굴(표정)을 지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얼굴과 몸체적인 머리 사이에 지워지지 않는 간극을 형성하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점점 더 머리를 잃어버린 얼굴로만 살게 되면서 점점 더 불안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문자 이전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또한 얼굴 해체하기는 얼굴을 갖지 않은 원시적인 머리로의 퇴행도 아니다. 들뢰즈의 얼굴성 개념을 파악하면서 '머리를 가진 얼굴'이 어떻게 가능할지 살펴봅니다.
머리는 몸체에 포함되어 있지만 얼굴이 아니다. 얼굴은 표면이다. 특징들(traits), 선들, 주름들, 길거나 각지거나 세모난 얼굴, 입체 위에 붙여져 있고 감겨 있더라도 그리고 단지 구멍으로서 존재하는 공동들을 둘러싸고 이것들과 인접해 있더라도 얼굴은 하나의 지도이다. … 머리가 더 이상 몸체의 일부분이 아니게 되었을 때, 머리가 더 이상 몸체에 의해 코드화되지 않을 때, 머리가 더 이상 다차원적이고 다성적인 몸체적 코드를 지니지 않을 때 요컨대 머리를 포함하여 몸체가 탈코드화되고 ‘얼굴’이라 불리는 어떤 것에 의해 덧코드화 되어야만 할 때 얼굴이 생산된다.
들뢰즈/가타리 <천 개의 고원> 7고원 326쪽
얼굴성이라는 추상적인 기계는 언제 작동하기 시작하는가? … 수유를 하는 동안에도 얼굴을 통과하는 모성의 권력, 애무 중에도 연인의 얼굴을 통과하는 열정의 권력, 군중 행동 안에서조차 깃발, 아이콘, 사진 등 우두머리의 얼굴을 통과하는 정치의 권력 … 이것은 이데올로기가 아닌 경제와 권력 조직의 문제이다. … 권력의 어떤 배치물들은 얼굴의 생산을 필요로 하고, 권력의 어떤 배치물들은 그렇지 않다. 원시 사회를 고려해본다면, 얼굴을 통과하는 것은 거의 없다. 원시 사회의 기호계는 기표작용적이거나 주체적이지 않고,아주 다양한 표현의 형식들과 실체들을 이용하며, 본질적이고 다성적이고 몸체적이다. (336쪽)
얼굴 해체하기, 그것은 작은 일이 아니다. 거기에는 광기의 위험이 있다. … 경련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얼굴의 주권적인 조직화에서 벗어나려 하는 얼굴성의 특징과 이 특징 위에서 갇히고 그것을 다시 붙잡고 그것의 도주선을 봉쇄하고 그것을 다시 조직화하는 얼굴 그 자체 사이에서 벌어지는 언제나 다시 시작되는 싸움이다. … 얼굴이 정치라면, 얼굴 해체하기 역시도 정치의 하나이고, 실재적 생성들, 전적인 잠행자-되기에 관여한다. (357쪽)
◆ 제목 : 들뢰즈의 얼굴성 - 머리를 잃어버린 얼굴 (9/13)
: 구술성과 문자성으로 살펴본 <천개의 고원> 7고원 '얼굴성'
◆ 일정 : 2024. 9. 13(금) 금요일 저녁 7:45~10:00
◆ 강사 : 홍차 (홍영택, 인문학실험실-루바토)
◆ 방식 : 온라인(줌) 강의
◆ 정원 : 3~20명
◆ 회비 : 2만원
◆ 문의 : 홍차 (홍영택, 010-2611-5129)
◆ 신청 : 아래 사이트에서 댓글로 신청해주세요. 처음 참여하시는 분들은 댓글에 간단한 자기소개 및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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