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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 세미나

다시, 문학 5월 - 카프카 <소송>

by 홍차영차 2022. 5. 10.

 

5월부터 수지도서관에서 '한 달에 한권 함께읽기'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이번에는 20세기 문학부터 출발해서 16~17세기 문학까지 읽어보려고 생각중입니다.

올해도 문학과 함께 하면서 풍성한 한해를 보내게 될 것 같네요. ^^

관심 있는 분들 출발부터 함께 하시면 좋겠네요.

 

https://lib.yongin.go.kr/suji/menu/11270/program/30027/lectureList.do

 

과목소개 및 
교육목표, 
강의 대상


다시, 문학!
철학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삶에 대한 해체라면, 문학은 ‘삶 그 자체’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매번 새롭게 열리는 하나의 세계입니다. ‘다시, 문학’을 함께 읽으면서 각자가 자신의 삶을 조금 더 구체적이고 풍성하게 경험해보기를 기대합니다. 5월부터 한 달에 한 작품씩 서로 다른 작가의 텍스트를 읽어갈 텐데, ‘자기 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 ‘정신의 발견’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살펴보려고 합니다. 지금과 다른 ‘정신공간의 틀’을 몸으로 느끼면서 현재의 삶을 새롭게 발견하면 좋겠습니다. 5월에는 첫 작품으로 지금 우리의 정신공간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카프카의 <소송>을 읽습니다.

  강 의 내 용
5/27(금)
함께 읽기
: 강의 및 토론
내용
문학이란 의식을 잃을 정도의 무력함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는 그러한 경험이다. 이를테며 의식이 자아의 어김없음을 벗어나, 사라지면서, 무의식 너머로, 무지 가운데 언제나 자신의 뒤편에서 시선으로 바뀐 자신의 그림자인 양 발견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누구도 알지 못하는 얼떨결의 앎의 집요함이라는 어떤 비인칭의 자발성 가운데, 다시 구성되는 그 움직임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경험이다. 
(모리스 블랑쇼, <카프카에서 카프카로>, 그린비)

카프카의 <소송>은 ‘20세기 가장 중요한 작품’ 또한 ‘가장 난해한 작품’ 중 하나라고 알려졌습니다. 난해하다고 하지만 카프카의 작품을 읽을 때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감정의 변화를 느낍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태어나서 쭈욱 외면하던 현실을 갑작스럽게 직면하게 된 기분입니다. 20세기 초에 쓰여졌지만 카프카는 지금 우리가 갖게 된 정신의 복잡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듯합니다. 고도로 발달된 문명 속에서 고독하기도 하며, 불안하기도 하고, 무의미에 두려워하기도 하는 모습들. 모리스 블랑쇼가 말했듯이 “인간은 문명인이 될수록, 말을 더욱더 단순하게 냉정하게” 다룰 수 있게 되었지만, “말은 그것이 지시하는 것과의 모든 관계를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문학은 진정 단어들의 의미를 이겨”내야만 했습니다. 
카프카가 자신의 소설에서 시도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지 않을까요. <소송>의 요제프. K는 자신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바라보는 타자이며, 스스로가 바라보는 낯설은 자신입니다. 그래서 K는 자신의 마음을 알기도 하지만 전혀 알지 못하고, 이렇게 행동하는 자신에게 놀라기도 합니다. <변신>,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요제피네, 여가수 또는 서씨족>에서 카프카는 아무런 어려움 없이 벌레, 인간-되기를 실천하는 원숭이, 노래하는 쥐가 됩니다. 또한 <선고>, <소송>에서는 마치 다른 사람이 죽는 것처럼 감정의 요동없이 죽음으로 돌진합니다.
카프카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글을 쓰고, 자꾸만 반복해서 무의미, 죽음, 부재, 모호함을 말합니다. 카프카는 답이 아니라 질문을, 답없는 문제를 붙들고 끙끙거리며 뭔가를 끄적거리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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