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마지막 [다시,문학]은 20세기 대표적 지식인인 사르트르의 구토입니다. ^^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이번 기회에 읽어보시면 좋을 듯.
<말>과 함께 읽어보시면 더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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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목 소개:
나는 그(책) 속에서 진짜 새집을 털고 진짜 꽃 위에 앉은 진짜 나비를 잡았다. 사람과 짐승이 ‘진짜로’ 거기 있었다. ...... 정신 상태로 보아 플라톤주의자가 된 나는 지식에서 출발해서 사물을 향했다. 나로서는 사물보다는 관념이 한결 현실적이었다. 왜냐하면 내게는 관념이 먼저 주어졌고, 더구나 사물로서 주어졌기 때문이다. 내가 세계를 만난 것은 책을 통해서였다.
(사르트르 <말> 민음사 56쪽)
20세기 대표적 지식인으로 불리는 사르트르의 작품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아니 지금이야말로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1938년 난해하고 비의적이고 형이상학적이라고 여겨졌던 사르트르의 <구토>를 제대로 읽을 시기인 것 같습니다. 디지털 세계에서 태어나고 자라는 2022년 우리들이야말로 사물보다 관념을 먼저 만나고 관념으로만 낱말과 숫자로만 세계를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철학자이자 문학가인 사르트르의 대표작 <구토>를 읽으면서 실존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 속 삶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생각해봅니다.
강의 내용:
지금 여기저기 물체들이 있다. 여기 테이블 위에 이 맥주잔이 그중 하나다. 그걸 보고 있으니 “자, 장난은 그만치자”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나는 내가 너무 지나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는 우리가 고독을 ‘옹호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내가 자기 전에 내 침대 밑을 들여다본다거나, 한밤중에 내 방문이 갑자기 열릴지도 모른다고 걱정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불안하다. 30분 전부터 난 이 맥주잔을 쳐다보는 것을 피하고 있다. 나는 위에서, 아래에서, 오른쪽에서, 왼쪽에서 이것을 보지만, 이것 자체는 보려고 하지 않는다. ...... 여기에 무엇인가 다른 부분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거의 아무것도 아닌 무엇인가가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보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 아무에게도 설명할 수 없다. 자, 난 이렇게 물 밑바닥으로, 공포 속으로 서서히 미끄러져 내려가고 있다.
(사르트르, <구토> 38~39쪽)
우리 역시 사르트르가 말하는 그 ‘구토증’이 무엇인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구토>를 읽으면서 실존, 본질, 우연, 자유, 시선과 같은 사르트르의 철학적 개념들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그의 표현 방식을 충실히 따라가면서 감각적으로 체험해보면 좋겠습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누구라도 지금은 실존의 고독, 선택의 구속, 존재의 무가치를 스스로의 시선으로 너무나 자주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약돌을 보고, 카페의 맥주잔, 거울속의 자신을 보며 느끼는 구토증은 사르트르와 로캉탱만의 것이 아닙니다. 누구라도 지금 당장 자신의 숨쉬는 과정, 걷고 있는 다리에 주목하게 되면 바로 그 순간 호흡과 걸음걸이가 이상하게 바뀌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자기의식은 또한 사물에 대한 태도를 다시 설정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도 합니다.
로캉탱은 자신의 실존을 구원하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택합니다. <구토>를 읽으면서 우리 각자도 자신의 실존을 다시 생각해보고 사람들과 나, 세계와 나를 서로 이어주는 구원의 방법을 함께 고민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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