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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 세미나

철학작당 프리뷰1) '광기의 역사'에서 '마음의 생태학'까지

by 홍차영차 2022. 2. 15.

2022년 철학작당의 커리가 어떻게 잡혔는지 궁금하실 것 같아서.

이걸 보고나서 좀 더 많은 친구들이 함께 하기를 바라면서. ^^

 

https://cafe.naver.com/afterworklab/369

 

아래 있는 한 장의 사진은 올해 우리가 공부하게 될 내용과 방향을 잘 보여줍니다.

이후에는 아마도 이를 중심으로 퍼져가면서 공부를 확장하고 삶을 실험하고 싶네요.

 

정신의 발견, 내면의 복잡성, 뇌과학적 심리, 그리고 종교적 경험, 천개의 삶까지.

우연하게 마주친 3명의 철학자를 통해서 이런 공부로 가게 된 것 같습니다.

플라톤으로 시작되었던 그리스 공부가 점점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그 '호메로스'를 만났습니다. 그저 오래된 책이라고 생각했던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오뒷세이아>를 읽어가면서 지금의 사유 방식, 삶의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발견했습니다. 세계와 나 사이에 '자아'라는 매개가 아닌 '신화'라는 매개로 살아왔던 사람들을 보면서 새로운 삶의 방식이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번째는 바로 '푸코'입니다. 인문학 공부의 첫 텍스트가 바로 푸코의 <주체의 해석학>이었습니다. 주체, 자아 정체성이란 그저 주어진 것이고 바꿀 수 없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했는데, 푸코는 이 책에서 근대의 주체는 그저 '삶의 한 양식'일 뿐이라는 것을 기원전 500년부터 기원후 500년까지 1000년의 시간을 거쳐서 논증해주었습니다. 푸코가 특히 주목했던 것은 (삶의 한 형태로서)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가 사라지고 나서의 지중해였습니다. 이때 스토아 철학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넓디 넓은 로마 제국에서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발명하고 실험했습니다. 푸코는 이 시기에 아주 다양한 삶의 방식이 창안되었다고 말합니다.(자기 배려의 황금기) 그러면서 근대에 오로지 '노동자'라는 한 가지 방식으로 협소화된 삶의 방식에 틈을 내고, 자신의 삶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보면서 실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어쩌면 가장 일찍 만났지만, 마지막에 가서야 '정신의 발견'과 연결시키면서 사고의 전환을 일으킨 것은 바로 '이반 일리치'였습니다. 이반 일리치 하면 <학교없는사회>, <병원이 병을 만든다>, <성장을 멈춰라>를 떠올리겠지만, 사실 나에게 이보다 더 큰 반향은 1980년 전후의 후기에 이루어진 사고들 <텍스트의 포도밭>, <ABC 민중의 마음이 문자가 되다>, <과거의 거울에 비추어>였습니다. 

이반 일리치는 '정신공간의 탄생'이라는 말을 하면서, 우리의 겉모습을 똑같을지 모르지만, 시대마다 우리는 전혀 다른 '정신공간'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반 일리치 역시 호메로스를 언급하면서 구술문화의 정신공간은 문자문화의 인간들은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다른 방식을 갖고 있으며, 이 둘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심연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주장의 시초는 미국의 밀먼 패리!)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정신구조에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텍스트Text'를 언급합니다.

 

호메로스, 푸코, 일리치를 각자 따로 읽을 때는 몰랐는데, 이후에 니체가 ‘인간이란 자신에게 일어나는 충동을 그 자체로 전달할 수 없는 것을 자신의 독특성으로 갖고 있는 존재’라고 정의하는 것을 보면서 내가 지금 느끼는 딜레마를 좀 더 뚜렷하게 감각하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나만의 문제가 아닐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부터는 '행동과 다른 속마음을 갖게 되는 자기의식을 가진 인간(개인)의 독특성이자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2022년에는 스피노자, 니체에 이어서 '사유 이전의 사유'라는 방식으로 공부를 해보려고 합니다. 답이 없는 질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친구들, 그리고 언제라도 함께 할 수 있는 스승들의 텍스트를 등대 삼아서 함께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해서, 새로운 사유의 방식에 대해서 고민하고 실험하고 그 실험의 결과에 대해서 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공부를 통해서도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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